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peris 아티클
공기로는 더 이상 안 된다 — 계산이 만든 열은 어디로 가는가
데이터센터가 끌어다 쓴 전기는 거의 전부 열로 나온다. 그 열을 어디로 어떻게 버리는가가 지금 데이터센터 설계를 다시 쓰고 있다.

Paperis 아티클
데이터센터가 끌어다 쓴 전기는 거의 전부 열로 나온다. 그 열을 어디로 어떻게 버리는가가 지금 데이터센터 설계를 다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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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 랙 하나를 통째로 세우고 전원을 넣은 연구가 있다. 서버 네 대를 꽂고, 서버마다 GPU 자리 여덟 개에 1,000와트짜리 모사 발열체를 하나씩 물렸다. 진짜 그래픽 처리 장치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딱 그만큼의 열을 내도록 만든 시험용 부품이다.
칩 위에 붙은 것은 공기를 받는 방열판이 아니라 액체가 흐르는 금속판이었다. 부동액으로 흔히 쓰는 프로필렌글리콜을 25% 섞은 물이 32도로 들어갔고, GPU 모사체의 겉면 온도는 평균 64.5도에서 잡혔다. 저자들이 랙에 들어간 전기와 밖으로 나간 열을 맞춰 보니, 서버가 내놓은 열의 약 97.1%가 시설 쪽 냉수로 넘어가 있었다 (DOI: 10.1115/ipack2024-140672).
마지막 숫자를 정확히 읽어 두자. 이 값의 분모는 서버가 내놓은 열이고, 이 실험이 재는 것은 그 열이 방 안으로 새지 않고 냉각 회로에 잡혔는가, 그러니까 포집률이다. 랙이 내놓은 열은 방 안에 흩어지지 않았다. 97.1%가 물에 실려 건물 밖으로 나갔다.
이 랙은 계산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같이 기억해야 한다. 카트리지 히터를 넣은 모사 발열체가 정해진 와트만큼 열을 냈을 뿐이다. 그러니 이 실험이 보여 주는 것은 하나다 — 액체는 그 열을 실제로 걷어 간다.
계산 장비가 쓴 전기 자체가 어디로 가느냐는 다른 근거가 받친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냉각을 재료 선택의 문제로 다시 쓴 한 프리프린트는 이렇게 적는다 — 데이터센터가 쓴 그 에너지는 거의 전부 결국 열로 배출된다 (DOI: 10.2139/ssrn.7322018, 프리프린트). 계산 장비는 전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꾼다. 들어온 전기는 열이 되고, 그 열은 반드시 어딘가로 버려져야 한다.
두 문장을 이어 붙이면 이 글의 축이 나온다. 계산이 쓴 전기는 거의 전부 열이 되고, 그 열은 공기든 물이든 무언가에 실려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니까 데이터센터를 짓는 일에는 늘 배관이 두 벌 필요하다. 전기를 끌어오는 길과, 열을 내보내는 길이다. 앞의 길이 왜 막히는지는 이 시리즈가 이미 다뤘다. 이 글은 뒤의 길 이야기다.
2007년에 나온 데이터센터 냉각 비교 논문 한 편을 펴 보자. 저자들은 그 시점을 이렇게 적었다. 고성능이라는 데이터센터에서도 랙 한 대가 1~3킬로와트 안에 머물고, 바닥 면적당 열은 제곱피트당 100와트에 못 미친다고. 그러면서 곧 랙이 15킬로와트를 뿜을 것이고, 2~4년 안에는 30킬로와트에 제곱피트당 500와트를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DOI: 10.1115/ipack2007-33176).
그 숫자조차 지금 기준으로는 작다. 2024년에 나온 냉각판 시험 논문은 현장을 이렇게 적는다. 가속기 한 장이 1킬로와트에 육박하고, 서버 한 대에 허용된 전력이 10킬로와트를 넘어섰으며, 인공지능용 랙의 전력이 100킬로와트에 다가서고 있다고. 그리고 이들이 시험대에서 상대한 열은 제곱센티미터당 300와트까지 올라갔다 (DOI: 10.1115/ipack2024-141367).
여기서 첫 번째 용어가 필요하다. 열유속은 넓이 한 조각을 매초 통과해 빠져나가는 열의 양이다. 같은 100와트라도 손바닥만 한 판에서 나오면 미지근하지만, 손톱만 한 칩에서 나오면 그 자리가 타 들어간다. 지난 20년 동안 데이터센터에서 달라진 것은 건물이 쓰는 전기의 총량만이 아니다. 그 전기가 열로 바뀌어 나오는 자리가 좁아졌다.
칩 한 장에 매기는 값도 같이 올라갔다. 냉각을 설계할 때는 그 칩이 최대로 내놓는다고 보는 열의 양을 기준선으로 삼는데, 칩 바로 위에서 냉매를 끓이는 방식을 시험한 프리프린트는 그 값이 이미 칩 하나에 1~2킬로와트를 넘어섰다고 적고, 자기들이 만든 시험 랙에서 160킬로와트가 넘는 열을 걷어 냈다고 보고한다 — 다만 여기서 열을 낸 것도 진짜 칩이 아니라 2.5킬로와트짜리 카트리지 히터를 넣은 모사 발열체였다 (DOI: 10.21203/rs.3.rs-9293095/v1, 프리프린트).
숫자를 이렇게 늘어놓는 이유는 하나다. 냉각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문제라기보다, 냉각이 상대해야 하는 대상이 20년 사이에 다른 물건이 되어 버렸다.
밀도가 문제라는 말은 이런 뜻이다. 건물 전체가 쓰는 전기를 절반으로 줄여도, 칩 한 장이 손톱만 한 면적에서 1킬로와트를 내놓는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는다. 총량은 발전소와 송전선의 문제이고, 밀도는 그 칩 바로 위의 문제다. 이 글이 다루는 것은 뒤쪽이다.
팬이 찬 공기를 서버 앞면으로 밀어 넣는다. 공기는 방열판 사이를 지나며 열을 받아 데워진 채 뒷면으로 빠져나가고, 방 안의 공조기가 그 더운 공기를 다시 식힌다. 여기서 열을 실어 나르는 것은 오직 공기가 데워지는 몫뿐이다.
문제는 공기가 열을 아주 조금씩만 실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어떤 물질이 열을 얼마나 실어 내는가는 그 물질이 얼마나 빽빽한가와, 1도 데우는 데 얼마나 많은 열이 드는가로 정해진다. 공기는 둘 다 작아서, 같은 부피에 담을 수 있는 열이 물보다 압도적으로 적다.
그래서 더 많은 열을 걷어 내는 길은 두 가지밖에 없다. 들어가는 공기를 더 차게 만들어 온도 차를 벌리거나, 더 많은 공기를 더 빠르게 밀어 넣거나. 공기가 감당할 수 있는 열유속에 천장이 생기는 것은 이 두 레버가 각각 한계에 걸리기 때문이다.
서버를 액체에 담그는 방식을 옹호하는 한 학회 논문은 자기 연구의 배경으로 바로 이 대목을 적는다 — 공랭 고성능 서버는 낮은 공급 공기 온도와 높은 풍량을 동시에 요구하고, 그래서 칩 한 장이 내놓기로 되어 있는 열이 어느 선을 넘어가면 공랭이 비효율적이 된다 (DOI: 10.1115/ht2023-107598). 이 문장은 그 논문의 실험 결과가 아니라 연구를 시작하는 전제다. 다만 이 분야 논문 여러 편의 도입부가 같은 전제로 시작한다 (DOI: 10.54097/dhmrxm38, 리뷰; DOI: 10.1115/ipack2024-140672; DOI: 10.1115/ipack2022-96370).
두 길에는 각각 청구서가 붙는다. 공기를 더 차게 만들려면 냉동기를 더 돌려야 하고, 더 많이 밀어 넣으려면 팬을 더 세게 돌려야 한다. 팬이 쓰는 전기는 회전이 빨라질수록 가파르게 늘고, 그 전기도 결국 열이 되어 같은 방에 남는다. 소음도 함께 커진다.
그렇다면 공기 운용을 잘하면 되지 않을까. 실제로 꽤 잘한다. 찬 공기가 지나는 통로를 벽과 지붕으로 막아 더운 공기와 섞이지 않게 한 실험실 사례에서 냉각 에너지가 22% 줄었다 (DOI: 10.1115/ipack2013-73201). 열관리 계통이 데이터센터 전체 에너지의 대략 30~40%를 쓴다는 추정이 함께 인용되던 시절이라, 이런 개선의 값어치는 컸다 (DOI: 10.1115/ipack2013-73101).
하지만 이 둘은 층위가 다르다. 통로를 막는 것은 이미 방 안에 있는 공기가 헛돌지 않게 하는 일이다. 칩 한 장이 1킬로와트를 손톱만 한 면적에서 내놓을 때, 그러니까 열유속이 그만큼 올라갔을 때 그 열을 공기로 받아 낼 수 있느냐는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공기라는 물질의 성질 문제다. 관리로 짜낼 수 있는 몫과 물질을 바꿔야 열리는 몫은 다른 통장에 들어 있다.
앞의 실험 랙에서 32도짜리 물이 GPU 겉면을 64.5도에 붙들어 둘 수 있었던 것은 액체가 공기와 두 가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부피에 훨씬 많은 열을 담고, 대신 훨씬 뻑뻑하게 흐른다. 앞의 성질 덕분에 열을 실어 내는 데 필요한 유량이 확 줄고, 뒤의 성질 때문에 밀어 보내는 데 펌프가 필요하다.
바꾸는 방식은 크게 둘로 갈린다.
첫째가 직수냉이다. 직수냉은 칩 위에 액체가 흐르는 금속판을 직접 붙여, 열을 공기에 넘기지 않고 곧바로 액체에 실어 보내는 방식이다. 열이 나는 이마에 선풍기를 트는 것과 젖은 수건을 직접 대는 것의 차이다. 이 글을 연 그 실험 랙이 정확히 이 방식이었고, 그래서 열의 97.1%가 곧장 물로 넘어갈 수 있었다 (DOI: 10.1115/ipack2024-140672).
눈여겨볼 것은 그 랙에 들어간 물이 32도였다는 사실이다. 얼음물이 아니라 사람 체온보다 조금 낮은 물이다. 앞 절에서 본 공랭의 요구 조건 — 낮은 공급 온도와 높은 풍량 — 과 견주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열을 나르는 매체를 바꾸면 같은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온도차 자체가 달라지고, 이 차이는 나중에 냉동기를 켤 것인가 말 것인가로 돌아온다.
둘째가 액침 냉각이다. 액침 냉각은 서버를 통째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액체에 담가, 모든 부품에서 나오는 열을 액체가 직접 받아 가게 하는 방식이다. 뜨거워진 부품마다 부채질을 하는 대신 부품을 통째로 욕조에 넣는 것이다. 칩 위에만 판을 붙이는 직수냉과 달리, 담긴 것은 메모리든 전원부든 전부 같은 액체가 상대한다.
두 방식은 손이 닿는 범위가 다르다. 액침을 다룬 그 학회 논문은 차이를 이렇게 적는다 — 직수냉과 달리 액침은 복잡한 액체 분배 배관을 짤 필요가 없고, 액체가 서버의 모든 부품에 직접 닿는다 (DOI: 10.1115/ht2023-107598). 뒤집어 말하면 직수냉에서는 판을 붙인 칩만 액체가 상대하고, 메모리나 전원부에서 나오는 열은 여전히 공기가 실어 내야 한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각각 안에서 다시 갈린다. 단상 냉각은 액체가 끝까지 액체로 남은 채 열을 실어 나르는 것이고, 이상 냉각은 액체가 끓어 기체로 바뀌면서 열을 가져가는 것이다. 냄비의 물이 뜨거워지기만 하는 것과, 김을 뿜으며 끓어오르는 것의 차이다. 끓는 쪽이 훨씬 많은 열을 가져가는데, 액체를 데우는 데 드는 열보다 액체를 기체로 바꾸는 데 드는 열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 전환이 바꾸는 것은 온도만이 아니라 공간이다. 끓이는 액침을 개관한 학회 논문은 자료를 이렇게 요약한다. 랙 평균 전력 밀도가 랙당 7킬로와트를 넘어서면 IT 장비가 실제로 차지하는 면적이 전산실 전체 면적의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고, 나머지는 냉각 장비가 가져간다는 것이다.
같은 논문이 던지는 비유가 인상적이다 — 제곱미터당 3킬로와트라는 흔한 공랭 바닥 밀도에서, 몇 층짜리 건물을 다 쓰는 데이터센터의 전자 부품을 실제로 모아 보면 건물 맨 아래 5밀리미터를 채울 뿐이다. 저자들은 끓이는 액침이 바닥 밀도를 6배 넘게 올릴 수 있다고 본다 (DOI: 10.1115/ipack2022-96370).
실제 배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클라우드에 끓이는 액침을 적용해 나가고 있다는 보고가 2022년 학회에 올라와 있다 (DOI: 10.1364/ofc.2022.tu2a.4, 짧은 발표 초록).
그래서 서버를 통째로 담그면 끝인가. 액침과 공랭을 정면으로 견준 논문 한 편이 이 질문에 가장 정직하게 답한다.
이 논문은 액침 쪽 이득을 크게 잡는다. 에너지 소비가 약 50% 줄고, 차지하는 공간이 약 3분의 2 줄며, 초기 투자와 운영비도 더 적게 든다고 적는다. 그런데 같은 초록의 뒷부분이 이렇다 — 까다로운 유지보수 절차와 늘어난 IT 장비 고장 건수가 주요 단점이며, 클라우드 사업자는 에너지와 비용의 감소를 유지보수·신뢰성 부담의 증가와 맞바꾸는 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아예 못을 박는다. 이미 공랭으로 지어 놓은 데이터센터를 액침으로 개조하는 것은 비용이 커서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arXiv:2205.04257, 프리프린트).
담근 뒤에도 액체가 저절로 일해 주지는 않는다. GPU 서버의 단상 액침을 수치로 모사한 프리프린트는, 서버 안으로 들어간 냉각액 가운데 실제로 부품 사이를 지나는 비율이 CPU 서버와 GPU 서버 모두 50%에 못 미친다고 보고한다. 나머지는 부품을 비켜 흘러간다 — 저자들은 이것을 결함이 아니라 유로 설계로 크게 개선할 여지로 읽는다. 같은 연구는 GPU 방열판의 열저항이 CPU 방열판의 약 3배라고도 적는다 (DOI: 10.2139/ssrn.7151773, 프리프린트, 수치해석).
무엇을 담그느냐도 성능을 크게 가른다. 세 가지 액체로 단상 액침을 시험한 연구에서 평균 열전달계수는 탈이온수가 제곱미터·켈빈당 349.29와트, 프로필렌글리콜이 194.69와트, 백색 광유가 74.44와트였다. 같은 장치에 무엇을 채우느냐로 4배 넘게 갈린 것이다 — 300에서 500와트 사이의 발열로 돌린 소규모 시험이다 (DOI: 10.37934/arfmts.111.2.141153).
끓이는 쪽에는 표면이 감당할 수 있는 열유속에 벼랑이 하나 더 있다. 표면에서 기포가 생기는 속도가 액체가 다시 들어차는 속도를 앞지르면 표면이 증기막에 덮이고 온도가 파국적으로 치솟는다 — 전력 반도체 모듈로 이 한계를 실험한 연구가 그 경계를 이렇게 정의한다.
다만 그 연구가 실제로 보여 준 것은 경계가 고정된 상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압력과 표면 거칠기와 강제 순환을 함께 손보자 한계가 두 배 넘게 밀렸고, 저자들은 그 결과를 고밀도 액침 설계 지침으로 내놓는다 (DOI: 10.2139/ssrn.7380728, 프리프린트). 벼랑의 위치는 물리 상수가 아니라 설계로 옮기는 것이다.
그래도 시험대에서는 이 벼랑이 꽤 가깝다. 펌프 없이 끓고 식으며 저절로 도는 칩 냉각 회로를 시험한 프리프린트는 1.2킬로와트까지는 안정적으로 돌았지만 1.3킬로와트에서 온도가 급격히 치솟으며 국소적으로 마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한다. 다만 이건 내부 핀이 없는 기준 증발기로 한 초기 측정이고, 저자들이 다음 과제로 잡은 것이 바로 그 핀 형상 개선이다 (DOI: 10.14293/p2199-8442.1.sop-.prlksr.v1, 프리프린트).
끓이는 방식 전체가 아직 어리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밀도 수치를 인용한 그 냉각판 시험 논문은 결론을 이렇게 닫는다 — 이상 냉각을 쓰는 액체 냉각의 채택을 넓히려면 냉각 회로를 이루는 여러 부품의 생태계가 더 발전해야 한다 (DOI: 10.1115/ipack2024-141367).
빽빽하게 채우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끓이는 액침 탱크를 실험과 모사로 함께 평가한 연구가, 그중 모사 쪽에서 서버 표면을 85도 아래로 유지하려면 담근 서버 사이를 최소한 얼마나 띄워야 하는지를 잰다. 1,000와트에서 15밀리미터, 1,500와트에서 20밀리미터, 2,000와트 이상에서는 30밀리미터를 넘겨야 했다 (DOI: 10.3390/en14051395). 통에 서버를 빈틈없이 채울수록 좋다는 그림은 여기서 멈춘다.
마지막으로 표준이 없다. 액침을 옹호하는 그 학회 논문조차 미해결 목록을 길게 적는다. 자연 대류로 갈지 강제 순환으로 갈지, 공랭용으로 설계된 방열판을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액체에 맞게 어떻게 다시 설계할지, 그리고 이 냉각 방식의 신뢰성을 다룬 연구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반도체 열주기 시험의 기존 규격은 공랭을 전제로 만들어져 액침에 그대로 쓸 수 없었고, 저자들은 절연유용 재료 적합성 규격을 손봐서 대신 썼다 (DOI: 10.1115/ht2023-107598).
직수냉 쪽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냉각수의 신뢰성 연구가 제한적이고 시험 방법이 표준화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건 바로 그 공백을 메우겠다고 나선 연구가 자기 첫 문장에 적어 둔 말이다. 같은 연구는 바탕 액체가 같아도 제조사가 넣은 부식 억제제와 첨가물에 따라 열 성능이 달라진다고 적으면서, 부식 시험 규격을 끌어와 제조사별 신뢰성 차이를 재려 한다 (DOI: 10.1115/ipack2023-110576).
정리하면 액체 냉각은 열 문제의 해답이지만 공짜 해답이 아니다. 열은 확실히 걷힌다. 대신 유지보수 절차, 부품 고장률, 액체의 선택, 재료 적합성, 끓임의 경계, 그리고 이미 지어 둔 건물이라는 항목이 청구서에 함께 적힌다.
액체 냉각을 다룬 글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숫자는 1에 바싹 붙은 전력사용효율이다. 전력사용효율은 시설 전체가 끌어다 쓴 전기를, 그중 계산 장비에 실제로 들어간 전기로 나눈 값이다. 이 값이 1.5라면 서버에 1을 넣으려고 건물이 1.5를 끌어왔다는 뜻이고, 남는 0.5는 주로 식히고 나르는 데 쓰인 것이다.
숫자만 보면 전환은 이미 끝난 것 같다. 최대 1,168킬로와트 규모의 고밀도 데이터센터를 모사한 연구는 공랭에서 2였던 전력사용효율이 끓이는 액침에서 1.01로 떨어진다고 보고한다 — 다만 이건 전산유체역학 모의 결과이지 가동 중인 시설의 계량값이 아니다 (DOI: 10.1007/s10973-025-14006-0, CFD 모의). 끓이는 액침 탱크를 실측한 연구에서는 서버 전력이 오르는 동안 이 값이 1.053에서 1.037로 내려갔는데, 그나마도 시설 전체가 아니라 냉각 계통만 떼어 낸 부분 지표다 (DOI: 10.3390/en14051395).
여기서 필요한 것은 냉소가 아니라 이 지표가 무엇을 재는지에 대한 정확함이다. 전력사용효율은 계산 장비 바깥에서 새는 전기를 잰다. 냉각을 잘하면 이 값이 좋아지는 것은 맞다. 그런데 두 가지를 못 본다.
첫째, 냉각이 이미 소수 지분인 곳에서는 이 값을 아무리 눌러도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 방글라데시 다카의 한 상용 데이터센터에서 15분 간격 계량 기록 8,736건을 석 달치 모아 분석한 프리프린트가 이 대목을 정면으로 잰다. 이 시설에서 냉동기 전력을 설명한 것은 IT 부하보다 바깥 기온이었고(설명력이 각각 0.44와 0.11이었다), 저자들이 찾아낸 최적 운전 정책은 피크 시간대 냉각 전력을 23.3% 줄였다. 그런데 전력사용효율은 0.83%밖에 좋아지지 않았다 (DOI: 10.2139/ssrn.7169838, 프리프린트).
저자들은 이것을 모델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천장이라고 부른다. 이 시설에서 냉각이 차지하는 몫이 28.6%이고 레버로 줄일 수 있는 폭이 최대 5.8%이니, 지표 개선의 상한이 1.65%로 묶인다는 것이다.
다만 결과의 범위는 정확히 해 두어야 한다. 저자들 스스로 덥고 습하며 계통이 빠듯한 입지가 기존 문헌에 거의 없다고 적고, 이 결과가 온대 지역 대형 시설에서 나온 부하 중심 서사를 뒤집는다고 말한다. 다카의 숫자를 다른 곳에 그대로 옮기면 안 된다. 옮길 수 있는 것은 방법이다 — 이 지표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는 냉각이 그 시설에서 몇 퍼센트를 차지하느냐에 먼저 묶인다.
둘째, 이 지표는 열이 건물을 나간 다음을 보지 않는다. 분모도 분자도 시설이 끌어온 전기라, 식히는 데 물을 얼마나 썼는지는 이 값에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 인공지능 인프라에 이 지표가 여전히 맞는지 물은 정책 학술지의 통합 리뷰가 이 지점을 짚으면서, 물 사용과 탄소 배출과 장비 활용률을 함께 보는 보완 지표들을 정리한다 (DOI: 10.38126/jspg280101, 리뷰).
여기에 두 가지를 더 붙이는 것은 그 리뷰가 아니라 이 글의 관찰이다. 그 열이 몇 도짜리로 나갔는지, 그리고 그 열을 누가 받아 쓰는지도 이 값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앞의 것이 왜 중요한지는 다음 절이 통째로 다룬다.
여기에 하나 더 붙일 수 있다. 이 값은 비율이다. 계산 장비가 쓰는 전기가 커지고 그 바깥의 전기가 그만큼 따라 늘지 않으면, 냉각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아도 값은 좋아진다. 열이 얼마나 나왔는지가 아니라 그 열을 치우는 데 든 전기의 비중만 재는 값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액체로 바꿨더니 1.05가 됐다"는 문장은 냉동기와 팬이 덜 돌았다는 뜻이지, 열 문제가 끝났다는 뜻이 아니다. 열은 여전히 같은 양만큼 건물 밖에 있다.
겨울마다 난방이 필요한 도시 바로 옆에서, 데이터센터는 냉각탑으로 더운 공기를 하늘에 흩고 있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질문이 나온다. 그 열을 왜 그냥 버리는가.
답의 절반은 "쓸 수 있다"이고, 나머지 절반은 "몇 도짜리냐에 달렸다"이다.
열의 등급은 그 열이 몇 도짜리인가, 그러니까 얼마나 뜨거운가를 가리킨다. 같은 1킬로와트라도 40도짜리 열은 미지근한 물밖에 못 만들고, 70도짜리 열은 난방 배관에 그대로 밀어 넣을 수 있다.
그리고 데이터센터가 내놓는 열은 대체로 앞쪽이다. 폐열을 열펌프로 끌어올려 저장하는 시스템을 제안한 프리프린트는 배경을 이렇게 적는다 — 데이터센터는 35~45도의 저온 폐열을 풍부하게 만들지만, 쓸 곳이 제한적이고 경제성이 나빠 회수가 가로막힌다 (DOI: 10.2139/ssrn.7396487, 프리프린트). 이 논문이 내놓는 답은 그 열을 100~200도로 끌어올려 저장하는 것이고, 이산화탄소를 작동 유체로 쓴 구성이 모형에서 전기 1만큼으로 열 2.36만큼을 옮기는 성능을 냈다. 등급을 올리는 데 다시 전기가 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냉각 방식의 선택이 폐열의 값어치를 미리 결정한다. 앞서 본 재료 관점 프리프린트가 이 연결을 명시적으로 만든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액침용 액체는 출구 온도를 65~75도로 내놓을 수 있고, 그러면 열펌프 없이 지역난방망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DOI: 10.2139/ssrn.7322018, 프리프린트). 냉각 유체를 고르는 일이 열관리 결정일 뿐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 설계 결정이라는 저자들의 요지가 여기 있다.
받는 쪽 사정도 조건이다. 직수냉 회로와 냉수 랙 냉각기를 함께 쓰는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지역난방망에 넣는 것을 동적으로 모사한 연구가 세대별로 답을 갈라 놓는다. 기준 구성과 견주어, 저온으로 도는 5세대 망에 넣으면 1차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이 88% 줄고 투자 회수 기간이 1년 미만인데, 높은 온도를 요구하는 3세대 망에서는 고온 열펌프가 필요해 회수 기간이 14년으로 늘어난다 (DOI: 10.3390/app16010323, 동적 모사). 같은 데이터센터에서 나온 같은 열인데 답이 갈리는 이유는 배관 반대쪽이 몇 도를 요구하느냐다.
수요의 사정도 지워지지 않는다. 액랭 데이터센터의 폐열 회수를 모사한 연구는 냉각 계통 전력을 20~30% 줄이고 부분 지표를 최저 1.13까지 낮췄다고 보고하면서, 재사용 가능한 몫에는 단서를 붙인다 — 열을 받는 쪽의 온도 제약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가 쓴 에너지의 최대 23%가 실제로 재사용된다 (DOI: 10.18686/cest630). "최대"와 "온도 제약을 고려하면"이 그 문장의 핵심이다.
거리도 값을 갉아먹는다. 소각장에서 나오는 열을 열로 돌리는 냉방기에 물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보내는 계획을 회랑 단위로 계산한 프리프린트가 있다. 이 계산은 배관을 지나며 식는 몫과, 열을 냉방으로 바꾸는 몫과, 보내고 돌리는 데 드는 부대 전력을 함께 셈해서, 회랑이 길어질수록 이득이 남는 구간이 어디서 끝나는지를 그린다. 저자들은 이 틀이 개별 사업의 설계가 아니라 후보지를 걸러내는 도구라고 못을 박는다 (arXiv:2607.26324, 프리프린트).
그 거리 임계값 자체는 여기 옮기지 않는다. 그 계산의 열원은 하루 1,500톤을 처리하는 소각장이 내보내는 훨씬 뜨거운 열이고, 열이 흐르는 방향도 우리 이야기와 반대다 — 소각장에서 데이터센터로 들어간다. 35~45도짜리 데이터센터 폐열에 그 킬로미터를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남는 것은 성질 하나다. 열은 배관을 따라가는 동안 값을 잃고, 그래서 받을 사람이 얼마나 가까운가가 조건이 된다.
그리고 지도가 있다. 라트비아의 데이터센터 폐열 잠재량을 모사한 연구는 2022년에 65도짜리 열 51.37기가와트시가 나왔고 2050년에는 257기가와트시까지 늘어 그중 201기가와트시가 쓰일 것으로 본다 (DOI: 10.3390/en17020445). 여기 적힌 65도는 앞에서 본 35~45도보다 높은데, 회수 온도가 시설마다 갈린다는 뜻이다.
같은 주제를 먼저 조사한 연구는 걸림돌을 분명히 적는다. 라트비아의 데이터센터 분포가 고르지 않아서 국가 차원의 폐열 활용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다만 같은 조사는 열펌프와 묶으면 데이터센터 폐열이 화석이나 재생 대안보다 값싼 열원이 된다고도 적고, 채택을 위한 권고까지 함께 내놓는다 (DOI: 10.7250/conect.2023.007).
그러니 "버린 열은 난방에 쓰면 된다"는 문장은 틀리지 않았지만 조건절이 잘려 있다. 열의 등급이 받는 쪽이 요구하는 만큼 높고, 받을 사람이 가깝고, 그 사람의 수요가 시시각각 오르내리는 것까지 셈에 넣었을 때 참이다.
피닉스와 핀란드 퓌해요키에 같은 도면을 들고 가면 결과가 갈린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거점 열두 곳을 놓고 열을 바깥에 버리는 두 가지 방식을 견준 프리프린트가 있다. 하나는 물을 전혀 쓰지 않고 공기로만 버리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공기가 들어오기 전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10메가와트 기준 시설로 지역과 설계 조건 36가지 조합 중 둘 다 가능한 29가지를 계산했더니, 연속 분무로 운전할 때 물을 뿌리는 쪽이 열을 버리는 데 드는 전기를 중앙값 30.5%, 최대 41% 줄였다 (DOI: 10.2139/ssrn.7238869, 프리프린트).
숫자를 읽기 전에 표본을 봐야 한다. 이 열두 곳은 애초에 물을 뿌리는 방식에 유리한 곳으로 골랐고, 습한 기후는 이 논문에 아예 들어 있지 않다. 저자들은 습윤 기후를 준비 중인 후속 연구로 넘겼다고 적는다.
여기까지는 기술의 승부처럼 보인다. 그런데 같은 연구의 결론은 지도를 가리킨다. 피닉스와 라스베이거스와 투손의 가장 혹독한 설계 조건에서는 물을 안 쓰는 쪽이 목표 온도인 화씨 107도(섭씨 41.7도)에 아예 도달하지 못해 주 방식으로 쓸 수 없었다. 그리고 어느 쪽이 싼지는 기후만이 아니라 전기와 물의 요금비가 정하며, 엘패소와 투손과 앨버커키와 리노가 물 뿌리는 쪽의 이점이 무너지는 경계를 이룬다.
물에 대해서는 이 글이 한 문단만 쓴다. 같은 연구가 짚는 것은 아낀 전기 1킬로와트시마다 현장에서 8~56갤런(30~210리터)의 물이 들어간다는 교환비이고, 그래서 물을 뿌리는 방식은 물 부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발전소에서 부지로 옮긴다는 것이다. 냉각과 물의 관계는 그 자체로 한 편이 필요한 주제다.
반대쪽 극단에는 다른 답이 있다. 자연 냉각은 냉동기를 돌리지 않고 바깥의 찬 공기나 찬물만으로 열을 버리는 운전이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여는 쪽에 가깝다.
핀란드 퓌해요키를 대상으로 데이터홀을 설계한 프리프린트는 그곳 연중 96%가 20도 아래라는 사실 위에 건식 냉각기와 얼음 축열조를 얹는다. 추울 때는 건식 냉각기가 부하를 전부 감당하면서 동시에 얼음을 얼려 두고, 20도를 넘는 기간에는 그 얼음을 녹여 서버 입구 온도를 규격 안에 유지한다. 결과적으로 냉동기를 연중 돌리지 않는다 (DOI: 10.36227/techrxiv.175355214.44070668/v1, 프리프린트). 이 설계에서 자연 냉각이 감당하는 몫은 연중 대부분이고, 나머지 더운 기간은 그 자연 냉각으로 미리 얼려 둔 얼음이 메운다.
같은 냉각 도면이 애리조나에서는 성립하지 않고, 핀란드를 상정한 설계는 냉동기를 통째로 지운다. 열을 어디로 버릴 것인가는 설계도 안에서 다 풀리는 문제가 아니라, 그 건물이 어느 하늘 아래 서 있느냐에 절반쯤 매여 있다.
프론티어라는 슈퍼컴퓨터의 냉각 계통에는 냉각수를 나눠 보내는 장치가 25대 있다. 이것을 몇 개의 회로로 묶을지는 건설할 때 한 번 정하고 끝나는 결정인데, 그 611가지 방법을 전부 계산해 본 프리프린트가 있다. 두 구성의 차이를 만든 것은 운영 중에 쓰는 에너지가 아니라 배관이었고, 실제로 갖춰 둔 예비 계통까지 값을 매기자 최적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저자들의 요약은 회로를 몇 개로 나눌지를 정하는 것이 비용도 탄소도 아닌 예비 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 한 줄이 무겁다 — 이미 지어 놓은 설비를 개조하는 것은 회수되지 않으며, 따라서 이 틀은 새로 짓는 곳을 위한 도구다 (arXiv:2606.15408, 프리프린트).
열은 지금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늦게 이야기되고 가장 오래 남는 항목이다. 칩은 몇 년이면 바뀌고 소프트웨어는 매주 바뀌지만, 배관과 냉각탑과 그 건물이 서 있는 위도는 그대로 있는다. 자연 냉각이 되는 땅인지 아닌지도 도면이 아니라 위도가 먼저 정한다.
그리고 이 결정은 대체로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다. 어떤 데이터센터가 몇 메가와트를 쓰는지는 기사에 나오지만, 그 열이 냉각탑에서 하늘로 흩어지는지 옆 동네 배관으로 들어가는지는 잘 적히지 않는다. 앞의 절들에서 본 조건 셋이 그 차이를 만든다 — 열이 몇 도짜리로 나오는가, 받을 사람이 얼마나 가까운가, 그 땅에서 냉동기를 꺼도 되는가. 셋 다 건물이 서기 전에 대체로 정해진다.
확실한 것은 하나뿐이다. 계산 장비가 쓴 전기는 거의 전부 열이 되고, 그 열은 반드시 어딘가로 나간다. 나머지는 전부 선택이고, 선택마다 값이 붙어 있다.
그러니 데이터센터 이야기를 들을 때 물어볼 것이 하나 늘었다. 전기를 얼마나 쓰느냐만이 아니라, 그 전기가 바뀐 열을 어디로 보내고 있느냐다. 하늘로 흩는지, 옆 동네 난방 배관으로 넣는지, 아니면 아직 아무도 정하지 않았는지. 이 셋은 전력 계량기에서 똑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선택이다.
프리프린트는 동료심사 여부와 무관하다. 모의·시뮬레이션 결과는 본문에서 그때마다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