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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유인)와 트레이드오프 — 사람은 무엇에 반응하고, 무엇을 포기하는가
경제학의 제1원리 '사람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를 처음부터 쌓는다 — 당근과 채찍, 외재적·내재적 동기, 탄력성, 그리고 모든 인센티브에 따라붙는 대가(구축효과·지표 왜곡·지속성 부재)까지 실제 데이터로
인센티브(유인)와 트레이드오프 — 사람은 무엇에 반응하고, 무엇을 포기하는가
왜 알아야 하나
경제학 교과서의 첫 장을 열면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하는 문장이 있다. "사람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People respond to incentives)." 언뜻 당연해 보이는 이 한 줄이 경제학의 제1원리로 불리는 이유는, 그 단순함 뒤에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지렛대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는 우리 삶 어디에나 있다. 담뱃값이 오르면 흡연을 줄이는 사람이 생기고, 세율이 바뀌면 사람들은 소득을 신고하는 방식까지 바꾼다. 회사가 성과급을 도입하면 직원의 하루가 달라지고, 정부가 저소득 가정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 현금을 드립니다"라고 제안하면 한 나라의 취학률이 움직인다. 우리는 대개 이 힘을 의식하지 못한 채 그 안에서 선택하며 산다. 인센티브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의 행동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배선(配線)을 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반드시 함께 배워야 할 짝이 하나 있다. 바로 트레이드오프(trade-off, 상충관계) —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내주어야 하는 관계다. 인센티브로 한쪽을 얻으면 거의 언제나 다른 쪽에서 무언가를 잃는다. 경제학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free lunch)"는 격언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글은 인센티브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 이 점이 특히 중요한데 — 그것이 어디서 통하고 어디서 예상 밖의 대가를 치르는지를 처음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쌓아 올린다. 경제학 기초 시리즈의 첫 편이자,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의 토대다.
큰 그림: 인센티브와 트레이드오프
먼저 용어부터 쉽게 풀자. 인센티브(incentive)란 사람이 특정 행동을 하도록(또는 하지 않도록) 만드는 유인, 곧 '당근과 채찍'이다. 크게 두 종류다.
- 금전적 인센티브: 보상금, 성과급, 세금, 벌금, 보조금처럼 돈으로 주어지는 유인. 가장 눈에 잘 띄고 측정하기 쉽다.
- 비금전적 인센티브: 칭찬, 인정, 승진 기회, 사회적 평판, 죄책감, 소속감처럼 돈이 아닌 형태의 유인. 눈에 덜 띄지만 종종 돈만큼, 때로는 돈보다 더 세게 사람을 움직인다.
방향으로 보면 인센티브는 바람직한 행동을 부추기는 당근(보상)과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억누르는 채찍(처벌)으로 나뉜다. 학교에 가면 현금을 주는 것은 당근, 신호를 위반하면 벌금을 물리는 것은 채찍이다.
여기까지는 직관적이다. 진짜 핵심은 그다음이다. 인센티브를 바꾸면 행동이 바뀐다. 이것이 경제학이 세상을 보는 방식의 뿌리다. 어떤 행동이 갑자기 늘거나 줄었다면, 경제학자는 "사람들의 마음이 변했나?"라고 묻기 전에 "그들이 마주한 인센티브가 어떻게 달라졌나?"를 먼저 묻는다.
그런데 인센티브를 설계하는 순간, 우리는 곧바로 트레이드오프와 마주친다. 저소득 가정에 현금을 주면 아이들의 취학률은 오르지만, 그 돈은 다른 데 쓸 수 있었던 예산이다(이렇게 어떤 선택 때문에 포기한 차선책의 가치를 기회비용이라 부른다). 성과급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면, 그 대가로 협력이나 자발적 열정이 줄 수도 있다. 벌금으로 위반을 억제하려다, 오히려 "돈만 내면 되는 일"로 바꿔 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인센티브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두 가지를 동시에 보는 일이다. 인센티브가 무엇을 움직이는가, 그리고 그 대가로 무엇을 내주는가. 앞의 절반만 보면 "돈을 충분히 주면 다 된다"는 순진한 낙관에 빠지고, 뒤의 절반까지 봐야 비로소 인센티브를 안다고 할 수 있다.
기본 원리를 쉽게
실제 사례를 읽기 전에, 기초 개념 세 가지를 손에 쥐고 가자.
외재적 동기 vs 내재적 동기.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둘로 갈린다.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는 보상이나 처벌 같은 바깥의 유인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고,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는 그 일 자체가 즐겁거나 의미 있어서 움직이는 것이다. 의사가 환자를 정성껏 돌보는 이유가 성과급 때문이라면 외재적, 그것이 소명이라 느껴서라면 내재적이다. 이 구분이 왜 중요한지는 뒤의 '구축효과'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유인의 방향과 강도. 인센티브에는 방향(무엇을 늘리고 줄이려는가)과 강도(얼마나 센가)가 있다. 강도가 셀수록 반응도 커질 것 같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너무 약하면 무시되고, 너무 세면 엉뚱한 부작용을 부른다. 적정한 지점은 맥락마다 다르다.
반응의 크기 — 탄력성이라는 개념. 경제학자는 "인센티브를 이만큼 바꾸면 행동이 얼마나 바뀌는가?"를 재려 한다. 이 민감도를 탄력성(elasticity)이라 부른다. 세율을 올렸을 때 사람들이 신고 소득을 얼마나 조정하는지를 재는 '과세소득 탄력성'이 대표적이다. 탄력성이 크면 인센티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고, 작으면 둔감하다는 뜻이다. 뒤에서 보겠지만, 이 값이 하나의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오히려 핵심이다.
이 셋 — 동기의 종류, 유인의 방향과 강도, 반응의 크기 — 을 쥐고 있으면, 이제 실제 세상에서 인센티브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읽을 준비가 된 것이다.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나
추상적 원리는 데이터 앞에서 비로소 살아난다. 인센티브가 실제로 사람을 움직인 사례들을 보자.
조건부 현금이전 — 교육과 보건을 움직이다. 가장 널리 연구된 인센티브 정책 중 하나가 조건부 현금이전(Conditional Cash Transfer, CCT)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라", "산전 검진을 받아라" 같은 조건을 지키면 저소득 가정에 현금을 주는 방식이다. 세네갈의 한 CCT를 준실험적 방법으로 평가한 연구는, 이 현금 지원이 수혜자의 산전 진찰 횟수를 유의하게 늘렸다고 보고했다 (DOI: 10.2139/ssrn.6944301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멕시코의 대표적 CCT인 PROGRESA는 취학을 끌어올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한 연구는 그 효과가 수출 제조업 일자리가 많은 지역에서 더 약했다는 것을 보였다. 공장 일자리가 많은 곳에서는 학교에 다니는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 트레이드오프가 정책 효과 자체를 좌우한 사례다 (DOI: 10.1093/wber/lhaf044). 자메이카의 CCT(PATH)를 분석한 연구는 이 정책이 초·중등 학교 이수 확률은 높였지만 일단 학교를 마친 뒤의 학업 성취도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했다고 정직하게 보고한다 (DOI: 10.18235/0013606). 인센티브는 '출석'이라는 조건에 붙었을 뿐, '학습' 그 자체를 산 것은 아니었다. 조건을 무엇에 거느냐가 결과의 성격을 규정한다는 뜻이다. 참고로 멕시코 전국 자료를 쓴 또 다른 연구는 Progresa가 십대 출산율을 유의하게 낮추는 등, CCT의 파급이 애초 노린 교육·보건을 넘어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DOI: 10.1111/padr.12576).
금전 인센티브 — 금연을 돕다. 건강 행동에도 인센티브가 쓰인다. 임신부의 금연을 다룬 무작위 대조시험(RCT)들을 종합한 메타분석은, 금전적 보상이 상담만 제공하는 경우보다 금연 성공에 더 효과적이었다고 보고했다(오즈비 약 2.59) (DOI: 10.24083/apjhm.v21i1.4457). 돈이 실제로 행동을 바꾼 것이다. 다만 같은 분석은 출산 이후 금연율이 다시 떨어졌다고 덧붙인다. 인센티브가 만든 변화가 그것이 사라진 뒤에도 지속되는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 — 뒤의 '지속성' 이야기로 이어진다.
세금 인센티브 — 소득 신고를 바꾸다. 세금은 가장 거대한 인센티브 장치다. 우간다의 소득세 개편(최고 구간 신설)을 분석한 연구는, 사람들이 세율 변화에 반응해 신고 소득을 조정하는 정도, 즉 과세소득 탄력성이 선진국에서 관찰된 것보다 컸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최고 구간에서 걷힌 추가 세수가 중·저소득층에서 줄어든 세수를 상쇄했다 (DOI: 10.35188/unu-wider/2021/945-7 — 동료심사 전 워킹페이퍼). 세금을 매기면 사람들은 단지 세금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 자체를 바꾼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돈보다 강한 설계 — 기본값. 인센티브가 늘 최선의 도구인 것도 아니다. 한 대형 온라인 소매업체의 현장실험은 배송 옵션 선택을 놓고 세 개입 — 친환경 배송을 미리 선택해 두는 '기본값(default)', 지속가능성 정보 제공, 소액의 금전적 인센티브 — 를 나란히 비교했다. 결과는 분명했다. 기본값이 압도적으로 가장 효과적이었고, 금전적 인센티브와 정보 제공은 효과가 미미했다 (DOI: 10.2139/ssrn.7154300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때로는 돈을 쥐여 주는 것보다, 사람들이 힘들이지 않고 따라가게끔 '기본 설정'을 바꾸는 편이 훨씬 강하다. 인센티브는 도구 상자의 전부가 아니라 여러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작은 보상 — 운동 습관을 만들다. 한 포춘 500대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헬스장 이용에 인센티브를 준 대규모 현장실험은, 인센티브를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결과를 바꾼다는 것을 보였다. 초반에 몰아주는 방식은 참여를 늘리지도, 운동을 오래 지속시키지도 못한 반면, 인센티브를 켰다 껐다 반복한 방식이 습관 형성에 조금 더 나았다 (DOI: 10.1287/mnsc.2018.3271). 인센티브는 '얼마를 주는가'만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주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흔한 오해
여기까지 보면 결론은 간단해 보인다. "원하는 행동이 있으면 거기에 돈을 걸어라." 하지만 이 순진한 처방이야말로 인센티브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다. 인센티브에는 늘 트레이드오프가 따르고, 그 대가는 종종 예상 밖의 얼굴로 찾아온다. 세 함정을 보자.
함정 1 — 구축효과: 보상이 내재적 동기를 밀어낸다. 가장 반직관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현상이다. 어떤 일을 즐거워서 또는 옳다고 여겨서 하던 사람에게 돈을 얹어 주면, 오히려 그 행동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외재적 보상이 내재적 동기를 밀어내는 이 현상을 구축효과(crowding-out)라 부른다. 백신 접종을 다룬 한 실험이 선명하다. 접종을 망설이던 성인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언급하자, 보상이 없었다면 접종하겠다던 사람 일곱 명 중 한 명이 오히려 접종을 거부했고 백신 안전성에 대한 인식도 낮아졌다 (DOI: 10.1002/hec.70061). "돈까지 줘 가며 맞히려는 걸 보니 뭔가 꺼림칙하다"는 신호로 읽힌 것이다. 전력 수요 조절 프로그램 참여를 조사한 연구에서도 보상액과 참여 의향 사이에 U자 형태가 나타났다 — 소액 보상이 오히려 자발적 참여 동기를 밀어냈다는 뜻이다 (DOI: 10.2139/ssrn.6300439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다만 구축효과가 언제나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일차의료 종사자를 조사한 한 연구는, 물질적 보상이 자율성에서 오는 열의를 갉아먹기도(구축) 하지만 경력 발전 같은 유인은 오히려 열의를 북돋기도(crowding-in)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즉 외재적 보상은 맥락에 따라 동기를 밀어낼 수도, 끌어올릴 수도 있다 (DOI: 10.21203/rs.3.rs-9143080/v1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이처럼 구축효과는 단순한 하나의 법칙이 아니며, 경제학자들은 이를 설명하려 최소 열세 가지 서로 다른 모형을 제시해 왔다 (DOI: 10.1111/joes.12606). 요점은 분명하다. 돈은 공짜로 얹히지 않는다. 때로 그것은 원래 있던 동기를 대체한다.
함정 2 — 의도치 않은 결과: 측정하는 것만 최적화된다. 인센티브를 특정 지표에 걸면, 사람들은 그 지표를 올리는 데 골몰한다 — 설령 그것이 진짜 목표를 왜곡하더라도. 스위스가 병원비 지불 방식을 진단명 기반(DRG)으로 바꾸자, 저체중 신생아의 출생 체중이 특정 기준선 근처에서 조작되는 정황이 나타났다. 한 연구는 기준선 부근 출생 체중의 14~27%가 조작된 것으로 추정했고, 금전적 유인이 클수록 이런 부정이 늘어나는 '부정의 공급곡선'까지 관찰했다 (DOI: 10.1002/hec.3991). 영국의 산과 성과급 제도를 분석한 연구는 또 다른 왜곡을 드러낸다 — 이미 성적이 좋은 병원이 다음 해에도 지원금을 받을 확률이 훨씬 높았고(0.83 대 0.54), 정작 도움이 절실한 부진한 병원은 더 뒤처졌다. 저자들은 '달성 수준'이 아니라 '개선'을 보상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DOI: 10.2139/ssrn.6443768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소매 체인 현장실험에서 점장에게 성과 대화(면담)를 시켰더니 이익이 약 7% 늘었는데, 거기에 성과급을 더하자 그 긍정적 효과가 사라졌다 — 돈이 걸리자 대화의 성격 자체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DOI: 10.1287/mnsc.2022.4431). 인센티브가 진료의 질·협력·정직한 보고처럼 여러 목표를 동시에 요구하는 일에 걸리면, 측정 가능한 것만 부풀고 나머지는 방치되는 '다중 과업'의 함정이 생긴다. 한 분석은 이런 부작용을 핵심성과지표(KPI) 제도가 흔히 실패하는 이유로 지목한다 (DOI: 10.32609/0042-8736-2020-3-28-45).
함정 3 — 지속성 부재: 인센티브를 걷으면 되돌아간다. 인센티브로 만든 변화가 인센티브가 사라진 뒤에도 남을까? 종종 그렇지 않다. 나미비아에서 벌목 결정을 다룬 현장실험은 보상·벌금 등 여러 인센티브를 준 뒤 이를 거둬들였는데, 인센티브의 효과는 제거 후 대부분 소멸했고 지속적 동기 변화의 뚜렷한 증거는 없었다. 저자들은 결과를 다른 상황에 일반화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까지 덧붙인다 (DOI: 10.1007/s10640-026-01095-0). 한 공장에서 성과급 제도를 폐지한 전후를 비교한 오래된 연구도, 인센티브 제거 후 성과가 유의하게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DOI: 10.19030/jabr.v5i3.6348). 학생에게 현금을 주어 시험 성적을 높이려는 시도들을 종합한 메타분석은, 금전 인센티브가 수학·전체 성취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지만 읽기에는 효과가 없었고 인센티브를 거둔 뒤에도 효과가 지속되는지는 결과가 엇갈렸다고 정리한다 (DOI: 10.1177/016146812012200304). 앞서 본 임신부 금연 연구에서 출산 후 금연율이 다시 떨어진 것도 같은 이야기다 (DOI: 10.24083/apjhm.v21i1.4457). 인센티브는 행동을 '빌려올' 수는 있어도, 그것을 '소유'하게 만드는 일은 훨씬 어렵다.
세 함정을 관통하는 교훈은 하나다. 인센티브는 공짜로 작동하지 않는다. 원하는 행동을 얻는 대신, 우리는 내재적 동기를, 측정되지 않는 가치를, 혹은 인센티브가 사라진 뒤의 지속성을 대가로 내줄 수 있다. 이것이 인센티브에 늘 따라붙는 트레이드오프다.
더 깊이 가려면 / 열린 질문
그렇다면 인센티브는 통하는가, 통하지 않는가? 정직한 답은 "맥락에 따라 다르다"이다. 그리고 이 '맥락 의존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인센티브를 성숙하게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인센티브 효과의 크기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는 탄력성 연구가 잘 보여 준다. 61편의 연구에서 나온 1,720개의 과세소득 탄력성 추정치를 종합한 한 메타 회귀분석은, 이 탄력성이 고정된 상수가 아니라 상황과 분석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값이며, 게다가 선택적 보고 편향(원하는 결과가 더 잘 발표되는 경향)까지 흔하다고 결론지었다 (DOI: 10.1093/ej/ueab038). "인센티브가 이만큼의 효과를 낸다"는 단정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효과가 없을 때조차 사람들은 인센티브를 과신하곤 한다. 일본에서 신체활동을 늘리려는 인센티브를 비교한 한 현장실험에서, 금전적 인센티브는 하루 걸음 수를 약 1,000보 늘린 반면 기부형 인센티브는 정밀하게 측정된 '무효과'를 보였다. 그런데도 정책 담당자들은 기부형 인센티브의 효과를 크게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arXiv:2512.24852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무엇이 통할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실제 데이터와 얼마나 어긋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인도의 한 전기차 보급 실험에서는 비용(금전) 기반 개입이 유의한 효과를 내지 못했고, 저자들은 "금전적 유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적었다 (arXiv:2601.00408 —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그렇다면 인센티브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성과급을 다룬 한 개관은 균형 잡힌 태도를 권한다. 성과급에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내재적 동기·협력·만족의 저하라는 잠재적 단점도 있으며, 어느 쪽도 연구가 압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으니 장단점을 함께 저울질하라는 것이다 (DOI: 10.1108/978-1-80686-701-120263002). 결국 인센티브의 진짜 교훈은 "돈을 걸면 사람이 움직인다"는 한 줄의 낙관이 아니다. 그보다는 모든 인센티브에는 대가가 따르며, 그 대가가 무엇인지를 미리 묻는 습관이야말로 인센티브를 다루는 첫걸음이라는 자각이다.
이 글에서 우리는 '기회비용'과 '트레이드오프'라는 말을 여러 번 스쳐 지나왔다. 사실 이 둘은 그 자체로 경제학의 또 다른 초석이다. 다음 편에서는 바로 그 이야기 — 모든 선택의 숨은 가격, 기회비용과 트레이드오프 — 를 더 깊이 파고들 것이다. 인센티브가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는가'에 관한 것이라면, 기회비용은 '그 움직임의 값을 어떻게 매길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두 개념은 한 몸처럼 맞물려 있다. 다음에 누군가 "이렇게 하면 이득"이라고 말하거든, 조용히 되물어 보아도 좋다. "그럼 그 대신 무엇을 포기하는 건가요?"
근거 논문
- "Do Conditional Cash Transfers Improve Antenatal Care Outcomes in Senegal?" (2026) — DOI: 10.2139/ssrn.6944301 — 준실험적 평가에서 CCT가 산전 진찰 횟수를 유의하게 증가.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SSRN).
- "Conditional Cash Transfers, Schooling Decisions, and Labor-Market Conditions," The World Bank Economic Review (2026) — DOI: 10.1093/wber/lhaf044 — 멕시코 PROGRESA의 취학 효과가 수출 제조업 일자리 많은 지역에서 더 약함(기회비용).
- "Conditional Cash Transfers, School Progression and Academic Achievement in Jamaica" (2025) — DOI: 10.18235/0013606 — PATH가 초·중등 이수 확률은 높였으나 학업 성취도에는 효과 없음.
- "Do Conditional Cash Transfers Reduce Fertility? Nationwide Evidence from Mexico," Population and Development Review (2023) — DOI: 10.1111/padr.12576 — Progresa가 십대 출산율을 유의하게 감소.
- "Efficacy of Financial Incentives in Aiding Smoking Cessation among Pregnant Women," Asia Pacific Journal of Health Management (2026) — DOI: 10.24083/apjhm.v21i1.4457 — 금전 인센티브가 상담 단독보다 금연에 효과적(OR≈2.59), 출산 후 금연율 하락·장기 효과 미확정.
- "Personal income tax reform in Uganda," WIDER Working Paper (2021) — DOI: 10.35188/unu-wider/2021/945-7 — 과세소득 탄력성이 선진국보다 크나 최고 구간 신설의 추가 세수가 손실을 상쇄. 동료심사 전 워킹페이퍼.
- "Decide or Default? How Defaults, Information, and Financial Incentives Influence Sustainable Delivery Choices" (2026) — DOI: 10.2139/ssrn.7154300 — 기본값이 금전 인센티브·정보보다 압도적으로 효과적.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SSRN).
- "Incentives, Commitments, and Habit Formation in Exercise," Management Science (2020) — DOI: 10.1287/mnsc.2018.3271 — 인센티브의 시간적 배치가 습관 형성에 영향, 초반 집중은 지속에 불리.
- "Vaccine Incentives Harm Intrinsic Motivation: Evidence From a Priming Experiment," Health Economics (2025) — DOI: 10.1002/hec.70061 — 금전 보상 언급이 접종 의향·안전성 인식을 낮춤(구축효과).
- "Willingness to enroll in direct load control programs" (2026) — DOI: 10.2139/ssrn.6300439 — 보상액과 참여 의향의 U자 관계, 소액 보상이 내재적 동기를 구축.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SSRN).
- "How Does Extrinsic Motivation Influence Intrinsic Motivation? … Crowding-Out and Crowding-In Effects" (2026) — DOI: 10.21203/rs.3.rs-9143080/v1 — 물질적 보상은 구축, 경력 발전은 crowding-in, 맥락 의존.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Research Square).
- "A review of behavioral economics models of the crowding-out effect," Journal of Economic Surveys (2023) — DOI: 10.1111/joes.12606 — 구축효과를 설명하는 최소 13개 모형의 개관.
- "Hospitals' behavioral response to financial incentives (SwissDRG neonatology)," Health Economics (2020) — DOI: 10.1002/hec.3991 — 기준선 부근 출생 체중의 14~27% 조작 추정, 유인이 클수록 부정 증가.
- "Equity in institutional Pay-for-Performance: the Reverse Robin Hood effect in England's Maternity Incentive Scheme" (2026) — DOI: 10.2139/ssrn.6443768 — 이미 성적 좋은 병원이 계속 유리(0.83 대 0.54), '개선'을 보상할 필요.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SSRN).
- "Performance pay and performance reviews in a retail chain field experiment," Management Science (2023) — DOI: 10.1287/mnsc.2022.4431 — 성과 면담은 이익 약 7%↑, 성과급을 더하자 그 효과 소멸.
- "KPI and negative contract externalities," Voprosy Ekonomiki (2020) — DOI: 10.32609/0042-8736-2020-3-28-45 — 다중 과업 도덕적 해이가 KPI 실패의 원인.
- "Introducing and Terminating Monetary Incentives in Non-Regenerating Forests," Environmental and Resource Economics (2026) — DOI: 10.1007/s10640-026-01095-0 — 인센티브 효과가 제거 후 대부분 소멸, 일반화 주의.
- "Removal of a pay incentive: a field study," Journal of Applied Business Research (2011) — DOI: 10.19030/jabr.v5i3.6348 — 성과급 폐지 후 성과 유의하게 하락.
- "Meta-analysis of student-level financial incentives on test performance," Teachers College Record (2020) — DOI: 10.1177/016146812012200304 — 수학·전체 성취엔 긍정, 읽기엔 무효과, 제거 후 지속성 엇갈림.
- "The elasticity of taxable income: a meta-regression analysis," The Economic Journal (2021) — DOI: 10.1093/ej/ueab038 — 탄력성은 상수가 아니라 맥락·방법 의존, 선택적 보고 편향 존재.
- "Scaling Charitable Incentives: Policy Selection, Beliefs, and Evidence from a Field Experiment" (2025) — arXiv:2512.24852 — 금전 인센티브는 걸음 수 약 1,000보↑, 기부형은 무효과, 담당자들은 기부형을 과대평가.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 "Effect of Informational Interventions on EV Adoption Intention" (2026) — arXiv:2601.00408 — 비용(금전) 기반 개입은 무효, 금전적 유인만으로는 불충분. 동료심사 전 프리프린트.
- "Pay for Performance / Merit Pay" (2026) — DOI: 10.1108/978-1-80686-701-120263002 — 성과급의 장점과 내재적 동기·협력 저하라는 단점을 함께 저울질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