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에서 합리적 의심과 입증에 관한 새로운 검토

권영법

저스티스 · 2015 · 인용 9

KCI ↗

형사소송에서 입증이란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검사의 주장인 가설을 증거에 의해 확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논리와 경험칙의 결합 방법은 무수히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이라는 원칙은 형사정책적 고려와 타협할 수 없는 적법절차라는 가치의 표현이고, 피고인의 기본권이다. 국민참여 재판에서 배심원에게 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이라는 척도의 의미와 입증의 정도에 대하여 알기 쉽도록 설명해야 한다. 최근 합리적 의심 없는 의심의 수치를 계량화 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는데, 베이즈주의자 중 다수가 지지하는 차이 측정법의 경우, 이를 수치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형사소송에서는 채택하기 어렵다. 형사소송은 동적인 절차로서 검사의 주장과 입증은 반대 당사자인 피고인 측의 주장과 입증을 견뎌내야 하며, 경쟁하는 양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에 의해 진실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사실 인정의 합리성은 당사자주의라는 가치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형사소송에서는 구두 변론과 증인의 태도 등의 관찰을 통하여 입증도를 증가시키도록 해야 한다. 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이라는 원칙은 판사가 판결문을 작성할 때 규범력으로 작용하므로 판사는 판결 이유에서 합리적 의심 없는 정도로 전제가 결론을 지지하는지 밝혀야 한다. 진술 증거의 신빙성을 평가함에 있어 사실 판단자는 진술인의 상태, 물리적 환경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특히 성폭행 사건에 있어서 증거 수집의 공정성도 검토해야 한다. 검사는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이 어떤 동기나 이유에 의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설명하는데, 인간의 행동은 제한적 합리성을 띠므로 행위자의 의도를 결과에 귀속시키는 논증 구조는 새로이 검토되어야 한다. 형사 재판에서 사실 판단자는 검사에게 우호적이지 않아야 하며, 편견과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형사소송은 입증과 검증, 이를 통한 확증이라는 구조 내에서 절차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이러한 검증 구조를 띤 형사소송이야말로 절차적 정당성을 띤 절차라고 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입증 구조와 가치를 ‘절차적 검증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절차적 검증을 통하여 형사소송은 절차적으로 정당화되고, 올바른 형법의 집행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드러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