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peris 아티클
뼈가 말하는 것 — 이와 뼈에 나눠 적힌 한 사람의 일기
무덤에서 나온 뼈 한 벌로 나이와 성별, 키, 어린 시절에 넘긴 고비, 먹은 것과 자란 땅까지 어림합니다. 이는 어린 시절을, 계속 고쳐 쓰이는 뼈는 나중의 몇 해를 적습니다. 다만 무덤에는 죽은 사람들의 일기장만 남고, 병은 그 병을 버틴 만큼만 뼈에 적힙니다
뼈가 말하는 것 — 이와 뼈에 나눠 적힌 한 사람의 일기
무덤에서 나온 뼈 한 벌
박물관 유리 진열장 안에 누운 옛사람의 뼈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옆의 설명판에는 대개 몇 줄이 적혀 있습니다. 「30대 여성, 키 150cm 남짓, 어린 시절 영양 상태가 나빴음.」 그 무덤에는 이름도 편지도 없었을 텐데, 이런 문장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답은 뼈 자체입니다. 사람의 몸은 사는 동안 제 뼈와 이에 조금씩 무언가를 적어 둡니다. 그래서 뼈 한 벌은 글자 없는 일기장과 같습니다. 이 일기장은 쪽마다 적힌 시기가 다릅니다. 이는 어린 시절을 적고, 계속 고쳐 쓰이는 뼈는 나중의 몇 해를 더 많이 적습니다.
이 글은 한 사람의 일기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봅니다. 어느 옛 마을 공동묘지의 7호 무덤에서 뼈 한 벌이 나왔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 사람과, 그 뼈에서 나왔다고 적는 값은 모두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글이 지어낸 것입니다. 실제 연구는 그 그림이 잡힌 뒤에 나옵니다.
먼저 일기장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는지를 보고, 끝에서는 이 일기장이 무엇을 빠뜨리는지를 봅니다. 어떤 사람의 일기는 무덤에 아예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표지부터 — 나이와 성별은 모양으로 어림한다
7호 무덤의 뼈를 펼치면 먼저 표지를 읽습니다. 누구였고, 몇 살이었나. 뼈의 모양과 크기로 보니 여성일 가능성이 높고, 나이는 35세에서 50세 사이로 나왔다고 해 보겠습니다. 나이는 숫자 하나로 나오지 않고 범위로 나옵니다. 여기서는 15년 폭입니다.
이 일을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생물고고학은 옛사람의 뼈와 이를 그것이 묻혀 있던 자리와 함께 읽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되짚는 분야입니다. 뼈와 이는 오랫동안 발굴 보고서의 부록 정도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러다 고고학자와 역사가들이 이것을 옛사람의 몸을 가늠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2002년의 한 개관은 적습니다 (DOI: 10.1017/cbo9780511549953.003).
표지를 읽는 근거는 모양과 크기입니다. 뼈의 모양과 크기는 남녀에 따라, 나이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넙다리뼈의 윗부분 하나만 남아도 키와 성별과 나이와 조상 계통을 어림하는 방법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PMID 35504140).
어림에는 오차가 따릅니다. 아이의 나이는 뼈와 이가 얼마나 자랐는지로 어림하는데, 자라는 속도가 남녀에 따라, 집단에 따라 달라서 그만큼의 오차를 붙여야 합니다 (PMID 3312468). 어른은 더 어렵습니다. 어른 뼈의 나이를 정확히 매기지 못하는 것은 이 분야에 계속 남아 있는 문제입니다 (PMID 29539545). 여러 연구를 모아 정리한 글(종설) 하나는 특히 50세가 넘은 어른이 발표된 연구들에서 실제보다 적게 잡혀 있다고 적습니다 (PMID 36787786).
그러니 옛 묘지에 노인이 드물어 보일 때, 그 까닭 가운데 하나는 나이를 읽는 방법 자체입니다. 7호 무덤 사람의 「35~50세」도 가장 그럴듯한 범위일 뿐이고, 실제로는 더 나이가 많았을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합니다.
뼈가 말하는 나이와 성별은 어림이고, 언제나 범위로 읽어야 합니다.
어린 시절 쪽 — 키와 이의 가로줄
7호 무덤 사람의 넙다리뼈 길이를 재 보니 키는 155cm 안팎으로 나왔다고 해 보겠습니다. 팔다리의 긴뼈 길이로 살아 있을 때의 키를 어림합니다 (PMID 35389750). 어른의 키는 자라는 동안의 형편이 쌓인 결과여서 한 집단의 건강을 가늠하는 대리 지표로 쓰입니다. 농사에 기대는 정도가 커질수록 성인의 키가 줄었다고 보고한 연구가 다수입니다 (PMID 21507735).
키에는 물려받은 유전자도 섞여 있습니다. 유럽의 옛사람 167명을 두고, 유전자로 보면 이만큼 컸어야 할 키와 뼈로 잰 실제 키를 사람마다 견준 연구가 있습니다. 초기 농경 시대인 신석기 사람들은 유전자가 예측한 키에 못 미친 정도가, 그 앞 수렵채집 시대 사람들보다 평균 3.82cm 더 컸습니다. 그런데 조상 계통의 차이까지 보정하자 그 차이는 2.82cm로 줄었고, 통계적으로 뚜렷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습니다. 저자들은 초기 농경민의 건강이 상대적으로 나빴음을 시사한다고 보면서도 이 한계를 함께 적습니다 (PMID 35389750). 키는 건강을 가리키지만, 유전자와 떼어서 읽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7호 무덤 사람의 앞니를 봅니다. 비스듬한 빛에 비춰 보니 가로로 파인 줄이 두 개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법랑질은 이의 겉을 덮은 가장 단단한 층입니다. 이가 잇몸 속에서 만들어지는 어린 시절에 일정한 박자로 층층이 깔립니다 (DOI: 10.1002/ajpa.1330330506).
에나멜 형성부전은 이가 만들어지던 어린 시절에 몸이 크게 앓으면 법랑질이 그만큼 얇게 깔려 이 표면에 가로줄로 남는 자국입니다. 법랑질은 한번 만들어지면 다시 고쳐 쓰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자국은 지워지지 않고, 이가 자란 순서대로 남아 언제 몸에 무리가 갔는지를 시간 순으로 보여 줍니다 (DOI: 10.1002/ajpa.1330330506). 일기장으로 말하면 이는 어린 시절 쪽이고, 한번 적힌 뒤로는 고쳐 쓰지 않는 쪽입니다.
줄이 이의 어느 높이에 있는지로 그 줄이 생긴 나이를 거꾸로 셈합니다. 두세 살 무렵에 생긴 줄은 셈하는 방법들이 대체로 비슷한 값을 내지만, 아주 이르거나 늦게 생긴 줄은 방법마다 값이 엇갈립니다 (PMID 34081785). 7호 무덤 사람의 두 줄은 두 살과 세 살 무렵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방법들이 가장 잘 맞는 구간입니다.
이 줄이 적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1990년에 나온 한 종설은 가로줄이 영양 부족과 감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표시이지만 특정한 병을 가리키지는 않고, 정확히 무엇이 줄을 만드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적었습니다 (DOI: 10.1002/ajpa.1330330506). 영양 장애와 병뿐 아니라 대사나 유전의 이상, 이에 가해진 충격도 원인 후보로 꼽힙니다 (PMID 34081785). 그래서 이 줄이 하는 말은 「두 살 무렵 몸에 큰 무리가 갔다」까지이고, 그 무리가 굶주림이었는지는 다른 증거로 따로 물어야 합니다.
줄에는 뜻이 하나 더 있습니다. 몸은 고비를 넘기는 동안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한 곳으로 에너지를 돌리고, 그동안 이와 뼈의 성장이 더뎌집니다. 그래서 이런 자국은 그 사람이 그 고비를 넘겼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PMID 30561095). 7호 무덤 사람은 두 살과 세 살 무렵 두 번 몸에 큰 무리가 갔고, 두 번 다 살아남았습니다.
이의 가로줄은 몇 살 무렵에 몸에 큰 무리가 갔는지를 지워지지 않게 적어 두지만,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적지 않습니다.
나중 쪽 — 뼈에 남은 병
7호 무덤 사람의 왼쪽 팔뼈에는 부러졌다가 붙은 자국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고병리학은 옛사람의 뼈와 이에 남은 흔적을 읽어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 무엇을 앓았는지 추정하는 분야입니다.
아문 골절이 한 집단 안에 어떻게 퍼져 있는지는 험한 땅에서 살았는지, 위험한 일을 했는지, 싸움과 폭력이 얼마나 잦았는지를 가리킵니다 (DOI: 10.1017/cbo9780511549953.003). 그것은 여러 사람의 골절을 모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의 골절 하나는 「다쳤고, 뼈가 붙을 때까지 살았다」까지를 말합니다.
뼈는 이와 다르게 사는 동안 계속 새로 고쳐집니다 (DOI: 10.1520/jfs14829j). 그래서 뼈는 일기장에서 계속 고쳐 쓰이는 쪽입니다. 부러졌다 붙은 자리처럼 오래 남는 자국도 있지만, 뼈를 이루는 재료는 마지막 몇 해의 것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 재료 이야기는 다음 절에서 다시 나옵니다.
뼈에 남은 병 자국은 대부분 병 이름을 말하지 않습니다. 결핵이 좋은 예입니다. 결핵이 척추를 무너뜨린 모양은 결핵만의 표시로 여겨지지만, 갈비뼈에 남은 변화 같은 다른 자국은 결핵만 가리키는 표시가 아닙니다 (PMID 25802030). 게다가 결핵을 앓은 사람 가운데 뼈에 변화가 남는 사람은 몇 퍼센트뿐입니다 (PMID 38012917).
일기장의 이 쪽은 오래 앓은 병, 뼈까지 내려간 병만 적습니다. 7호 무덤 사람의 척추가 깨끗하다면, 그것은 이 사람이 결핵을 앓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앓았지만 뼈에 닿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뼈에 적히는 병은 일부이고, 빈 쪽은 건강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뼈 속 원소 — 무엇을 먹었나, 어디서 자랐나
7호 무덤 사람이 무엇을 먹었는지는 뼈의 모양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먹은 것은 뼈와 이를 이루는 재료 속에 적힙니다.
동위원소는 같은 원소이면서 무게만 조금씩 다른 것들입니다. 탄소에도, 질소에도, 스트론튬에도 무게가 다른 것들이 섞여 있고, 그 섞인 비율이 음식마다 땅마다 다릅니다. 먹이그물의 이런 비율 차이는 사람의 뼈와 이에 새겨집니다 (DOI: 10.1515/anre-2017-0017). 다만 탄소와 질소의 비율은 몸에 들어와 뼈가 되는 동안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DOI: 10.1002/ajhb.22398). 탄소의 동위원소 가운데 시간이 지나며 줄어드는 것을 재서 나이를 매기는 방법은 「탄소로 나이 재기 — 모래시계와 나이테로 읽는 방사성탄소 연대」가 다룹니다. 여기서 보는 것은 먹은 것이 남긴 비율입니다.
탄소와 질소의 비율로 옛사람이 무엇을 먹었는지를 짜 맞추는 것은 직접적이고 널리 쓰이는 방법입니다 (DOI: 10.1002/ajhb.22398). 탄소 값으로는 어떤 종류의 식물을 먹었는지가 갈립니다. 헝가리 대평원의 후기 청동기 사람에게서는 기장 같은 작물에 전형적인 탄소 값이 나와, 기장을 먹었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PMID 29746569). 먹이사슬의 어느 칸 음식을 먹었는지도 드러납니다. 젖 뗀 아이들의 식단은 대체로 어른과 비슷했지만, 수렵채집을 하지 않던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어른보다 먹이사슬 아래 칸의 음식, 곧 식물을 더 많이 먹은 것으로 보입니다 (PMID 28786488).
어디서 자랐는지는 다른 원소가 말합니다. 스트론튬 동위원소는 스트론튬 가운데 무게가 다른 것들인데, 그 섞인 비율이 땅마다 조금씩 다르고, 그 땅에서 난 것을 먹고 자란 사람의 이에 그 비율이 그대로 박힙니다. 이 비율은 먹이사슬을 거쳐도 바뀌지 않습니다 (DOI: 10.1520/jfs14829j).
어느 쪽에 적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의 값은 이가 만들어진 어린 시절에 먹은 것의 평균이고, 그 뒤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뼈는 계속 새로 고쳐지므로 뼈의 값은 나중의 몇 해를 평균한 값이고, 2000년의 한 방법 논문은 그 기간을 마지막 약 10년으로 잡습니다 (DOI: 10.1520/jfs14829j).
「이 마을 땅의 값」은 따로 알아내야 합니다. 같은 곳에서 같은 것을 먹고 산 동물이나 가까운 가족의 뼈로 기준을 세우는 것이 가장 좋고, 그럴 수 없으면 그 땅의 암석과 지질로 어림합니다 (DOI: 10.1520/jfs14829j).
그렇게 세운 마을의 기준값과 견주니, 7호 무덤 사람의 이는 그 값과 달랐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이 사람은 어린 시절을 다른 땅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뼈의 탄소와 질소 값은 이 마을 사람들과 비슷한 식단을 가리켰다고 해 보겠습니다. 나중의 몇 해에는 이 마을 사람들처럼 먹고 살았다는 뜻입니다. 두 쪽을 나란히 놓으면, 다른 땅에서 자라 이 마을로 옮겨 와 산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실제 사례 하나가 두 쪽을 모두 보여 줍니다. 덴마크 비트루프의 늪에서 5천여 년 전에 죽은 남자의 뼈가 나왔습니다. 그는 심하게 맞아 죽은 뒤 늪에 놓였고, 제물로 바쳐졌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그 무렵 덴마크는 농사짓는 사람들의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이에 남은 스트론튬 값은 덴마크 밖, 노르웨이나 스웨덴일 수 있는 곳에서 태어났다는 쪽을 가리켰습니다. 이의 산소 값은 어린 시절을 더 추운 곳에서 보냈다는 쪽을 가리켰습니다 (PMID 38354111).
식단도 두 쪽이 달랐습니다. 이에 남은 어린 시절의 식단은 물고기를 잡고 사냥하는 사람의 것이었고, 뼈에 남은 나중의 식단은 농사짓는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이 하나를 자란 방향을 따라 재 보니, 한 사회에서 다른 사회로 옮겨 간 때는 십 대가 끝날 무렵이었습니다. 그의 유전체도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옛 수렵채집민과 가까웠습니다 (PMID 38354111). 유전자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유전자가 말하는 것 — 대대로 베껴 쓴 낡은 책 한 권」가 다룹니다.
한계도 실제 사례로 드러났습니다. 덴마크 에게드에서 나온 약 3,400년 전 청동기 시대의 소녀를 두고, 2015년의 한 연구는 소녀가 오늘날의 덴마크 밖(보른홀름섬은 예외)에서 왔고 생애 마지막 몇 달 동안 먼 거리를 오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DOI: 10.1038/srep10431).
2019년의 다른 연구는 기준값 쪽을 문제 삼았습니다. 오늘날 밭에 뿌리는 농업용 석회가, 기준값을 세우려고 재는 오늘날 땅의 스트론튬 값을 흐트러뜨린다는 것입니다. 석회의 영향을 받지 않은 값으로 다시 견주자, 에게드 소녀는 먼 외지보다 묻힌 곳 가까이에서 났다고 보는 편이 가장 그럴듯하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 연구는 석회질이 적은 땅에서 해 온 스트론튬 이동 연구들을 다시 따져 봐야 한다고 적습니다 (DOI: 10.1126/sciadv.aav8083).
같은 소녀를 두고,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먼 곳에서 온 사람」과 「이 근처 사람」이 갈렸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의 땅과 식단을, 뼈는 나중 몇 해의 땅과 식단을 적고, 그 값은 기준값과 견주어야 뜻을 갖습니다.
함정 — 무덤은 마을 전체가 아니다
과테말라 고원의 한 마을에서 1982년에 죽은 사람들의 두개골이 법의학 자료로 남아 있습니다. 어릴 때 빈혈을 앓으면 머리뼈에 작은 구멍 자국이 남습니다. 오늘날 그 지역 시골 아이들이 빈혈을 앓는 정도와 그 어른 두개골에 남은 자국의 양은 잘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 자국은 고대 마야 사람들의 두개골에 비하면 아주 드물었습니다. 고대 마야 두개골에 흔한 이 자국은 그때까지 고대 마야 사람들이 몹시 못 먹었다는 증거로 인용돼 왔습니다 (DOI: 10.1525/aa.1998.100.4.924).
저자들은 식단과 감염의 작은 변화도 보탰을 수 있다고 하면서, 더 그럴듯한 설명으로 사망률을 꼽았습니다. 빈혈을 앓은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죽으면 자국이 남은 어른 두개골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과거에는 빈혈을 앓고도 어른까지 산 아이가 오늘날보다 많았다는 가설을 내놓습니다 (DOI: 10.1525/aa.1998.100.4.924).
이 문제에는 1992년에 한 연구진이 붙인 이름이 있습니다 (DOI: 10.1002/ajpa.20233). 골학적 역설은 뼈에 병의 흔적이 있는 사람이 더 아팠던 사람이 아니라 그 병을 얼마간 버텨 낸 사람일 수 있다는 문제를 말합니다. 이 관점에서는 병 자국이 있는 뼈가 오히려 그 집단의 건강한 축이고, 자국 없는 뼈는 면역이 약해 자국을 얻기도 전에 죽은 사람의 것일 수 있습니다 (DOI: 10.1002/ajpa.20233).

일기장으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무덤에 모인 일기장은 그 마을에 살던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니고, 그 마을에서 죽은 사람들의 것입니다. 그리고 병은 그 병을 버틴 만큼만 일기장에 적힙니다.
역설이 요구하는 것은 방향을 미리 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국이 많으면 건강했다」는 반대 규칙도 미리 정한 방향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중세 덴마크의 두 묘지를 이 관점으로 견준 연구가 있습니다. 한쪽은 나병 요양원의 묘지이고, 다른 쪽은 형편이 나았던 평범한 공동체의 묘지입니다. 요양원 쪽 아이들은 나이 많은 축에서 키가 더 작고 뼈의 무기질이 더 적었으며, 스트레스 흔적도 평균적으로 더 많았습니다. 저자들은 나쁜 건강과 사회적 불리함이 겹친 결과로 보고, 이 결과가 자국이 많은 쪽을 더 아팠던 쪽으로 읽는 더 전통적인 해석을 지지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DOI: 10.1002/ajpa.20233).
자국의 많고 적음만으로는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니, 표본마다 다시 물어야 합니다. 최근의 한 종합은 이 역설이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분야를 앞으로 밀어 온 발판에 가깝다고 결론짓습니다 (PMID 42538595).
무덤은 그 마을에서 죽은 사람들의 일기장이 모인 곳이고, 병 자국은 그 병을 버틴 만큼만 적힙니다.
박물관 설명판을 읽어 보면
박물관에서 이런 설명판을 만났다고 해 보겠습니다. 「청동기 시대 여성, 35~50세. 어린 시절 굶주림을 겪었고, 먼 곳에서 이 마을로 왔다.」 이 글이 지어낸 설명판입니다. 앞에서 읽은 것으로 네 가지를 물을 수 있습니다.
「35~50세」는 범위입니다. 어른 뼈의 나이는 정확히 매기기 어렵고, 나이 든 사람은 적게 잡히는 쪽으로 기웁니다. 이 사람이 더 나이가 많았을 가능성도 열어 둡니다.
「어린 시절 굶주림」의 근거가 이의 가로줄이라면, 가로줄이 말하는 것은 몇 살 무렵 몸에 큰 무리가 갔다는 것까지입니다. 굶주림이었는지는 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줄은 이 사람이 그 고비를 넘겼다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먼 곳에서 왔다」에는 두 가지를 묻습니다. 이의 값인가, 뼈의 값인가. 이의 값이라면 어린 시절의 땅을 말합니다. 그리고 무엇과 견주었나. 기준값이 흔들리면 에게드 소녀처럼 결론이 바뀔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람은 그 마을에서 죽은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사람의 뼈에 자국이 있든 없든, 그것이 그 마을 사람 전체의 건강을 대신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비트루프 남자의 이야기가 단단했던 까닭은 이의 스트론튬과 산소, 이와 뼈에 나뉘어 남은 식단, 그리고 유전체가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뼈 한 벌이 말하는 것은 다른 증거와 나란히 놓일수록 분명해집니다.
어디를 더 볼까
한 사람의 뼈에 남은 자국이 약함의 표시인지 버팀의 표시인지를 어떻게 가를지는 아직 풀리는 중인 문제입니다. 최근의 종합은 컴퓨터 속에 가상의 사람들을 만들어 시험해 보는 방법에 기대를 겁니다 (PMID 42538595).
이 글에서 본 가로줄과 병 자국, 골학적 역설이 실제 논쟁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농사를 짓고 사람은 더 건강해졌나 — 뼈에 남은 흔적을 읽는 법」이 다룹니다. 농경이 건강을 나쁘게 했다는 통설을, 지역마다 다르게 나온 뼈의 증거로 다시 따져 봅니다.
「과거를 어떻게 아나」의 다른 글들은 뼈 곁에 놓이는 증거를 하나씩 다룹니다. 글로 남은 기록은 「기록을 읽는 법 — 할머니의 일기와 그날의 신문」이, 뼈와 숯의 나이는 「탄소로 나이 재기 — 모래시계와 나이테로 읽는 방사성탄소 연대」가, 뼈에서 뽑은 유전체는 「유전자가 말하는 것 — 대대로 베껴 쓴 낡은 책 한 권」가 읽습니다.
근거 논문
- "Reconstructing Health Profiles from Skeletal Remains" (2002) — DOI: 10.1017/cbo9780511549953.003 — 건강 지수에 쓰인 뼈·이 병변 아홉 가지 개관. 아문 골절의 양상은 험한 지형·위험한 일·폭력의 정도를 가리킨다. 사람 유해는 과거 몸을 가늠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 "Proximal femur in biological profile estimation - Current knowledge and future directions." (2022) — PMID 35504140 — 넙다리뼈 윗부분만으로도 키·성별·나이·조상 계통을 정량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법의학 종설).
- "Estimating age at death from immature human skeletons: an overview." (1987) — PMID 3312468 — 아이 유해의 사망 나이 추정은 성장 과정의 성별 차이와 집단 변이에서 오는 오차를 반영해야 한다(종설).
- "Cementochronology, to cut or not to cut?" (2016) — PMID 29539545 — 어른 골격의 나이를 정확히 추정하지 못하는 것이 고병리학·고역학의 계속되는 문제이며, 골학적 역설의 일부를 피하는 데도 정확한 나이가 필요하다(종설).
- "Paleodemography: From archaeology and skeletal age estimation to life in the past." (2022) — PMID 36787786 — 어른 유골의 사망 나이 추정이 특히 문제이고, 50세 넘은 어른이 발표된 연구에서 잘못 적게 잡혀 있다(종설).
- "An integrative skeletal and paleogenomic analysis of stature variation suggests relatively reduced health for early European farmers." (2022) — PMID 35389750 — 유럽 167명의 긴뼈 키와 유전 예측 키 비교: 신석기인이 이전 시대보다 예측에 평균 3.82cm 더 못 미쳤으나, 조상 보정 후 2.82cm(P=0.120)로 약해졌다.
- "Stature and robusticity during the agricultural transition: evidence from the bioarchaeological record." (2011) — PMID 21507735 — 1984년 이후 연구 대다수에서 농업 의존이 커질수록 성인 키가 줄었고, 농경 전환 뒤 건강 저하 경향은 여전히 유효하다(종합 검토).
- "Assessment of systemic physiological perturbations from dental enamel hypoplasias and associated histological structures" (1990) — DOI: 10.1002/ajpa.1330330506 — 법랑질은 다시 고쳐지지 않고 고리처럼 규칙적으로 자라 에나멜 형성부전이 스트레스의 지워지지 않는 연대기가 된다. 비특이적 지표이며 구체적 원인은 아직 모른다(종설).
- "Estimation of age at onset of linear enamel hypoplasia. New calculation tool, description and comparison of current methods." (2021) — PMID 34081785 — 가로줄의 원인 후보는 영양 장애·기계적 외상·병·대사·유전 이상. 형성 나이 추정 방법들은 2~3세 무렵은 대체로 일치하나 아주 이르거나 늦은 줄에서는 엇갈린다.
- "Bioarchaeological evidence for adaptive plasticity and constraint: Exploring life-history trade-offs in the human past." (2019) — PMID 30561095 — 이와 뼈의 초기 스트레스 흔적은 필수 기능으로 에너지를 돌려 고비를 넘긴 생존의 증거이며, 그 대가로 법랑질과 뼈의 성장이 억제된다(종설).
- "Old World tuberculosis: Evidence from human remains with a review of current research and future prospects." (2015) — PMID 25802030 — 척추 결핵(포트병)은 결핵에 특이적이고 갈비뼈 병변 등은 비특이적이다. 구대륙 결핵 증거는 북반구, 특히 중세 후기 유럽에 몰려 있다.
- "Probable cases of tuberculosis in Early Medieval pastoralists of Eastern Europe." (2023) — PMID 38012917 — 결핵 환자 가운데 뼈 변화를 보이는 사람은 몇 퍼센트뿐이라 형태만으로 한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고, 확진은 고대 DNA 분석이 필요하다.
- "Role of stable isotope analyses in reconstructing past life-histories and the provenancing human skeletal remains: a review" (2017) — DOI: 10.1515/anre-2017-0017 — 먹이그물의 동위원소 신호가 뼈와 이에 새겨지며, 탄소·질소로 식단과 젖떼기를, 스트론튬·산소로 어린 시절의 땅과 이주를 추적한다(종설).
- "Beyond diet reconstruction: Stable isotope applications to human physiology, health, and nutrition" (2013) — DOI: 10.1002/ajhb.22398 — 탄소·질소 안정 동위원소 분석은 식단을 모형화하는 직접적이고 널리 쓰이는 기법이며, 생리·질병 연구로 넓어지고 있다(종설).
- "5000 years of dietary variations of prehistoric farmers in the Great Hungarian Plain." (2018) — PMID 29746569 — 52명의 탄소·질소 값: 대부분 C3 식물 의존, 후기 청동기에 기장 섭취를 시사할 수 있는 C4 식물형 탄소 값.
- "Post-weaning diet in archaeological human populations: A meta-analysis of carbon and nitrogen stable isotope ratios of child skeletons." (2017) — PMID 28786488 — 젖 뗀 아이와 어른의 식단은 대체로 비슷했으나, 비수렵채집 사회의 아이는 어른보다 먹이사슬 아래 단계(육상 C3 식물) 음식을 유의하게 더 먹은 것으로 보인다(메타분석).
- "Strontium Isotope Composition of Skeletal Material Can Determine the Birth Place and Geographic Mobility of Humans and Animals" (2000) — DOI: 10.1520/jfs14829j — 스트론튬 비율은 지역마다 다르고 먹이사슬을 거쳐도 바뀌지 않는다. 이는 어린 시절 평균, 뼈는 마지막 약 10년 평균을 반영한다. 기준값은 같은 먹이의 동물·가까운 친족으로, 안 되면 지질 원리로 세운다.
- "Vittrup Man-The life-history of a genetic foreigner in Neolithic Denmark." (2024) — PMID 38354111 — 5천여 년 전 덴마크 늪의 남자: 스트론튬은 노르웨이·스웨덴 쪽 출생, 산소는 추운 어린 시절, 이는 어로·수렵 식단·뼈는 농경 식단, 옮겨 간 때는 십 대 끝 무렵. 유전체도 스칸디나비아 중석기인과 가깝다.
- "Tracing the dynamic life story of a Bronze Age Female" (2015) — DOI: 10.1038/srep10431 — 약 3,400년 전 에게드 소녀는 오늘날 덴마크 밖(보른홀름 제외) 출신이고 생애 마지막 몇 달 동안 먼 거리를 오갔다고 결론짓는다.
- "Agricultural lime disturbs natural strontium isotope variations: Implications for provenance and migration studies" (2019) — DOI: 10.1126/sciadv.aav8083 — 농업용 석회가 자연 스트론튬 값을 흐트러뜨린다. 영향 없는 값으로 다시 보면 에게드·스크뤼드스트루프 여성은 묻힌 곳 가까이에서 났다고 보는 것이 가장 그럴듯하다. 석회질이 적은 땅의 연구는 재평가해야 한다.
- "Porotic Hyperostosis and Paleoepidemiology: A Forensic Perspective on Anemia among the Ancient Maya" (1998) — DOI: 10.1525/aa.1998.100.4.924 — 1982년 과테말라 법의학 유해의 빈혈 병변은 현대 아동 빈혈 수준과 맞지만 고고학 표본보다 매우 드물다. 높은 사망률 탓일 가능성이 크고, 과거에 빈혈을 앓고도 어른이 된 아이가 더 많았다는 가설.
- "Comparison of child morbidity in two contrasting medieval cemeteries from Denmark" (2005) — DOI: 10.1002/ajpa.20233 — 골학적 역설(Wood 외 1992)을 놓고 나병 요양원과 평범한 공동체 묘지의 아이들을 비교: 요양원 쪽이 더 작고 무기질이 적고 스트레스 지표가 많아, 더 전통적인 해석을 지지한다.
- "From Optimism to Opportunity: New Perspectives on the Osteological Paradox." (2026) — PMID 42538595 — 골학적 역설은 넘을 수 없는 장애물로도 여겨졌지만 분야를 앞으로 밀어 온 발판에 가깝다. 행위자 기반 모형에 기대를 건다(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