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peris 아티클
금융의 판도를 바꾼 방정식 — 블랙-숄즈 모델의 탄생과 위기
브라운 운동에서 시작해, 옵션 거래를 키우고, 위기 속에서 한계를 드러낸 한 공식의 궤적
금융의 판도를 바꾼 방정식 — 블랙-숄즈 모델의 탄생과 위기
왜 알아야 하나
주식을 정해 둔 날에 정해 둔 가격으로 살 권리, 또는 팔 권리를 옵션이라 합니다. 정해 둔 날은 만기, 정해 둔 가격은 행사가격(strike price)이라 부릅니다. 살 권리는 콜옵션, 팔 권리는 풋옵션이며, 옵션이 걸려 있는 주식 같은 자산을 기초자산이라 합니다. 이런 권리를 사고파는 시장이 옵션 시장입니다.

그런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권리에 오늘 얼마를 매겨야 할까요. 이 물음은 오랫동안 감(感)과 배짱의 영역이었습니다. 옵션 거래는 점잖은 투자라기보다 도박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1973년, 이 판단이 뒤집혔습니다.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 그리고 그 이론을 함께 완성한 로버트 머튼이 옵션 가격을 계산하는 하나의 공식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이 블랙-숄즈-머튼(Black-Scholes-Merton) 공식은 옵션 가격 매기기를 "도박"에서 "과학적 위험 관리"로 바꿔 놓았습니다. 곧이어 옵션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DOI: 10.1177/29767032231211902). 발표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 모델은 주식·채권·외환·상품·신용에 이르기까지 시장 곳곳의 위험 관리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DOI: 10.1142/s2010139225400063).
그런데 이 방정식의 이야기는 승리담만은 아닙니다. 이 공식을 함께 만든 두 노벨상 수상자가 파트너로 참여한 헤지펀드가 1998년에 무너졌습니다.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다양한 전략으로 굴리는 펀드입니다. 시장은 그 뒤로도 몇 번이나 이 모델의 가정이 실제와 어긋나는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이 글은 하나의 수학적 아이디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어떻게 거대한 시장을 열었는지, 왜 위기의 한복판에서 자기 한계를 드러냈는지를 시간순으로 따라갑니다. 출발점은 주가의 무작위한 움직임을 다룬 수학입니다. 블랙-숄즈를 안다는 것은 그 공식의 우아함과 그 가정의 취약함을 함께 아는 것입니다.
출발점: 옵션 가격을 어떻게 매기나
블랙-숄즈 이전에도 사람들은 옵션을 사고팔았습니다. 양차 대전 사이 상품(원자재) 옵션 시장을 분석한 한 경제사 연구에 따르면, 공식이 없던 시절의 거래자들도 나름대로 "적정" 가격을 짐작했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블랙-숄즈-머튼 모델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시장 환경이 바뀌면 가격을 직관적으로 조정했을 수 있습니다. 그 가격은 훗날의 이론값에, 앞선 연구들이 시사한 것보다 가까웠습니다 (DOI: 10.1111/ehr.12935). 이 글은 이를 이렇게 읽습니다. 문제는 "가격을 전혀 몰랐다"가 아니라 "왜 그 가격인지를 설명할 원리가 없었다"였습니다.
그 원리의 씨앗은 뜻밖에도 20세기가 막 열린 때의 한 박사논문에 있었습니다. 프랑스 수학자 루이 바슐리에는 1900년 학위논문에서 주가의 움직임을 무작위한 브라운 운동으로 모델링했습니다.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은 다음에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는 무작위 운동입니다.
그의 생애는 쓸쓸한 이야기로 남았습니다 (DOI: 10.37282/991819.19.84). 그의 아이디어가 금융의 심장부로 돌아오기까지는 70년이 더 걸렸습니다.
전환점 1973: 세 사람과 하나의 방정식
블랙과 숄즈가 풀려던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었습니다. 옵션의 가치는 미래 주가가 어떻게 될지에 달려 있는데,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요.
이들의 돌파구는 무차익거래(no-arbitrage)라는 발상이었습니다. 차익거래는 위험 없이 공짜로 이익을 얻는 거래이고, 무차익거래는 그런 기회가 시장에 남아 있지 않다는 전제입니다. 옵션과 그 기초자산(주식)을 특정 비율로 조합하면,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순간적으로는 위험이 상쇄되는 포트폴리오(여러 자산을 묶은 꾸러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위험이 사라진 포트폴리오는 무위험 이자율, 곧 위험 없는 자산이 주는 이자만큼만 벌어야 합니다. 그보다 더 벌 수 있다면 공짜 차익거래 기회가 생기고, 시장은 그 기회를 즉시 지워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 "위험 없는 수익은 존재할 수 없다"는 원칙이 현대 금융공학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DOI: 10.1093/actrade/9780198787945.003.0003).

이 조합 비율을 시간에 따라 계속 조정하며 위험을 없애는 기법이 동적 헤징(dynamic hedging)입니다. 헤징은 한쪽에서 생길 손실을 반대쪽 포지션으로 막는 일입니다. 동적 헤징은 옵션을 주식과 채권으로 "복제"하는 자기복제 헤지 전략이기도 합니다 (DOI: 10.31410/eraz.2024.157).
이 직관을 엄밀한 방정식으로 세우려면 확률미적분학, 곧 무작위로 움직이는 양을 미분·적분하듯 다루는 수학의 핵심 도구인 이토 보조정리(Itô's lemma)가 필요했습니다. 무작위하게 요동치는 주가를 미분하듯 다루게 해 주는 도구입니다. 이 도구 덕분에 옵션 가격이 만족해야 할 편미분방정식(변화율끼리의 관계를 적은 방정식)과 그 해, 곧 공식이 유도되었습니다 (DOI: 10.61173/b0jadz18; DOI: 10.47086/pims.956201).
여기서 로버트 머튼의 기여가 결정적이었습니다. 머튼은 연속시간 확률모형(이토 미적분)을 가계의 소비·투자 결정 이론에 도입하고 동적 헤징을 정식화했습니다. 연속시간은 시간을 끊김 없이 흐르는 것으로 다루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머튼은 완전시장 균형 이론과 개인 재무설계의 현실 사이에 다리를 놓았습니다.
값이 다른 자산의 가격에서 나오는 금융상품을 파생상품(derivative)이라 하며, 옵션이 대표적입니다. 1997년 머튼과 숄즈는 "파생상품 가치를 결정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DOI: 10.1146/annurev-financial-100520-074656). (피셔 블랙은 1995년에 세상을 떠나, 노벨상은 사후 수여되지 않는 규정 탓에 함께 받지 못했습니다.)
우연이라기엔 절묘하게도, 공식이 발표된 1973년 바로 그해에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때부터 표준화된 옵션이 처음으로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론과 시장이 같은 해에 만난 것입니다.
패러다임 변화: 파생상품 시장의 폭발
블랙-숄즈가 바꾼 것은 옵션 하나의 가격이 아니라, 금융을 다루는 방식 자체였습니다. 옵션 가격이 "감"이 아니라 "계산"의 대상이 되자, 거래는 안심하고 규모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모델은 단순히 우세한 옵션 가격모형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금융 이론·기관·기업재무를 다루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고, 오늘날 시장 전반의 위험 관리에서 그 쓰임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DOI: 10.1142/s2010139225400063).
이 발상은 옵션을 넘어 확장되었습니다. 머튼은 옵션가격 이론을 일반화해 조건부청구권 분석(Contingent Claims Analysis)을 만들었습니다. 조건부청구권은 어떤 조건이 충족될 때만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이 분석은 기업의 부채나 정부 보증 같은 온갖 청구권을 "옵션처럼" 평가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DOI: 10.1146/annurev-financial-100520-074656). 옵션 가격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확률미적분·헤지 개념은 그 자체로 하나의 학문, 즉 금융수학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DOI: 10.61173/b0jadz18).
모델은 뜻밖의 선물도 남겼습니다. 변동성은 주가가 얼마나 크게 출렁이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공식을 거꾸로 풀면, 시장 가격이 지금 얼마만큼의 변동성을 "예상"하고 있는지를 역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 가격에서 거꾸로 구한 변동성이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입니다. 내재변동성은 미래를 가늠하는 예측 도구이자 위험·포트폴리오 관리의 잣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DOI: 10.54254/2754-1169/17/20231048).
한 실증연구가 이 차이를 숫자로 보여 줍니다. 한 미국 기업(EA)의 콜옵션 자료로 옵션 가격을 매길 때, 과거 데이터로 계산한 변동성을 쓰면 평균 오차가 42.46%였습니다. 시장이 내재한 변동성을 쓰면 오차가 9.17%로 크게 줄었습니다 (DOI: 10.54254/2754-1169/2024.18703). 시장은 이제 공식이 뱉어낸 숫자를 통해 자기 자신의 불안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첫 균열: 웃지 않아야 할 곳에서 나타난 미소
블랙-숄즈 공식은 하나의 핵심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어떤 옵션이든 그 기초자산의 변동성은 동일한 하나의 값이라는 것입니다. 이 가정이 옳다면, 만기가 같은 옵션들의 내재변동성을 행사가격별로 그려 볼 때 평평한 직선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의 그래프는 평평하지 않습니다. 양쪽 끝이 올라간 미소(smile) 혹은 한쪽으로 기운 왜곡(skew) 모양을 그립니다. 이 변동성 미소는 공식의 이상적 가정이 실제 시장과 어긋난다는 증거입니다 (DOI: 10.54691/bcpbm.v38i.4314).

이 균열이 뚜렷해진 데에는 극적인 계기가 있습니다. 1987년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폭락한 "블랙 먼데이"입니다. 이 사건 이후 전 세계 옵션시장에는 영구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전까지 잘 보이지 않던 내재변동성 왜곡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변화에는 델타 헤지가 얽혀 있습니다. 델타는 기초자산 가격이 움직일 때 옵션 가치가 따라 움직이는 정도입니다. 델타 헤지는 이 정도에 맞춰 기초자산을 반대 방향으로 들고 있어서, 가격 방향에서 오는 위험을 없애려는 헤지입니다. 한 분석은 이 변화를 델타 헤지에 대한 투자자 인식의 변화로 설명합니다. 이 분석에 따르면 붕괴 이전 투자자들은 "델타 헤지된 포트폴리오는 무위험"이라고 은연중에 믿었습니다. 폭락으로 포트폴리오 보험 방식의 델타 헤지가 처참하게 실패하자 "델타 헤지된 포트폴리오도 위험하다"는 교훈이 각인되었고, 이 자각이 왜곡된 변동성 곡선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DOI: 10.3934/qfe.2022021). 한편 한 논문은 변동성 미소가 단순한 계산 오류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변동성과 가격 변화가 시장의 불균형을 통해 서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실재하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DOI: 10.54946/wilm.11108).
실제 시장에서 가정이 깨지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한 논문은 모델의 이상적 가정 때문에 시장 가격과 괴리가 생긴다는 전제 아래, 합성 자료를 쓴 시뮬레이션으로 변동성 미소를 다룹니다. 이 논문은 주식 수익의 성장률이 미소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DOI: 10.54254/2754-1169/2024.18702).
제도적 제약도 가정을 무너뜨립니다. 공매도(short selling)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팔았다가 나중에 사서 갚는 거래입니다. 공매도가 금지된 중국 시장을 미국·인도와 비교한 연구는, 공매도 제한이 블랙-숄즈의 전제(마찰 없는 거래, 자유로운 공매도)를 위반해 체계적인 가격 오류를 낳는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DOI: 10.54254/2754-1169/2026.bj30805). 마찰 없는 거래는 거래비용이나 제한이 없는 거래를 말합니다.
중국 리테일(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거래량으로 가중한 평균 절대 표본외 오차가 옵션 프리미엄의 12.03%였습니다. 표본외 오차는 모델을 만들 때 쓰지 않은 새 자료에 적용해 잰 오차이고, 옵션 프리미엄은 옵션의 가격입니다. 이 연구는 모델만 믿고 투자 결정을 내리면 성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DOI: 10.24135/afl.v11i.589).
변동성이 낮은 한 시장에서는 모델이 작동하지 않기도 합니다. 가나 증권거래소의 28개 종목에 공식을 적용한 한 연구에서, 18개 종목의 콜옵션 가치가 0으로 계산되었고 콜·풋 모두 값이 나온 곳은 7개뿐이었습니다. 저자들은 21개 회사가 파생상품 기초자산이 되기 어렵다고 결론짓고 원인을 낮은 변동성으로 봅니다 (DOI: 10.14738/abr.105.12350).
위기: 노벨상 수상자들의 펀드가 무너지다
가정의 취약함이 이론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현실의 재난이 된 사건이 1998년에 일어났습니다.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라는 헤지펀드였습니다. 이 펀드에는 블랙-숄즈-머튼 공식을 만든 바로 그 마이런 숄즈와 로버트 머튼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노벨상을 받은 지 1년 만이었습니다.
LTCM은 정교한 모델과 막대한 차입, 곧 레버리지에 기대어 시장의 작은 가격 괴리에서 수익을 짜냈습니다. 레버리지는 빌린 돈으로 투자 규모를 키우는 일이며, 이익과 손실을 함께 키웁니다. 그러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1998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나라가 빚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는 일)이 겹쳤습니다. 여기에 펀드가 떠안은 과도한 위험이 더해져 펀드는 붕괴했습니다 (DOI: 10.58830/ozgur.pub483.c1987). 이 사례는 레버리지가 큰 펀드의 위험을 잘 관리해야 함을 보여 준다고 평가됩니다.
LTCM 사례를 케인스와 민스키의 시각에서 되짚은 한 연구는 이 사건의 교훈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이론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모델 가정은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이 점이 무시되면 금융 충격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DOI: 10.21301/eap.v14i1.13).
여기서 정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블랙-숄즈 하나의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금융사(史)를 분석한 한 워킹페이퍼(2026)는 금융 모델 일반의 맹점을 지적합니다. 모델은 흔히 안정적이고 관측 가능한 환경에 맞춰 보정되기 때문에,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드문 극단 사건에서 가장 믿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DOI: 10.2139/ssrn.6622980). 보정은 모델의 값을 관측된 자료에 맞추는 일입니다.
2008년 위기와 관련해서는 신용파생상품, 곧 대출이나 채권의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상품의 가격에 쓰인 가우스 코퓰러(Gaussian copula) 모델이 흔히 거론됩니다. 한 논평은 블랙-숄즈는 "좋은" 도구이고 가우스 코퓰러는 그렇지 않다고 대비합니다. 그러면서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차이, 일에 맞는 도구를 고르는 일의 중요성을 짚습니다 (DOI: 10.54946/wilm.12226).
흔한 오해와 정직한 한계
블랙-숄즈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는 "정밀한 공식이니 정답을 준다"는 믿음입니다. 공식의 아름다움과 그 가정의 현실성은 별개입니다. 모델이 딛고 선 전제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한계가 분명해집니다.
정규분포 가정. 공식은 주가 수익률(가격이 오르내린 비율)이 무작위 보행을 따르며 대체로 정규분포에 가깝게 움직인다고 가정합니다 (DOI: 10.1177/29767032231211902). 무작위 보행은 다음 움직임이 직전 움직임과 무관하게 정해지는 움직임이고, 정규분포는 대부분이 평균 근처에 몰리고 극단은 드문 종 모양의 분포입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 수익률은 정규분포보다 꼬리가 두껍습니다. 꼬리가 두껍다는 것은 폭락·폭등 같은 극단이 이론이 예측하는 것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앞서 본 LTCM의 붕괴도 모델이 드문 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문제와 닿아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일정한 변동성 가정. 변동성이 만기·행사가격과 무관하게 하나의 값이라는 전제는, 앞서 본 변동성 미소로 정면 반박됩니다 (DOI: 10.54691/bcpbm.v38i.4314). 현실의 변동성은 시간에 따라, 그리고 옵션마다 달라집니다.
연속 헤징과 무마찰 시장 가정. 공식의 증명은 언제든 거래비용 없이 주식과 옵션을 사고팔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DOI: 10.1177/29767032231211902). 실제로는 거래비용이 있고, 시장은 24시간 열려 있지 않으며, 급락장에서는 원하는 가격에 팔 수도 없습니다. 공매도 금지 같은 제도적 마찰도 이 전제를 깹니다 (DOI: 10.54254/2754-1169/2026.bj30805). 완벽하게 연속적인 헤징은 이론 속에서만 가능합니다.
이 한계들이 말해 주는 것은, 블랙-숄즈가 시장의 "진실"을 기술하는 물리 법칙이 아니라 유용한 근사라는 사실입니다. 근사는 정확하지는 않아도 쓸 만하게 가까운 값을 뜻합니다. 모델을 물리 법칙처럼 맹신하는 순간, 특히 드문 극단 사건을 "일어나지 않는다"고 취급하는 순간 위험은 조용히 쌓이다 한꺼번에 터집니다 (DOI: 10.2139/ssrn.6622980). 이 글은 공식의 진짜 위험이 공식 안보다 그것을 쓰는 사람의 과신에 있다고 읽습니다.
그래도 왜 여전히 쓰이나
가정이 이렇게 많이 깨지는데도 블랙-숄즈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업계 표준으로 살아남았습니다 (DOI: 10.1177/29767032231211902). 왜일까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가정이 깨지는 곳에서도 공식이 꽤 잘 맞는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유도는 강한 통계적 가정에 기대지만, 실제로는 좋은 가격 추정을 준다는 것입니다. 한 논문은 실질적 가정이 "척도 불변성(scale-invariance)"뿐인 유도를 제시합니다. 척도 불변성은 단위나 규모를 바꿔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 대칭성입니다. 저자들은 이를 강한 가정 없이도 방정식이 통하는 이유로 봅니다 (DOI: 10.1142/s0218488520400012). 아직 심사 전 프리프린트이지만, 수익률의 분포를 몰라도 같은 형태의 공식을 얻는다고 주장하는 논문도 있습니다. 변동성과 금리가 무작위로 변하는 경우(확률변동성·확률금리)를 허용해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DOI: 10.32388/tl11vf).
둘째, 학술 논의에서는 이미 이 한계를 다루는 확장이 이뤄졌습니다. 확률변동성·점프(가격이 갑자기 튀는 움직임)·시장의 불완전성 같은 요소를 모델에 넣는 식입니다 (DOI: 10.31410/eraz.2024.157). 위기 때는 대안 모델로 갈아타기도 합니다. 2020년 코로나 국면과 그해 4월 유가 선물의 마이너스 가격 사태 때, 주요 시장은 음의 행사가격도 다룰 수 있는 바슐리에 모델로 잠시 옮겨 갔습니다 (DOI: 10.1057/s41283-025-00160-0). 바슐리에가 100여 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것입니다. 다만 이 논문은 미국 주가지수 옵션에서 두 모델의 예측력에 통계적 차이가 없다고 보고합니다.
셋째,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 이 글은 블랙-숄즈를 정답표보다 공통 언어에 가깝다고 읽습니다. 내재변동성은 미래를 가늠하는 예측 도구이자 위험·포트폴리오 관리의 잣대로 쓰입니다 (DOI: 10.54254/2754-1169/17/20231048). 그 덕분에 시장 참여자들은 "이 옵션은 이만큼의 불확실성을 가격에 담고 있다"를 같은 눈금으로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틀린 가정 위에 서 있어도 모두가 같은 틀로 대화한다는 점이 이 모델이 살아남은 한 이유로 보입니다.
더 깊이 가려면
블랙-숄즈의 궤적은 하나의 교훈으로 수렴합니다. 강력한 모델일수록, 그 가정이 언제 깨지는지를 아는 사람만이 안전하게 쓸 수 있습니다. 바슐리에의 잊혀진 논문에서 출발해(DOI: 10.37282/991819.19.84), 1973년 세 사람의 손에서 도박을 과학으로 보게 만들고(DOI: 10.1177/29767032231211902), 옵션 거래를 폭발적으로 늘리고(DOI: 10.1177/29767032231211902), 1987년의 미소와 1998년의 붕괴에서 자기 한계를 드러낸(DOI: 10.3934/qfe.2022021; DOI: 10.21301/eap.v14i1.13) 이 방정식의 역사는, 곧 현대 금융이 자기 자신을 얼마나 믿어야 하는지를 배워 온 역사이기도 합니다.
모델과 시장의 관계를 더 파고들고 싶다면, 금융사가 왜 통계적 빈도가 아니라 반복되는 구조적 패턴에서 위험을 읽어야 하는지를 논한 연구가 좋은 다음 걸음입니다 (DOI: 10.2139/ssrn.6622980). 공식이 강한 가정 없이도 왜 잘 작동하는지, 그 견고함의 수학적 뿌리가 궁금하다면 대칭성 기반 유도가 다음 걸음이 됩니다 (DOI: 10.1142/s0218488520400012). 결국 블랙-숄즈가 남긴 진짜 유산은 하나의 공식이 아니라, "시장의 불확실성을 계산 가능한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대담한 믿음과 — 그 믿음을 어디까지 밀어붙여도 되는지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겸손입니다.
근거 논문
- "The Black–Scholes–Merton OPM 50 Years Later," The Quarterly Journal of Finance (2025) — DOI: 10.1142/s2010139225400063 — 발표 50년, 금융 이론·기관·기업재무를 근본적으로 바꾼 혁명, 시장 전반 위험 관리에서의 편재성, CCA.
- "Quantum Uncertainty and the Black-Scholes Formula," Quantum Economics and Finance (2024) — DOI: 10.1177/29767032231211902 — 1973년 옵션 가격을 합리적·객관적 기반 위에 올림, 도박→과학적 위험 관리로의 인식 전환, 옵션 거래 폭증, 무작위보행·일정변동성·무거래비용 가정과 미소.
- "A comparative analysis of option pricing models: Black–Scholes, Bachelier, and artificial neural networks," Risk Management (2025) — DOI: 10.1057/s41283-025-00160-0 — 1973년 이래 실무 표준, 2020년 코로나·4월 유가 마이너스 사태에서 음의 행사가 허용 위해 바슐리에 모델로 일시 전환.
- "Option Pricing Models: The Evolution of the Black-Scholes-Merton Model," ERAZ (2024) — DOI: 10.31410/eraz.2024.157 — 가정·장점(변동성 추정·자기복제 헤지)·한계(일정 변동성·완전시장), 확률변동성·점프·시장불완전성으로의 확장.
- "A Study of Black-Scholes-Merton Model," Finance & Economics (2024) — DOI: 10.61173/b0jadz18 — 확률적분·이토 정리로부터의 유도, 금융수학이라는 학문의 성장을 이끔.
- "Robert C. Merton and the Science of Finance," Annual Review of Financial Economics (2020) — DOI: 10.1146/annurev-financial-100520-074656 — 연속시간 확률모형(이토 미적분)·동적 헤징, 1997년 노벨상, 조건부청구권 분석(CCA)·금융공학.
- "Commodity option pricing efficiency before Black, Scholes, and Merton," The Economic History Review (2019) — DOI: 10.1111/ehr.12935 — 양차 대전 사이 상품 옵션 거래자들이 BSM 이전에도 직관적으로 '적정' 가치에 근접.
- "On Louis Bachelier," Inference (2019) — DOI: 10.37282/991819.19.84 — 바슐리에의 유일하게 남은 기여인 학위논문과 쓸쓸한 생애.
- "Redde Rationem: Keynes, Minsky and the Collapse of Long-Term Capital Management Twenty Years Later," Issues in Ethnology and Anthropology (2019) — DOI: 10.21301/eap.v14i1.13 — LTCM 파산 사례로 본 현대 금융이론의 오류, 모델 가정의 현실성 부재와 반복되는 금융 충격.
- "Hedge Fonlar ve Long Term Capital Management Örnek Olayı" (2024) — DOI: 10.58830/ozgur.pub483.c1987 — 고레버리지 헤지펀드 LTCM의 1998년 실패, 1997 아시아·1998 러시아 위기의 복합 압력.
- "Financial market disruption and investor awareness: the case of implied volatility skew," Quantitative Finance and Economics (2022) — DOI: 10.3934/qfe.2022021 — 1987년 폭락 이후 전 세계 옵션시장의 영구적 변화, 내재변동성 왜곡의 등장, '델타 헤지된 포트폴리오도 위험하다'.
- "Keep on smiling: Market imbalance, option pricing, and the volatility smile," Wilmott (2023) — DOI: 10.54946/wilm.11108 — 변동성 미소는 시장 불균형을 통해 변동성과 가격변화가 연결되는 '실재' 현상.
- "A Study of Option Pricing Models with Market Price Adjustments: Empirical Analysis Beyond the Black-Scholes Model," AEMPS (2024) — DOI: 10.54254/2754-1169/2024.18702 — 1973년 블랙·숄즈 공식, 금융 이론의 초석, 이상적 가정에서 오는 실증적 괴리와 변동성 미소.
- "The Progress of Black-Scholes Model and Black-Scholes-Merton Model," BCP Business & Management (2023) — DOI: 10.54691/bcpbm.v38i.4314 — 1973년 BS 제안·머튼의 BSM 수정, 이상적 가정에서 비롯된 한계(변동성 미소)와 확장.
- "Limitations of the Black-Scholes Model in China: Short-Selling Constraints...," AEMPS (2025) — DOI: 10.54254/2754-1169/2026.bj30805 — 공매도 금지가 무마찰·자유공매도 전제를 위반해 체계적 가격 오류 유발, 미·인도와의 제도 비교.
- "Is the Black–Scholes Model Good Enough for Retail Investors in China?," Applied Finance Letters (2022) — DOI: 10.24135/afl.v11i.589 — 표본외 절대오차 프리미엄의 12.03%, 모델 단독 의존의 위험.
- "Assessing the Accuracy of Implied Volatility and Historical Volatility in the Black Scholes Merton Model," AEMPS (2024) — DOI: 10.54254/2754-1169/2024.18703 — 내재변동성 사용 시 평균오차 9.17% vs 과거변동성 42.46%.
- "The Nexus Between Black-Scholes-Merton Option Pricing and Risk: A Case of Ghana Stock Exchange," Archives of Business Research (2022) — DOI: 10.14738/abr.105.12350 — 저변동성 탓에 28개 중 18개 종목 콜옵션 가치 0, 파생 기초자산 불가.
- "Applied Financial History: Expanding the Vision of Modern Finance" (2026) — DOI: 10.2139/ssrn.6622980 — 안정적 환경에 보정된 모델이 드문 극단 사건에서 가장 취약, 위험의 점진적 축적(drift)이라는 구조적 맹점.
- "Why Black-Scholes Equations Are Effective Beyond Their Usual Assumptions: Symmetry-Based Explanation," IJUFKS (2020) — DOI: 10.1142/s0218488520400012 — 강한 통계 가정 없이 척도 불변성만으로 재유도 가능, 가정 밖에서도 유효한 이유.
- "Relaxing the Black-Scholes Assumptions Without Changing the Price Formula" (2023) — DOI: 10.32388/tl11vf — 수익률 분포를 몰라도, 확률변동성·확률금리를 허용해도 고전 공식과 동일한 형태 유지.
- "The classical theory of option pricing," Mathematical Finance: A Very Short Introduction (2019) — DOI: 10.1093/actrade/9780198787945.003.0003 — 무차익거래 가격결정 이론, 이항·연속시간 모형, 블랙-숄즈 공식과 자산가격결정 기본정리.
- "Derivation of Black-Scholes Equation Using Itô's Lemma," Proceedings of International Mathematical Sciences (2021) — DOI: 10.47086/pims.956201 —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 방정식, 헤지 포지션을 통한 위험 제거, 이토 보조정리 기반 유도.
- "Why the Black-Scholes Model is Good and the Gaussian Copula is Not," Wilmott (2026) — DOI: 10.54946/wilm.12226 —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차이, 올바른 도구를 올바른 자리에 쓰는 문제.
- "Research on the Development of Implied Volatility in Option Pricing," AEMPS (2023) — DOI: 10.54254/2754-1169/17/20231048 — 옵션·옵션가격모형의 역사와 내재변동성의 두 기능(미래 예측·위험/포트폴리오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