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peris 아티클
해저드비 0.7은 무엇의 0.7인가 — 생존곡선 읽는 법
해저드비는 "얼마나 나빠졌나"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나빠졌나"의 비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해저드비 0.82와 위험비 0.99가 함께 나올 수 있고, 둘 다 옳습니다.
해저드비 0.7은 무엇의 0.7인가 — 생존곡선 읽는 법
이야기는 다른 장기로 퍼진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두 편의 자료에서 시작합니다. 두 시험 모두 환자를 제비뽑기로 두 군에 나눴습니다. 이렇게 누가 어느 군에 들어갈지를 우연에 맡기는 시험을 무작위시험이라고 부릅니다. 한 군은 표준 항암화학요법만 받았고, 다른 군은 거기에 파니투무맙이라는 약을 더 받았습니다. 연구자들은 암이 진행하거나 환자가 사망하기까지를 지켜보고, 두 군의 차이를 두 가지 방식으로 계산했습니다.
한 숫자는 0.82였고, 다른 숫자는 0.99였습니다.
앞의 숫자는 이 글의 주인공인 해저드비입니다. 해저드비는 사건이 일어나는 빠르기를 두 군끼리 나눈 값인데, 정확한 뜻은 아래에서 한 단계씩 풉니다. 뒤의 숫자는 「오즈비는 위험비가 아니다 — '몇 배'가 무엇의 몇 배인가」에서 다룬 위험비입니다. 위험비는 끝까지 따라갔을 때 사건을 겪은 사람의 비율을 두 군끼리 나눈 값입니다. 해저드비는 "약이 들었다"고 말하고, 위험비는 "차이가 없다"고 말합니다. 같은 환자, 같은 자료, 같은 논문에서 나온 두 숫자입니다.
저자들이 같은 자료를 더 들여다보니 이랬습니다. 추적이 끝날 무렵 사건을 겪은 사람의 비율은 두 군이 거의 같았습니다. 다만 약을 더한 군은 그 사건을 겪기까지 더 오래 걸렸습니다. 기간을 나눠 보면, 처음 1년 9개월쯤까지는 약을 더한 군에서 진행·사망이 더 느리게 일어났고, 그 뒤로는 오히려 더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PMID 39212064).
두 숫자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었습니다. 위험비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건을 겪었는지를 재고, 해저드비는 언제 겪었는지를 잽니다. 그래서 둘 다 옳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생깁니다. 0.82를 사람 말로 옮겨 보라고 하면 대부분 "위험이 18% 줄었다"고 말합니다. 이 글은 그 옮김이 왜 부정확한지, 그리고 정확한 옮김은 무엇인지를 다룹니다.
이 글에서 새로 배울 말은 일곱 개이고, 각 말은 처음 나오는 자리에서 풉니다. 일곱 개를 익히면 논문의 생존 그래프와 그 밑에 붙은 숫자를 혼자 읽을 수 있습니다.
⚠️ 아래에 약과 시험의 이름이 여럿 나오는데, 전부 숫자를 읽는 법을 보이기 위한 사례로만 나옵니다. 어떤 치료가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판단이 아니고, 각 숫자는 그 연구의 설계와 대상과 시점 안에서만 뜻을 가집니다.
시간이 축에 들어오면 질문이 바뀐다
약이 듣는지 알아보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사람을 세는 것입니다. 5년 뒤에 몇 명이 살아 있는지를 셉니다. 한쪽이 70명이고 다른 쪽이 60명이면 10명 차이입니다. 「오즈비는 위험비가 아니다 — '몇 배'가 무엇의 몇 배인가」와 「"위험 50% 감소"는 몇 명인가 — 상대위험·절대위험·NNT를 읽는 법」이 이렇게 세는 법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으로는 곤란한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모든 사람을 5년 동안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연구에 한꺼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2년 전에 들어왔고 어떤 사람은 지난달에 들어왔습니다. 지난달에 들어온 사람에게 "5년 뒤에 살아 있었나"를 물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빼면 늦게 들어온 사람들의 정보를 통째로 버리게 됩니다.
둘째, 5년이라는 시점은 누군가 임의로 고른 것입니다. 두 군의 5년 생존율이 같더라도, 한쪽은 3년째에 한꺼번에 많이 죽고 다른 쪽은 4년 반쯤부터 서서히 죽었다면 두 군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앞의 대장암 사례가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언제 일어나는지를 다루는 분석이 따로 있습니다. 이 분석은 "몇 명인가" 대신 "언제인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지켜본 기간이 다른 것을 자료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아래에 나오는 개념은 전부 이 두 가지를 하려고 만든 장치입니다.
생존곡선 — 왜 계단 모양으로 내려가는가
생존곡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직 사건을 겪지 않은 사람이 몇 퍼센트 남았는지를 그린 그래프입니다. 왼쪽 위 100%에서 시작해, 오른쪽으로 가면서 계단처럼 내려갑니다. 카플란과 마이어라는 두 통계학자의 이름을 따 카플란-마이어 곡선이라고도 부릅니다.
세로축은 그 시점까지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고, 가로축은 시간입니다. 여기서 "사건"은 연구가 미리 정한 결과로, 사망일 수도 있고 재발일 수도 있고 재입원일 수도 있습니다.
곡선이 계단인 까닭은 그리는 방식에 있습니다. 이 곡선은 누군가에게 사건이 일어난 그 순간에만 한 칸 내려가고, 아무 일도 없던 기간에는 평평하게 이어집니다. 그러니 계단 하나하나가 사람 한 명입니다(같은 날 여러 명이면 그만큼 깊은 한 칸입니다). 곡선의 모양은 시간을 고르게 따라가지 않고, 사건이 일어난 시점을 따라갑니다.
위험집합 — 곡선을 떠받치는 남은 사람 수
계단 한 칸이 얼마나 깊은지는 그 시점에 남아 있는 사람 수가 정합니다. 위험집합은 어떤 시점에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 곧 아직 사건을 겪지 않았고 관찰도 끊기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12개월 시점의 위험집합이 340명이라면, 그 순간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후보가 340명이라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 가장 실용적인 개념이 이것입니다.
1,000명이 남아 있을 때 한 명에게 사건이 일어나면 곡선은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12명이 남아 있을 때 한 명에게 일어나면 곡선은 눈에 띄게 꺾입니다. 같은 사건 한 건이 곡선을 얼마나 흔드는지가 시점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생존곡선의 오른쪽 끝은 왼쪽보다 훨씬 불안정합니다. 그림에서는 같은 굵기의 선이지만, 왼쪽은 수백 명이 떠받치고 오른쪽은 열몇 명이 떠받칩니다. 선만 보면 그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논문은 곡선 아래에 시점별 위험집합 크기를 숫자로 적어 이 차이를 보여 주는데, 영어로는 number at risk라고 적힙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자주 빠집니다. 스포츠과학·의학 분야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시각을 다룬 원저(새 자료를 처음 보고한 논문) 138편에서는 90%가 넘는 연구가 각 시점의 위험집합 크기를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2013~2023년, PMID 41368207). 같은 자료에서, 해당되는 경우에 중앙생존기간(참가자 절반이 사건을 겪기까지 걸린 시간)을 보고한 것은 20%였습니다. 관찰이 끊긴 사유의 보고도 흔히 불완전했습니다.
암 분야의 큰 시험에서도 이 숫자가 빠집니다. 3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의 마지막 단계로, 대개 규모가 큽니다. 최근 3상 종양학 시험 1,400편을 훑어 보니, 생존곡선을 실은 연구의 28%가 위험집합 크기를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이 검토는 원래 서로 교차하는 생존곡선을 비교할 방법의 지침을 만들려던 것이었습니다. 저자들은 위험집합 크기가 없으면 곡선에서 자료를 다시 만들어 내는 일도, 결과가 타당한지 점검하는 일도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적습니다 (PMID 35094686).
그러니 곡선을 읽는 순서는 단순합니다. 곡선의 오른쪽 끝이 극적으로 갈라져 있으면, 그 지점의 위험집합 크기부터 확인합니다. 그 숫자가 두 자리면 그 갈라짐은 몇 사람의 일입니다.
중도절단 — 끝을 모른 채 관찰이 멈춘 사람
500명을 5년 동안 지켜본다고 하겠습니다. 연구가 끝나는 날 300명은 아무 일 없이 살아 있습니다. 이 300명에 대해 아는 것은 "적어도 5년은 사건이 없었다"까지이고, 6년째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릅니다. 이렇게 관찰이 끝난 시점까지 사건이 없었고 그 뒤는 알 수 없는 상태를 중도절단이라고 합니다. 연구가 끝나서 생기기도 하고, 이사를 갔거나 연락이 끊겨서 생기기도 합니다.
중도절단은 거의 모든 연구에 있습니다. 참가자 전원이 사건을 겪을 때까지 기다리는 연구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존곡선의 계산법은 처음부터 중도절단을 처리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중도절단된 사람은 관찰이 끊길 때까지는 위험집합에 들어 있다가, 그 뒤로는 위험집합에서 조용히 빠집니다. 이렇게 하면 있는 정보는 버리지 않고, 없는 정보는 지어내지 않습니다.
다만 이 처리에는 전제가 하나 붙습니다. 관찰이 끊긴 사람의 앞날이 계속 남아 있는 사람의 앞날과 같아야 합니다. 이 전제가 깨지면 곡선 자체가 한쪽으로 치우칩니다. 언제 어떻게 깨지는지는 큰 주제라서 「그 사람들은 언제부터 세어졌나 — 관찰연구가 효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에서 따로 다룹니다.
이런 처리가 논문에 제대로 적히는 경우도 드뭅니다. 2013년 중국 종양학 주요 저널 4곳에 실린 생존분석 논문 242편을 16개 항목으로 평가하니, 생존시간을 무엇으로 쟀는지 정의하지 않은 논문이 139편(57.44%)이었습니다. 추적 탈락, 곧 연락이 끊겨 더 지켜보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고 보고한 100편 가운데, 그 탈락을 분석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 적은 것은 11편이었습니다 (PMID 29390340). 언제부터 세기 시작했는지, 사라진 사람을 어떻게 다뤘는지가 적혀 있지 않으면, 읽는 사람은 그 곡선이 맞게 그려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해저드 — 지금 이 순간 사건이 일어나는 빠르기
해저드는 어떤 시점까지 사건이 없던 사람들에게 바로 다음 순간 사건이 일어나는 빠르기입니다. 생존곡선을 지금까지 남은 비율을 보여 주는 잔고에 비유하면, 해저드는 그 잔고가 지금 얼마나 빠르게 줄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속도계입니다.
대장암 논문의 문장 하나가 해저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처음 1년 9개월까지는 낮았고 그 뒤로는 높았다"는 문장입니다. 이 문장은 생존곡선만 보고는 쓸 수 없습니다. 곡선은 지금까지 몇 퍼센트가 남았는지를 보여 줄 뿐, 그 순간 얼마나 빠르게 줄고 있는지는 보여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저드에는 성질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해저드는 시점마다 값이 다릅니다. 수술 다음 날의 해저드와 수술 3년 뒤의 해저드는 당연히 다릅니다. 둘째, 해저드는 그 시점까지 살아남은 사람들 안에서만 계산됩니다. 분모가 처음의 500명이 아니라 그 시점의 위험집합입니다.
이 두 번째 성질이 제목의 질문에 대한 답의 절반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해저드가 비교하는 대상은 처음에 제비뽑기로 나눈 두 집단에서, 그때까지 살아남은 두 집단으로 바뀌어 갑니다.
해저드비 — 두 군의 빠르기를 나눈 값
해저드비는 치료군의 해저드를 대조군의 해저드로 나눈 값입니다. 두 속도계의 눈금을 나눈 것입니다.
- 해저드비 1 — 두 군의 속도가 같습니다.
- 해저드비 0.7 — 치료군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속도가 대조군의 0.7배입니다.
- 해저드비 1.4 — 치료군에서 더 빠릅니다.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것은 이 숫자를 사람의 말로 옮기는 자리입니다.
"위험 30% 감소"가 틀린 옮김인 이유
해저드비 0.7을 만나면 대부분 "위험이 30% 줄었다"고 옮깁니다. 이 옮김은 부정확하고, 여러 논문이 이 점을 정면으로 지적합니다.
한 논문은 요지를 제목에 그대로 적었습니다. 해저드비는 상대적 위험으로 기술하지 말고, 상대적 발생 속도로 기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해저드비의 방향은 위험이 줄었는지 늘었는지를 말해 줍니다. 하지만 해저드비의 크기만으로는 위험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말할 수 없습니다. 저자들은 같은 해저드비 값에서도 위험비가 얼마나 넓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표로 보입니다. 또 일부 저널이 해저드비를 위험비로 보고하지 말라는 지침을 두고 있는데도 이 지침이 자주 무시된다고 지적합니다 (PMID 29239842). 영어 문헌에서 위험비는 relative risk라고 적히고, 그대로 옮겨 상대위험이라고도 부릅니다.
짧은 논평 하나도 같은 결론입니다. 1에서 해저드비를 뺀 값을 통상적인 뜻의 "위험 감소"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PMID 28314839).
또 다른 논문은 "relative risk"를 "hazard ratio"의 동의어로 쓰지 말자며 대안을 하나 제시합니다. 다른 조건을 같게 놓았을 때, 치료받은 사람이 치료받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버틸 확률입니다. 저자들은 이 확률이 해저드비를 간단히 변환해 얻어지고, 그 변환이 해저드비 해석의 한계를 잘 드러낸다고 적습니다 (PMID 30623465).
대장암 사례가 이 지적을 숫자로 보여 줍니다. 해저드비 0.82를 "위험 18% 감소"로 옮기면, 같은 자료에서 나온 위험비 0.99와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끝까지 따라갔을 때 사건을 겪은 사람의 비율은 두 군이 거의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0.7은 무엇의 0.7인가
해저드비에도 사람 말로 옮길 수 있는 정확한 뜻이 있습니다. 다만 두 군의 해저드 비율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성립할 때만입니다. 이 조건이 다음 절에서 다룰 비례위험입니다.
그 옮김에는 오즈라는 말이 쓰입니다. 오즈는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을 일어나지 않을 확률로 나눈 값입니다. 비례위험이 성립하는 연구에서 해저드비는 하나의 오즈와 같습니다 (PMID 40697630). 치료군에서 아무나 한 사람, 대조군에서 아무나 한 사람을 뽑아 짝을 지었을 때, 치료군 쪽 사람이 먼저 사건을 겪을 오즈입니다.
이 오즈를 확률로 바꾸면 뜻이 손에 잡힙니다. 해저드비 0.7이면, 치료군에서 뽑은 사람이 대조군에서 뽑은 사람보다 더 오래 버틸 확률이 약 59%입니다. 동전 던지기가 50%이니, 0.7이라는 인상적인 숫자가 실제로 약속하는 것은 동전보다 조금 나은 정도입니다. 이 59%는 위 논문이 적은 정의를 산수로 옮긴 값이고, 비례위험이 성립할 때만 맞습니다. 바로 앞에서 나온 "더 오래 버틸 확률"과 같은 양입니다.

"위험 30% 감소"와 "두 군에서 한 사람씩 뽑아 짝지으면 열 쌍 가운데 여섯 쌍쯤에서 치료군 쪽이 더 오래 버틴다"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줍니다. 정확한 쪽은 뒤쪽입니다.
비례위험 — 하나의 숫자로 요약해도 되는가
비례위험은 두 군의 해저드 비율이 시간이 지나도 일정하다는 전제입니다. 두 속도계가 각각 빨라지고 느려지더라도, 둘 사이의 배율은 계속 0.7이라는 식입니다. 해저드는 시점마다 값이 다르므로, 두 군의 해저드를 나눈 값을 숫자 하나로 요약하려면 이 전제가 필요합니다. 이 전제를 깔고 해저드비를 계산하는 표준 절차가 콕스 모형이고, 논문에는 보통 "Cox proportional hazards model"로 적힙니다.
전제가 성립하면 숫자 하나로 요약해도 잃는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 전제가 자주 깨진다는 것입니다. 간세포암 시험 하나가 그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 시험의 결과를 기간을 나눠 다시 계산하면, 12개월 이전 구간의 해저드비는 0.59(95% 신뢰구간 0.43–0.73)였고 12개월 이후 구간은 1.12(0.88–1.37)였습니다. 신뢰구간은 참값이 있을 법한 범위입니다. 앞 구간에서는 이득이 있었고, 뒤 구간에서는 이득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시험의 중간분석, 곧 시험이 끝나기 전에 한 번 결과를 들여다본 분석은 이득이 있다는 결과로 보고됐습니다.

이 시험은 간세포암 3상 시험 20편(2008~2024년)을 검토한 자료에서 나왔습니다. 그 가운데 비례위험이 깨진 것은 4편(20%)이었고, 넷 다 면역항암제 시험이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몸의 면역계를 깨워 공격하게 하는 약입니다. 위의 구간별 숫자는 그 넷 중 한 시험의 것입니다. 저자들은 이 시험에서 중간분석과 최종 분석의 결과가 어긋난 데 비례위험 위반이 기여했다고 결론짓고, 최소 추적기간이나 최소 사건 수를 채우기 전에 시험을 조기 종료하지 말자고 제안합니다 (PMID 40992574). 앞 구간에서만 보이는 이득이 시험 전체의 결론처럼 남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런 위반은 드물지 않습니다. 2020년까지 결과가 발표된 2군 무작위 3상 종양학 시험 341개(357개 비교, 등록환자 29만여 명)를 다시 확인하니, 비례위험 위반이 85건(23.8%)에서 나왔습니다. 확인 방법은 발표된 생존곡선에서 환자 한 명 한 명의 자료를 되살리는 것이었습니다. 위반이 있었던 85건 가운데 이를 다룰 통계 계획을 미리 정해 둔 것은 25건(29.4%)뿐이었습니다. 위반이 있었던 시험 14건에서는 다른 분석 방법이 원 분석과 다른 신호를 냈고, 그중 10건은 원래 "효과 없음"으로 보고된 시험이었습니다 (PMID 39133081). "효과 없음"으로 정리된 시험 가운데 일부는 다른 방법으로 보면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례위험을 확인했다고 적는 논문도 드뭅니다. 2017년 상반기 많이 인용되는 의학저널 4곳에 실린 원저 446편 가운데, 주된 결과가 사건까지 걸린 시간인 시험 66편을 보면 생존곡선은 98%가, 콕스 모형은 97%가 썼습니다. 그런데 콕스 모형의 결과를 보고한 시험 가운데 비례위험이 성립하는지 확인했다고 조금이라도 적은 것은 11%였습니다 (PMID 31096924).
비례위험이 깨졌을 때 해저드비 하나는 "평균"이라고 부르기도 어렵습니다. 무엇에 대한 평균인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논평은 가상의 자료로 계산해, 이때 표준 절차로 나온 해저드비가 "평균 치료효과"로도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논평은 제목으로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환자가 언제 등록됐는지, 추적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가 그 값을 어떻게 바꾸는가 (PMID 30201741). 만약 바뀐다면, 자료를 더 오래 지켜봤다는 이유만으로 효과 크기가 움직인다는 뜻이고, 그 숫자를 "이 치료의 효과"라고 부르기 어려워집니다.
흔한 오해 셋
① "해저드비 0.7이면 30% 덜 죽는다"
이 분야에서 널리 퍼진 오독입니다. 해저드비는 사건이 일어난 속도의 비이고, 사건을 겪은 사람 수의 비와는 다릅니다. 대장암 사례에서 속도의 비는 0.82였고 사람 수의 비는 0.99였습니다 (PMID 39212064). 정확한 옮김은 "동전보다 조금 나은 확률로 더 오래 버틴다"에 가깝습니다 (PMID 40697630, PMID 30623465).
② "중앙생존기간 차이가 곧 이득의 크기다"
중앙생존기간은 생존곡선이 50%를 지나는 지점의 시간, 곧 참가자의 절반이 사건을 겪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논문에 "median overall survival 12.4개월 대 9.8개월"처럼 적히는 그 숫자입니다(형식을 보이려고 지어낸 값입니다).
이 값은 직관적이고 유용하지만, 두 군의 차이가 곧 효과의 크기는 아닙니다. 중앙생존기간은 곡선 위의 점 하나에서 읽은 값이고, 해저드비는 곡선 전체에서 나온 값이기 때문입니다. 두 곡선이 50% 지점에서만 붙어 있고 나머지 구간에서 벌어져 있다면, 중앙생존기간 차이는 0인데 해저드비는 1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논문에서 두 값은 방향은 잘 맞고 크기는 들쭉날쭉합니다. 2000~2010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암 생존 논문 54편에서 해저드비와 중앙생존기간 비(두 군의 중앙생존기간을 나눈 값) 106쌍을 뽑아 비교했습니다. 106쌍 중 99쌍(93.4%)이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평균으로 보면 크기도 잘 맞았습니다(평균 비 1.01, 95% 신뢰구간 0.95–1.06).
어긋나는 것은 평균이 아니라 퍼짐이었습니다. 개별 연구로 내려가면 중앙생존기간 비가 해저드비보다 최대 50% 크거나 50% 작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평균값으로 표본 크기를 어림하는 데까지는 쓸 수 있어도 두 지표를 서로 바꿔 쓸 수는 없다고 맺고, 해저드비만 보고하는 현행 관행으로는 부족하다고 적습니다 (PMID 25063554). 한 논문의 중앙생존기간 차이만 보고 해저드비를 짐작하면 크게 빗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③ "곡선이 갈라졌으니 효과가 있다"
그림에서 두 선이 벌어져 있으면 설득력이 큽니다. 그런데 그 벌어짐이 어디서 생겼는지가 중요합니다.
곡선의 오른쪽 끝에서 벌어졌다면 그 벌어짐을 만든 사람은 몇 명일 수 있습니다. 위험집합이 열몇 명으로 줄어든 구간에서는 한 사람의 사건이 곡선을 크게 흔들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판단할 숫자가 곡선 아래의 위험집합 크기입니다. 그런데 스포츠과학·의학 원저 138편에서는 90%가 넘는 연구가 이 숫자를 싣지 않았고 (PMID 41368207), 최근 3상 종양학 시험 가운데 생존곡선을 실은 연구에서도 28%가 싣지 않았습니다 (PMID 35094686).
갈라짐이 유지되는지도 따로 따져야 합니다. 앞서 본 그 면역항암제 시험에서는 12개월 이전의 갈라짐이 그 뒤로 이어지지 않았고, 중간에 본 분석과 최종 분석의 결론이 어긋났습니다 (PMID 40992574).
정직한 미해결
① 비례위험이 깨졌을 때 무엇으로 대체할지에 합의가 없습니다. 비례위험을 전제하지 않는 방법은 많이 제안됐지만, 어느 것이 최선인지에 대한 합의는 없습니다. 이 공백은 관련 방법을 체계적으로 찾아 정리한 한 리뷰가 출발점으로 삼은 상황이었습니다. 저자들은 그 공백을 메우려고 초록 907편을 훑어 211편을 정리했고, 거기서 상황별 지침을 뽑아내는 데까지 갔습니다 (PMID 38592333).
② 비례위험을 확인하는 일 자체가 필요한지도 논쟁 중입니다. 한쪽에는 확인하고 보고하라는 요구가 있습니다. 다른 쪽에는 더 급진적인 주장이 있습니다. 비례위험 가정은 대부분의 의학 연구, 특히 무작위시험에서 애초에 그럴듯하지 않으며 동시에 불필요하다는 것, 그러니 그 가정에 기대지 않는 방법을 기본으로 쓰자는 것입니다 (PMID 39756420).
③ 해저드비는 시험들 사이에서 나눠 쓰기 어렵습니다. 약 A와 약 B를 직접 맞붙인 시험이 없을 때, 서로 다른 시험의 해저드비를 조합해 둘을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런데 한 논문은 해저드비가 그런 조합에 필요한 성질을 일반적으로 갖지 못한다고 보이고, 다른 지표를 권합니다 (PMID 41992905).
④ "인과적 해저드비"는 아직 이론 단계에 있습니다. 해저드비가 비교하는 것은 그 시점까지 살아남은 두 집단입니다. 이 두 집단은 처음에 무작위로 나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대개 더는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닙니다. 치료 때문에 생긴 차이로 읽을 수 있는 해저드비, 곧 인과적 해저드비를 정의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그 정의는 자료로 확인할 수 없는 가정에 기댑니다 (PMID 32654089).
더 깊이 가려면
이 글은 생존 그래프 하나와 그 밑의 숫자 하나를 읽는 데까지입니다. 논문의 방법 절을 직접 뜯어보려면 입문 논문이 여럿 있습니다. 심장혈관 간호 자료로 단계별 절차를 보이는 입문서(PMID 36748198), 중도절단 방식과 곡선 비교법을 훑고 보고 지침 목록까지 붙인 개관(PMID 32658651), 뇌전이 수술 사례로 기본 개념부터 끌고 가는 튜토리얼(PMID 35505548)이 그런 것들입니다.
이 글이 일부러 비워 둔 자리도 둘 있습니다. 하나는 관찰연구에서 이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입니다. 추적을 언제부터 세기 시작하는지, 관찰이 끊기는 이유가 결과와 얽혀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가 여기에 듭니다. 다른 하나는 비례위험이 깨졌을 때 대신 무엇을 볼 것인가입니다. 시간 단위로 이득을 재는 지표들, 그리고 죽음 말고 다른 사건이 먼저 일어나는 경우가 여기에 듭니다. 앞의 것은 「그 사람들은 언제부터 세어졌나 — 관찰연구가 효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뒤의 것은 「끝까지 따라가지 못할 때 — 치료를 바꾼 사람, 다른 이유로 떠난 사람」이 맡습니다.
근거 논문
해저드비와 위험비가 다른 것을 재는 자리
- "Hazard Ratios and Alternative Effect Measures: An Applied Illustration." (2024) — PMID 39212064 — 다른 장기로 퍼진 대장암 환자 대상 무작위시험 두 편의 자료. 해저드비 0.82(0.71–0.93) 대 위험비 0.99(0.96–1.02). 추적 종료 시점에 사건을 겪은 사람의 비율은 비슷했으나 치료군이 사건까지 더 오래 걸렸고, 비례위험이 뚜렷하게 깨져 있었습니다(약 1.75년 전후로 방향 반전).
- "Relative rates not relative risks: addressing a widespread misinterpretation of hazard ratios." (2018) — PMID 29239842 — 해저드비는 상대적 발생 속도로 기술해야 하며, 방향은 쓸 수 있어도 크기만으로 위험의 크기를 말할 수 없습니다. 값별 위험비 변동 폭을 표로 제시.
- "On the Interpretation of the Hazard Ratio and Communication of Survival Benefit." (2017) — PMID 28314839 — 1−HR을 통상적 의미의 위험 감소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 "On the interpretation of the hazard ratio in Cox regression." (2020) — PMID 30623465 — "relative risk"를 동의어로 쓰지 말 것. 대안으로 "처치군의 사건 시각이 더 늦을 확률"을 제안.
- "The Hazard Ratio Is Equivalent to an Odds Under the Assumption of Proportional Hazards." (2025) — PMID 40697630 — 비례위험이 정당화될 때, 해저드비는 분자 집단에서 무작위로 뽑은 사람이 분모 집단에서 무작위로 뽑은 사람보다 먼저 사건을 겪을 오즈와 같습니다.
곡선 밑의 숫자와 보고 관행
- "Methodological quality and reporting using time-to-event data in sports science and medicine: a scoping review." (2025) — PMID 41368207 — 138편(2013–2023). 90% 초과가 시점별 위험집합 크기 미보고, 75%가 모형 가정 미처리, 해당 시 중앙생존기간 보고 20%.
- "Which test for crossing survival curves? A user's guideline." (2022) — PMID 35094686 — 3상 종양학 시험 1,400편 검토, 자료 재구성 요건 통과 15편. 생존곡선을 실은 연구의 28%가 위험집합 크기 미보고.
- "Reporting and methodological quality of survival analysis in articles published in Chinese oncology journals." (2017) — PMID 29390340 — 242편. 생존시간 미정의 139편(57.44%), 추적 탈락 보고 100편 중 처리 방법 기술 11편.
비례위험이 깨지는 실제 모습과 빈도
- "Strategies to address non-proportional hazards between survival curves — Lessons from phase III trials in hepatocellular carcinoma." (2026) — PMID 40992574 — 간세포암 3상 시험 20편(2008~2024) 중 4편(20%)에서 비례위험 위반, 전부 면역항암제. IMbrave050 구간별 해저드비 0.59(0.43–0.73) 대 1.12(0.88–1.37). 중간분석 시점 조기 종료 경계.
- "Proportional Hazards Violations in Phase III Cancer Clinical Trials: A Potential Source of Trial Misinterpretation." (2024) — PMID 39133081 — 341개 시험·357개 비교·29만여 명. 위반 85건(23.8%). 사전 통계 계획 25건(29.4%). 다른 방법과 신호가 어긋난 14건 중 10건은 음성 보고 시험.
- "Are non-constant rates and non-proportional treatment effects accounted for in the design and 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2019) — PMID 31096924 — 고영향 저널 4곳 원저 446편에서 해당 시험 66편. 생존곡선 98%·콕스 모형 97% 사용. 비례위험 확인 결과 보고 11%.
- "How Do the Accrual Pattern and Follow-Up Duration Affect the Hazard Ratio Estimate When the Proportional Hazards Assumption Is Violated?" (2019) — PMID 30201741 — 가상 자료로 계산해, 비례위험이 깨진 경우 표준 콕스 절차의 해저드비는 "평균 치료효과"로도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입니다. 등록 양상·추적 기간과의 관계는 논평의 제목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중앙생존기간
- "A hazard ratio was estimated by a ratio of median survival times, but with considerable uncertainty." (2014) — PMID 25063554 — NEJM 암 생존 논문 54편·106쌍. 방향 일치 93.4%, 정량 일치도 평균적으로 양호(평균 비 1.01, 0.95–1.06). 그러나 퍼짐이 커 개별 연구에서는 중앙생존기간 비가 해저드비보다 최대 50% 크거나 작을 수 있음. 평균값으로 표본 크기 어림은 가능하나 두 지표는 교환 불가. 해저드비만 보고하는 관행으로는 부족.
한계와 논쟁
- "Methods for non-proportional hazards in clinical trials: A systematic review." (2024) — PMID 38592333 — 초록 907편 중 211편 포함. "최선에 대한 합의 없음"은 저자들이 메우려 한 공백이고, 논문의 결론은 방법 개관 제공 + 식별된 문헌에서 지침 도출.
- "Why use methods that require proportional hazards?" (2025) — PMID 39756420 — 비례위험 가정은 대부분의 의학 연구에서 그럴듯하지 않고 불필요하다는 주장.
- "The hazards of using hazard ratios from proportional hazard models in indirect treatment comparisons." (2026) — PMID 41992905 — 해저드비는 시험 간 간접 비교에 필요한 성질을 일반적으로 갖지 못합니다.
- "Subtleties in the interpretation of hazard contrasts." (2020) — PMID 32654089 — 해저드비는 일정 기간을 살아남은 두 집단을 비교하며, 그 두 집단은 무작위시험에서도 대개 비교 가능하지 않게 됩니다. 인과적 해저드비는 경험적으로 확인 불가능한 가정에 기댑니다.
입문·튜토리얼
- "Survival analysis 101: an easy start guide to analysing time-to-event data." (2023) — PMID 36748198
- "A Practical Overview and Reporting Strategies for Statistical Analysis of Survival Studies." (2020) — PMID 32658651
- "The Proper Use and Reporting of Survival Analysis and Cox Regression." (2022) — PMID 35505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