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peris 아티클
제로콜라, 독일까 면죄부일까 — 인공감미료를 둘러싼 흐릿한 진실
아스파탐 발암 공포부터 에리스리톨 혈전까지, 논문이 그린 회색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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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 발암 공포부터 에리스리톨 혈전까지, 논문이 그린 회색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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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콜라 캔을 따면서 멈칫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쪽에선 "아스파탐이 발암물질로 분류됐다"는 헤드라인이, 다른 쪽에선 "설탕보다 백배 낫다"는 말이 쏟아진다. 누구 말이 맞나.
커피였다면 답이 깔끔했다 — 공포의 대상이었다가 연구가 쌓이며 대체로 무해한 쪽으로 정리됐으니까. 그런데 인공감미료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제로콜라는 독도 아니고, 면죄부도 아니다. 이 글은 그 흐릿함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본다.
우리가 "인공감미료"라고 뭉뚱그리는 것들은 사실 완전히 다른 분자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세설팜칼륨, 당알코올 계열인 에리스리톨·자일리톨·소르비톨, 식물 유래 스테비아까지 — 구조도, 몸에서 처리되는 방식도, 쌓인 증거도 제각각이다.
한 체중 감량 RCT가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과체중·비만 성인이 12주간 설탕·아스파탐·사카린·수크랄로스·스테비아(rebA) 음료를 마셨는데, 설탕과 사카린은 체중을 늘렸지만 수크랄로스는 오히려 줄였다. 결론은 "저칼로리 감미료는 서로 다른 별개의 물질로 분류돼야 한다"였다. (PMID 30997499) 그러니 "인공감미료가 ○○하다"는 문장을 볼 때마다, 어떤 감미료냐부터 물어야 한다.
이 분야엔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동물실험에서 충격적 결과가 나오고, 헤드라인이 터지고, 인간 대상 연구가 그 공포를 가라앉힌다.
원조는 1970년대 사카린이었다. 쥐 실험에서 방광암 신호가 나오자 경고가 붙었지만, 방광암 환자 519명을 대조군과 비교한 역학 연구는 사카린·시클라메이트 섭취가 빈도·양·기간 어디서도 차이가 없고 노출이 늘어도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며 "사람에게는 발암물질일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지었다. (PMID 660869)
아스파탐도 같은 길을 걸었다. 1996년 한 연구진은 뇌종양 발생률 상승이 아스파탐 출시 시기와 겹친다며 재평가를 요구했지만 (PMID 8939194), 약 47만 명을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는 조혈암·뇌종양(교종) 위험 상승 가설을 뒷받침하지 않았다. (PMID 16985027) "발작을 유발한다"던 주장도 마찬가지여서, 스스로 민감하다고 보고한 사람들 대상 이중맹검 RCT에서 체중 1kg당 50mg을 줘도 위약보다 발작이 더 생기지 않았다. (PMID 7614911)
2023년 아스파탐이 국제 분류에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균형을 잡자. 연관을 보고한 연구는 분명히 있다. 프랑스 코호트(NutriNet-Santé, 약 10만 명)는 인공감미료 고섭취군, 특히 아스파탐·아세설팜칼륨에서 전체 암 위험이 다소 높았다고 보고했다(아스파탐 위험비 1.15) — 다만 저자들 스스로 선택 편향·잔여 교란·역인과의 한계를 인정했다. (PMID 35324894)
넓게 묶으면 그림이 달라진다. 약 374만 명 메타분석은 전체 암 발생·사망과 뚜렷한 연관이 없었고(유럽 하위그룹만 소폭 상승) (PMID 36145117), 17개 코호트 용량반응 메타분석도 전체 암과 무관, 오히려 대장암 위험은 낮았다(백혈병만 소폭 상승). (PMID 36364707) 90개 역학 연구를 검토한 최신 리뷰는 "어떤 비설탕 감미료와 어떤 암 사이에도 일관된 연관이 없고, 동물·기전 연구도 사람에게 의미 있는 발암성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고 (PMID 41038346), 독성·역학을 종합한 또 다른 리뷰도 "암 위험의 증거는 없다"고 못 박았다. (PMID 36870410)
여기서 안전 상한(ADI)이 결정적이다. 아스파탐의 권장 안전 용량은 체중 1kg당 하루 40mg으로 일상 섭취량보다 훨씬 위에 있어 (PMID 28938797), "발암 가능성 칸에 들어갔다"는 것과 "당신의 한두 캔이 위험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물론 한 리뷰는 안전 용량 아래에서도 미묘한 기분·행동 변화나 비호지킨 림프종 같은 악성질환과의 연관을 짚으며 "우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고 (PMID 37630817), 한 연구진은 고용량을 장기간 먹인 설치류에서 종양 증가를 보고했다 (PMID 39041328). 그 동물 데이터를 사람에게 그대로 옮길 수 있느냐가 위 역학 리뷰들이 회의적인 지점이다.
헤드라인의 암 공포가 과장이라면, 정말 흥미로운 신호는 다른 곳에 있다 — 장내미생물과 혈당이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한다는 발견이다.
2014년 한 연구는 비칼로리 인공감미료가 장내미생물을 바꿔 포도당 불내성을 유발함을 동물에서 보였고, 일부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변화를 관찰하며 분야의 방향을 틀었다. (PMID 25231862) 정점은 2022년 건강한 성인 120명 RCT다. 사카린·수크랄로스·아스파탐·스테비아를 2주간 섭취하게 하자 각 감미료가 장·구강 미생물과 혈장 대사체를 저마다 다르게 바꿨고, 특히 사카린·수크랄로스는 혈당 반응을 유의하게 악화시켰다. 핵심은 효과가 사람마다 달랐다는 것 — 한 사람의 미생물을 무균 쥐에 옮기면 그 사람의 혈당 반응까지 따라갔다. 결론은 "개인화된 혈당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였다. (PMID 35987213)
여기서도 증거는 갈린다. 같은 수크랄로스를 두고도, 건강한 사람을 30일 추적한 삼중맹검 RCT에선 인슐린 민감도가 약 20% 떨어졌지만 (PMID 40907790), 현실적 용량으로 준 교차 RCT에선 장내미생물 구성에 거의 영향이 없었다 (PMID 33171964). 리뷰들도 "일부 시험에선 변화가, 많은 RCT에선 유의한 영향이 없었다"며 아직 합의가 없다고 인정한다. (PMID 37111090)
다이어트 음료를 마시는데 왜 살이 안 빠지냐는 '역설'은 사실 무엇과 비교하느냐의 문제다.
설탕과 비교하면 비교적 분명하다. 정상체중 아동 641명 18개월 RCT에서 설탕 음료를 무설탕 음료로 몰래 바꿔주자 체중·체지방 증가가 유의하게 줄었고 (PMID 22998340), 비칼로리 음료로 대체한 RCT 메타분석도 BMI가 평균 0.31 감소한다고 봤다(개입이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향). (PMID 37880814) 청소년·비만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PMID 39299839)
문제는 '물과 비교하면' 모호해진다는 것이다. 코호트에선 인공감미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 오히려 체중·허리둘레·비만이 더 느는 경향이 반복 관찰됐다. (PMID 28716847) 한 뇌영상 RCT는 수크랄로스가 설탕과 달리 혈당은 안 올리면서 시상하부 혈류를 늘리고 배고픔을 키웠다고 보고했고 — 단맛은 주되 칼로리 신호가 없어 식욕 조절이 헷갈린다는 가설이다 (PMID 40140714) — 단맛과 칼로리의 '분리'가 동물에서 식욕·대사를 교란한다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다. (PMID 27129676)
여기에 함정이 있다 — 역인과다. 살이 찌거나 당뇨가 있어서 다이어트 음료를 고르는 것일 수 있다. 한 리뷰는 인공감미음료-비만 역학이 "매우 일관되지 않으며, 질 높은 연구일수록 역인과 편향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PMID 25398745) 실제로 급성 시험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 인공감미음료를 단독으로 마시면 식후 혈당·인슐린이 물과 다르지 않았고, 설탕 음료만 혈당을 올렸다. (PMID 36839408) 아스파탐 단독으로도 혈당·인슐린에 거의 영향이 없다는 메타분석이 있다(확실성 '매우 낮음'). (PMID 40381807)
그래도 코호트의 우려는 공정하게 옮겨야 한다. 코호트들은 인공감미음료를 뇌졸중·치매·당뇨·심혈관과 연결지었다. 프레이밍햄 코호트는 인공감미 탄산음료를 매일 마시는 사람에서 허혈성 뇌졸중·알츠하이머 위험이 높았다고 보고했고 (PMID 28428346), 12개 코호트(120만 명) 메타분석은 하루 한 잔 이상에서 전사망·심혈관사망·뇌졸중 위험 상승을 봤다 (PMID 39557594). 2형 당뇨 메타분석도 위험 상승을 봤지만 "출판 편향·잔여 교란이 시사되어 설탕 음료의 건강한 대안이라 보기 어렵다"고 신중하게 적었고 (PMID 26199070), 한 엄브렐러 리뷰는 인공감미음료가 비만·2형 당뇨·전사망·고혈압·심혈관질환과 연관됐지만 확정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PMID 37187453)
다만 같은 JAMA 코호트에서 설탕 음료는 간암·만성간질환 사망 위험을 높였지만 인공감미 음료는 그렇지 않았고 (PMID 37552302), 사망률 메타분석도 인공감미음료를 전사망·심혈관사망과 연관지으면서 동시에 "설탕 음료를 인공감미음료로 한 잔 바꾸면 사망 위험이 4~6% 낮아진다"고 보고했다. (PMID 39085903) 요컨대 코호트는 우려를 던지고, 통제된 시험은 대체로 무해 쪽으로 기운다 — 다시, 비교 대상이 전부다.
최근 가장 뜨거운 반전은 '건강해 보이는' 당알코올, 에리스리톨과 자일리톨에서 나왔다.
2023년 한 연구는 에리스리톨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3년 내 주요 심혈관 사건(사망·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높았고, 에리스리톨이 혈소판 반응성과 혈전 형성을 촉진했다고 보고했다. 건강한 자원자가 한 번 섭취하자 혈중 농도가 위험 수준 위로 이틀 넘게 유지됐다. (PMID 36849732) 이듬해 같은 연구진은 자일리톨에서도 비슷한 혈전 촉진성과 심혈관 위험 연관을 보고했다. (PMID 38842092)
여기서도 성급함은 금물이다. 한 리뷰는 에리스리톨·자일리톨이 혈당·인슐린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GLP-1 같은 이로운 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당뇨·비만에 유용할 수 있으며, 멘델 무작위화·중환자 정맥주입 연구에선 유의한 심혈관 위험과 연결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 제목 그대로 "친구냐 적이냐"가 미정이다. (PMID 40444390) 또 다른 리뷰는 에리스리톨이 거의 흡수돼 소변으로 배출되니 내약성이 좋고, 관찰된 비만·심혈관 연관은 감미료 자체보다 대사 이상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옹호했다. (PMID 36615861) 동물·기전 연구엔 아스파탐이 인슐린 매개 염증으로 죽상경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사람에서의 인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PMID 39978336)
수크랄로스도 별개의 우려를 안는다. 한 연구는 제조 불순물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가 유전독성을 보이고 장 장벽을 손상시켰다며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PMID 37246822) 반면 스테비아는 결이 다르다. 메타분석에서 혈당을 다소 낮췄고(확실성 낮음, HbA1c엔 영향 없음)(PMID 39098209), 한 리뷰는 비칼로리·비우식성이며 알려진 해로운 효과가 없다고 정리했다(PMID 36770924). 신종 알룰로스는 동물에서 GLP-1을 분비시키고 식욕·혈당을 개선하는 유망한 신호를 보였다. (PMID 29317623, PMID 38931176)
흐릿한 와중에도 비교적 또렷한 사실들이 있다.
헤드라인이 외치는 암 공포는 대체로 과장이다 — 역학 근거는 일관되지 않고, 안전 상한은 일상 섭취량보다 훨씬 높다. 사카린 쥐와 아스파탐 뇌종양 괴담이 그러했듯, 동물·기전 연구의 충격이 인간 데이터로 가라앉은 역사가 그 자리에 있다. 진짜 주목할 신호는 더 조용하다 — 장내미생물과 혈당이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 그리고 에리스리톨·자일리톨 같은 신종 당알코올의 심혈관 신호다. 둘 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단계지 확정된 위험이 아니다.
기억법은 두 가지다. 첫째, '인공감미료'를 한 덩어리로 보지 말 것 — 아스파탐·수크랄로스·에리스리톨·스테비아는 다른 분자, 다른 증거다. 둘째, 항상 비교 대상을 물을 것 — 설탕과 비교하면 대체로 이득(충치·혈당·체중)이고, 물과 비교하면 모호하다. 설탕 음료를 끊는 징검다리로 제로콜라를 쓰는 건 합리적이지만, 물 대신 무한정 마실 면죄부로 여길 근거는 약하다.
이 글은 일반 교양 정보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특히 임신, 당뇨, PKU 등)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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