
Paperis 아티클
사형제는 범죄를 억제하는가 — 억지효과 실증의 끝나지 않은 논쟁
"죽음이 무서워 살인을 멈춘다"는 가장 오래된 직관을, 반세기의 데이터는 끝내 입증하지 못했다

Paperis 아티클
"죽음이 무서워 살인을 멈춘다"는 가장 오래된 직관을, 반세기의 데이터는 끝내 입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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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을 지지하는 가장 오래된 논리는 단순하고 강력하다. "죽음이라는 가장 무거운 형벌 앞에서 사람들은 살인을 단념한다." 처벌이 클수록 그 행동을 피한다는 직관은 자명해 보인다 (DOI: 10.1093/oso/9780197515556.003.0003). 그래서 사형 찬성론의 핵심에는 늘 억지(deterrence)가 놓여 있었다. 죽음의 위협이 단 한 명의 잠재적 살인자라도 멈춰 세운다면, 사형은 무고한 생명을 구하는 셈이라는 논리다 (DOI: 10.1177/073401688200700113).
그런데 이 직관은 사실일까. 지난 반세기 동안 사회과학자들은 이 질문 하나에 매달렸다. 결과는 의외로 간단하지 않았다. 이 글은 "사형이 살인을 줄이는가"라는 질문을 둘러싼 실증 연구의 역사를 따라간다. 미리 밝혀 두면, 이 이야기의 정직한 중심은 답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실 그 자체다 — 어느 쪽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에 가장 가깝다.
논쟁의 불씨를 키운 것은 1975년 경제학자 아이작 에를리히(Isaac Ehrlich)의 연구였다. 그는 다변량 회귀분석을 동원해 사형이 종신형을 넘어서는 한계적 억지효과를 가진다고 주장했고, 한 번의 사형이 여러 건의 살인을 막는다는 추정치를 제시했다. 이 연구는 1970년대 미국 연방대법원의 주요 판결에 인용될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DOI: 10.1146/annurev.lawsocsci.1.051804.082336).
하지만 에를리히의 모형은 곧 거센 방법론 비판에 직면했다. 그의 작업은 게리 베커(Gary Becker)의 경제학적 범죄 모형에 기반했는데, 모형의 설정, 사용한 데이터, 결론 모두에 심각한 결함이 지적됐다. 한 종합 검토는 "이 경제학 문헌에는 억지가설을 지지하는 신뢰할 만한 근거도, 반박하는 근거도 없다"고 결론지었다 (DOI: 10.1177/0193841x8000400201). 사실 사형의 억지효과를 따지는 시도 자체는 훨씬 오래된 것으로, 1840년대부터 억지효과가 환상일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관찰이 있었고, 사형 집행을 둘러싼 시기에 오히려 범죄가 늘어나는 현상도 보고됐다 (DOI: 10.1093/oso/9780197515556.003.0003).
이 무렵 사형 억지 연구는 이미 "사회과학에서 가장 많은 실증 연구를 낳은 주제 중 하나"였다. 사회학자·법학자·경제학자·심리학자·통계학자가 제각기 데이터를 들고 뛰어들었지만, 결론은 방법만큼이나 제각각이었다 — 대다수는 집행과 살인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이 없다고 봤고, 일부는 강한 억지효과를 주장했으며, 또 일부는 사형이 오히려 살인을 자극한다고 보고했다. 그 결과 "모든 입장의 지지자가 자기 주장을 뒷받침할 학술 연구를 인용할 수 있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DOI: 10.1287/inte.13.3.24, DOI: 10.1287/inte.13.5.35).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새로운 계량경제학 연구의 물결이 일었다. 이들은 미국 50개 주의 25년 안팎 연간 시계열 패널데이터를 사용해, 집행이 이후의 살인율을 낮춰 "많은 생명을 구한다"고 주장했다. 한 집행이 무려 18명의 생명을 살린다는 추정치까지 나왔다 (DOI: 10.1146/annurev.lawsocsci.1.051804.082336).
그러나 이 새 연구들도 곧바로 반박에 부딪혔다. 비판의 핵심은 결과가 견고하지 않다(not robust)는 것이었다. 모형 설정을 조금만 바꿔도 추정치가 극적으로 달라졌다 (DOI: 10.1111/j.1745-9125.2009.00168.x). 더 결정적인 문제는 데이터 구조 자체였다. 한 해에 여섯 건 이상 집행한 주(州)-연도는 전체의 약 1%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주는 대부분의 해에 아무도 집행하지 않았다. 즉 통계 결과 전체가 이 비정상적인 1%의 관측치에 좌우되는 '영향점(influence)' 문제를 안고 있었다. 데이터를 재분석하자 억지효과 주장은 이 1%가 만들어낸 통계적 가공물(artifact)임이 드러났다 (DOI: 10.1111/j.1740-1461.2005.00052.x).
존 도너휴(John Donohue)와 저스틴 울퍼스(Justin Wolfers)는 베커와 포스너 같은 저명 경제학자들이 사형의 억지효과를 믿는 것이 틀렸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가능한 가장 긴 기간(1934–2000)을 살펴보면, 사형이 살인을 억제한다는 근거보다 오히려 자극한다는 근거가 더 많다는 것이었다 (DOI: 10.2202/1553-3832.1170).
가장 활발한 집행 주(州)를 직접 들여다본 연구들도 비슷했다. 텍사스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집행과 살인율 사이의 단순 상관은 적절한 통제변수를 넣자 허위(spurious)로 드러났다. 억지효과를 찾기에 가장 이상적인 조건에서조차 사형의 억지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DOI: 10.1177/0011128799045004005). 텍사스를 월 단위로 더 정밀하게 본 또 다른 연구는 집행 후 1·4개월째에 살인이 약간 줄어드는 단기 효과를 발견했지만, 동시에 살인이 단지 다른 달로 옮겨가는 '치환(displacement)' 가능성도 함께 나타나, 12개월에 걸친 순감소는 약 0.5건에 불과했다 (DOI: 10.1111/j.1745-9125.2009.00168.x).
이 끝없는 공방에 한 권위 있는 종합 평가가 일종의 정리를 시도했다. 미국 학술원(National Research Council)의 보고서다. 보고서를 공동 편집한 대니얼 네이긴(Daniel Nagin)은 결론을 단호하게 요약했다 — "지난 세대에 이뤄진 억지와 사형에 관한 모든 연구는 무시되어야 한다." 그 통계들은 어느 방향으로든 길잡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DOI: 10.1111/j.1740-9713.2014.00733.x).
이것은 "사형에 억지효과가 없다"는 주장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핵심은 기존 연구의 방법으로는 억지효과의 유무 자체를 판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억지 연구를 검토한 문헌들은 이 분야를 일관되게 "결론에 이르지 못했고 유익하지 않다(inconclusive and uninformative)"고 평가해 왔다 (DOI: 10.1111/1745-9133.12601). 살인율을 시기마다 지역마다 다르게 만드는 사회·인구·경제적 요인은 무수히 많은데, 역사적으로 드물게 일어나는 집행의 변화는 그중 사소한 요인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영향 요인을 정확히 식별·측정하지 못하면 억지 질문에 믿을 만한 답을 기대하기 어렵다 (DOI: 10.1287/inte.13.5.35). 한 사회학자는 더 나아가, 사회학적 방법이 일관되게 성공한 반면 계량경제학적 방법은 실패했음에도 계량경제학자들이 정책 무대에서 자기 발견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비판했다 (DOI: 10.1177/0896920507085519).
방법론적 막다른 길에서, 연구자들은 더 깨끗한 식별 전략을 찾아 나섰다. 그중 하나가 합성통제법(synthetic control)이다. 사형제를 폐지하거나 모라토리엄(집행 유예)을 도입한 특정 주를, 그와 닮은 다른 주들을 합성해 만든 가상의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법이다.
일리노이·뉴저지·워싱턴·펜실베이니아 네 주의 모라토리엄을 분석한 연구는, 집행을 멈춘 뒤 살인율이 유의미하게 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 억지가설과 부합하지 않는 결과다 (DOI: 10.1111/1745-9133.12601). 사형제를 폐지한 7개 주와 유지한 29개 주를 합성통제로 비교한 또 다른 연구도, 사형 법령의 존재가 살인을 억제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론적으로 억지에 더 민감해야 할 '낯선 사람 대상 살인(stranger homicide)'을 종속변수로 써도 결과는 같았다 (DOI: 10.1111/jels.12291).
미국 밖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일본 정부는 오랫동안 사형이 살인을 억제하기 때문에 유지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월별 살인 통계를 입수해 벡터자기회귀(VAR) 모형으로 분석하자, 사형 선고도 집행도 살인이나 강도살인을 억제하지 않았다 (DOI: 10.1177/1462474517706369, DOI: 10.46580/124339). 집행 위험이 극적으로 달랐던 싱가포르와 홍콩이라는 두 닮은 도시를 비교한 연구도 인상적이다. 싱가포르는 1990년대 집행이 20배 폭증했다가 이후 95% 급감했는데, 홍콩은 한 세대 내내 집행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두 도시의 살인 추세는 35년간 놀랍도록 비슷했다 — 싱가포르의 집행 폭증도 급감도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DOI: 10.1111/j.1740-1461.2009.01168.x).
논쟁에는 더 불온한 한 갈래가 있다. 잔혹화(brutalization) 가설이다. 사형 집행이 억지는커녕 오히려 살인을 늘린다는 주장이다. 국가가 사람을 죽이는 행위가 폭력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로 작동해, 베카리아가 1764년에 이미 경고했듯 "법이 억누르려는 바로 그 살인을 합법화"한다는 논리다 (DOI: 10.1093/oso/9780195110661.003.0028).
실증 근거도 있다. 뉴욕주의 1907–1963년 자료를 분석한 고전적 연구는, 집행 이후 한 달간 평균 두 건의 살인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시간 추세·계절성·전쟁 효과를 통제해도 이 결과는 유지됐다. 연구진은 집행의 메시지가 억지보다 "치명적 복수(lethal vengeance)"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DOI: 10.1177/001112878002600402). 25년 모라토리엄 끝에 1990년 사형을 재개한 오클라호마 사례에서도, 집행 이후 낯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살인이 유의미하게 늘었다 — 잔혹화 가설과 부합하는 결과였다 (DOI: 10.1111/j.1745-9125.1994.tb01148.x). 후속 연구는 이 오클라호마 패턴이 처음 분석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며 잔혹화 가설을 더 강하게 지지했다 (DOI: 10.1111/j.1745-9125.1998.tb01263.x).
다만 이 갈래 역시 정직하게 보아야 한다. 같은 오클라호마 자료에서 미디어의 집행 보도가 일부 비중범죄 살인에 대해 약한 '지연된 억지효과'를 시사한 측면도 있었다 (DOI: 10.1111/j.1745-9125.1998.tb01263.x). 잔혹화든 억지든, 어느 쪽도 데이터가 일관되게 한 방향만 가리키지는 않는다.
설령 억지효과를 영원히 판정할 수 없다 해도, 사형 논쟁의 무게가 억지 하나에만 걸려 있는 것은 아니다. 실증·법학 문헌은 다른 논점들도 함께 비춘다.
비용. 사형이 종신형보다 싸다는 통념은 사실과 다르다. 공정성·일관성·도덕성·오판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의 사형 제도는 길고 비싼 항소 절차로 둘러싸여 있어, 더 이상 신속하지도 저렴하지도 않다 (DOI: 10.1093/oso/9780197515556.003.0006).
오판. 가장 무거운 논점은 무고한 사람의 사형이다. 형사사법 체계는 때때로 무고한 사람을 잘못 체포·기소·수감하고, 드물게는 처형까지 한다 (DOI: 10.1093/oso/9780197515556.003.0007). 한 철학적 논증은 사형의 도덕성 자체에는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되돌릴 수 없음(irrevocability) 하나만으로 사형의 정당한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잘못된 처벌은 바로잡고 보상해야 한다는 '구제의 원칙'에 사형은 본질적으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DOI: 10.1093/oso/9780190901165.001.0001). 미국 연방대법관 스티븐 브라이어도 사형 제도가 심각한 불신뢰성, 적용의 자의성, 형벌 목적을 훼손하는 긴 지연이라는 결함을 안고 있다며 위헌 가능성을 제기했다 (DOI: 10.5771/9780815728900).
부수 피해. 사형은 사형수 본인을 넘어 훨씬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피해자·피고인 가족, 집행팀, 집행 목격자, 배심원에 이르기까지 — 사형을 트라우마를 낳는 시스템으로 보고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DOI: 10.1093/oso/9780190937232.003.0010, DOI: 10.2139/ssrn.6359558).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정직한 답은 이렇다. 사형의 억지효과는 입증되지도, 반증되지도 않았다. 그것은 여전히 미결의 문제다. 에를리히류의 회귀분석은 방법론 비판에 무너졌고, 패널데이터의 억지효과 주장은 1%의 영향점이 만든 가공물로 드러났으며, 미국 학술원은 기존 연구로는 억지효과를 판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합성통제·국가 간 비교는 대체로 억지효과를 발견하지 못했고, 잔혹화 가설은 그 반대 방향의 가능성마저 제기한다 —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최종 판결은 아니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에게 억지효과에 관한 실증 연구 결과를 보여주면 가혹한 처벌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다. 범죄의 경중과 무관하게 그랬다 (DOI: 10.1186/s40163-024-00240-8). 직관은 강력하지만, 직관과 데이터는 자주 어긋난다.
사형을 둘러싼 진짜 논쟁은 아마 억지라는 좁은 회로 안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비용, 오판의 되돌릴 수 없음, 자의성과 차별, 그리고 국가가 사람을 죽인다는 행위 자체의 의미까지 — 무게는 여러 축에 걸쳐 있다. 강한 실증적 정직이 이 글의 방패다. 사형이 살인을 막는다고도, 막지 못한다고도 이 글은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질문에 우리가 아직 확실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이 글은 법·사회과학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인용한 연구의 다수는 결론이 엇갈리는 논쟁적 실증 문헌입니다. 사형제에 대한 어떤 정책적 입장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억지 직관과 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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