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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 회사가 주식을 더 찍으면 내 몫은 어떻게 되나

조각이 늘면 새 조각을 사지 않은 주주의 몫은 비율로 줄고 회사 금고에는 대금이 들어옵니다. 새 조각을 누가 먼저 사느냐로 방식이 갈리고, 그 공시에 대한 반응은 방식과 기간에 따라 달랐습니다

🌱첫걸음✦AI 생성경제·금융 · 2026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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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 회사가 주식을 더 찍으면 내 몫은 어떻게 되나

조각 100개짜리 회사가 조각을 더 만듭니다

「주식 — 조각을 갖는다는 말은 무엇을 갖는다는 뜻인가」에서 본 회사를 다시 불러오겠습니다. 회사는 조각 100개로 나뉘어 있고, 나는 그중 10개를 가져 내 몫은 10분의 1입니다. 조각마다 표가 하나씩 붙고, 회사가 빚을 다 갚고 줄 끝에 남는 것에 대한 몫도 조각 수만큼 붙습니다.

어느 날 이 회사가 소식을 냅니다. 조각 20개를 새로 만들어 돈을 받고 팔겠다는 소식입니다. 내 손의 10개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조각 주인에게는 물음이 셋 생깁니다. 조각이 늘면 내 몫은 어떻게 되는가. 새 조각은 누가, 어떤 조건으로 사는가. 그리고 이런 소식을 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여 왔는가.

이 글은 주식(share)이 거래되는 한국 회사와, 회사가 이런 소식을 알리는 한국의 규칙을 놓고 씁니다. 인용하는 연구 가운데 한국 밖을 보았거나, 연구 요약(초록)이 어느 나라 자료인지 밝히지 않은 것은 그 자리에서 밝힙니다. 국내 학술지에 실렸지만 초록에 나라가 따로 적히지 않은 연구에는 「국내 학술지」라고 붙입니다. 그리고 어떤 회사, 어떤 시점에 대해서도 값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장치가 어떻게 생겼는지와 연구가 무엇을 쟀는지까지만 씁니다.

오후 햇살이 드는 목공방. 긴 작업대 위에 가게 그림을 이루는 나무 퍼즐 조각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작업대 끝에서 목수가 옅은 색 판재로 새 조각들을 깎고 있다. 앞쪽에서 겨자색 카디건을 입은 사람이 손바닥에 조각 몇 개를 올린 채 새 조각이 만들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조각이 늘면 내 몫은

조각이 120개가 되면 내 10개는 10분의 1에서 12분의 1이 됩니다. 조각 하나에 표 하나가 붙는 보통의 경우라면 표도 같은 비율로 줄어, 100장 가운데 10장이던 내 표가 120장 가운데 10장이 됩니다. 내가 내놓은 것은 없는데 비율이 줄었습니다.

타일 격자 두 개를 나란히 놓은 도판. 왼쪽은 조각 100개 가운데 윗줄 10개가 내 조각으로 칠해진 10×10 격자로, 10분의 1이다. 오른쪽은 같은 100개 아래에 점선으로 새로 만든 조각 20개가 두 줄 더해진 120개 격자로, 내 조각 10개는 그대로인데 12분의 1이다. 내가 내놓은 것은 없는데 비율이 줄었다.

회사가 주식을 새로 찍어 그 대금을 받고 파는 일, 이것을 유상증자(seasoned equity offering)라고 합니다. 돈을 받고 판다는 점에서 「유상」입니다. 그때 새로 찍어 내는 주식이 신주(new share)입니다. 새로 만든 조각 20개가 신주입니다.

조각 수가 늘어 이미 가진 사람의 몫이 비율로 줄어드는 것, 이것을 희석(dilution)이라고 합니다. 10분의 1이 12분의 1이 된 일이 희석입니다.

희석과 같은 순간에, 새 조각을 판 대금이 회사 금고로 들어옵니다. 이 돈은 빌린 돈과 달리 돌려줄 액수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빚을 다 갚고 줄 끝에 남는 것, 곧 조각 주인들이 나눠 갖는 쪽에 보태집니다. 그 남는 것을 이제 120개가 나눕니다.

그래서 조각 하나에 돌아가는 몫은 두 변화 사이에서 정해집니다. 나누는 조각이 늘었고, 나눌 것도 늘었습니다. 새 조각 하나가 들여온 돈이 원래 조각 하나에 담긴 몫보다 많으면 조각 하나의 몫은 커지고, 적으면 작아집니다.

수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회사에 담긴 몫 전체를 100이라고 하면 조각 하나에 1씩 담겨 있습니다. 새 조각 20개가 20을 들여오면 120을 120개가 나눠 조각 하나에 여전히 1입니다. 30을 들여오면 130을 120개가 나눠 1보다 커지고, 10을 들여오면 110을 120개가 나눠 1보다 작아집니다. 새 조각을 어떤 조건에 파느냐가 기존 주주(shareholder)에게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블록 기둥 세 개를 나란히 세운 도판. 아래쪽 원래 담긴 몫 100은 세 기둥 모두 같고, 그 위에 새 조각 20개가 들여온 것이 10, 20, 30으로 다르게 얹혀 있다. 110을 120개가 나누면 조각 하나에 1보다 작고, 120이면 1 그대로, 130이면 1보다 크다. 새 조각을 어떤 조건에 파느냐가 기존 주주에게 중요한 까닭이다.

금고에 들어온 돈이 곧바로 다 쓰이지는 않습니다. 국내 상장기업은 증자로 모은 돈의 평균 36.5%를 그해 현금으로 두었고, 그해 회사 전체 재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올랐습니다 (KCI ART002876378 · 국내 상장기업).

왜 쌓아 두는지에 대한 설명 셋 가운데 둘은 지지됐습니다. 앞으로 커질 사업을 뒷받침하려고 쌓아 둔다는 설명과, 벌어들이는 돈이 들쭉날쭉한 회사가 대비해 둔다는 설명입니다. 나머지 하나, 주가가 일시적으로 높을 때를 이용하려는 증자일수록 더 많이 쌓아 둔다는 설명은 지지되지 않았습니다. 지지되지 않은 것은 그런 증자와 쌓아 두는 양 사이의 연결입니다. 그런 증자가 있는지 자체는 이 연구가 묻지 않았습니다.

조각이 늘면 표와 남는 것에 대한 몫은 비율로 줄고, 회사 금고에는 대금이 들어옵니다. 조각 하나의 몫이 커지는지 작아지는지는 새 조각을 판 조건에 달려 있습니다.

새 조각은 누가 먼저 사나

새 조각 20개에는 아직 주인이 없습니다. 누구에게 먼저 파느냐에 따라 방식이 셋으로 갈립니다.

이미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가진 몫만큼 먼저 살 권리를 주는 방식, 이것을 주주배정(rights offering)이라고 합니다. 조각 10개를 가진 나에게는 새 조각 20개 가운데 2개를 먼저 살 자리가 옵니다. 그 자리를 다 쓰면 나는 120개 가운데 12개를 가져 몫이 10분의 1 그대로입니다. 비율을 지키려면 그만큼 돈을 더 넣어야 합니다.

새로 찍는 주식을 정해진 값에 살 수 있는 그 권리를 신주인수권(subscription right)이라고 합니다. 내 앞에 온 2개의 자리가 신주인수권입니다.

기존 주주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어 두고 파는 방식, 이것을 일반공모(public offering)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먼저 살 자리가 없어서, 이미 가진 사람도 남과 같은 조건으로 삽니다. 특정한 상대를 정해 그쪽에만 새 조각을 넘기는 방식을 제3자배정이라고 합니다. 이때 새 조각은 회사가 고른 상대에게 가고, 내 비율은 줄어듭니다.

새 조각의 값은 값을 정할 무렵의 시세보다 낮게 정해지곤 합니다. 새 주식에 매기는 값을 시세보다 낮춰 정하는 것, 이것을 발행가 할인(offer price discount)이라고 합니다. 같은 20개를 팔아도 할인이 크면 금고에 들어오는 돈이 적습니다. 주주배정에서는 그 할인된 값에 살 자리가 기존 주주에게 먼저 옵니다.

먼저 살 자리를 받고도 쓰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살 권리를 받고도 사지 않아 주인을 찾지 못한 주식, 이것을 실권주라고 합니다. 주주배정으로 먼저 팔고, 그러고도 남은 실권주를 누구에게나 여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식의 이름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입니다.

이 방식의 증자에서는 할인을 얼마나 크게 했느냐가 주주의 부, 곧 주주가 가진 주식의 값을 크게 좌우했습니다 (DOI: 10.26845/KJFS.2022.04.51.2.177 · 국내 학술지, 2004~2016년 407건). 할인의 크기를 시세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이 할인율입니다. 저자들은 이 결과를, 할인율이 회사의 앞날에 대한 정보를 시장에 전한다는 뜻으로 읽습니다. 그 정보가 어느 쪽 앞날을 가리키는지는 초록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할인율은 두 경우에 작게 정해졌습니다. 회사 안의 사람이 아는 것과 밖의 투자자가 아는 것의 차이, 곧 회사 안팎의 정보 차이가 작을 때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조각을 가진 주주의 몫이 클 때입니다.

같은 407건에서 실권주의 비율은 약 14%였습니다. 실권주가 처음 자리를 받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면, 새 조각의 값과 시세의 차이 때문에 증자에 얽힌 사람들 사이에서 주식의 값이 옮겨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부의 이전입니다. 실권주 때문에 생긴 부의 이전은 증자로 모은 금액의 7.08%에 이르렀습니다. 그 부가 누구에게서 누구에게로 옮겨 갔는지는 초록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적힌 것은 크기뿐입니다.

신주인수권은 직접 쓰지 않고 남에게 넘길 수도 있습니다. 사겠다고 신청한 비율, 곧 청약률은 절차를 마치는 데 걸리는 기간이 길수록 떨어졌습니다. 신주인수권을 거래소에서 따로 사고팔 수 있게 올리는 제도는 청약률을 유의하게, 곧 우연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높였습니다 (DOI: 10.26845/KJFS.2022.04.51.2.177).

주주배정이면 새 조각 앞에 기존 주주 몫의 자리가 먼저 잡힙니다. 그 자리를 다 쓰면 비율은 그대로이고, 비워 두면 비율이 줄어듭니다. 407건을 본 저자들은 할인의 크기를 회사 전망에 대한 정보로 읽습니다.

공시가 뜨면

조각 100개짜리 회사가 조각 20개를 더 팔겠다고 정하면, 그 결정은 누구나 볼 수 있게 알려집니다. 회사가 투자자에게 알려야 할 사실을 정해진 방식으로 누구나 볼 수 있게 알리는 것, 이것을 공시(disclosure)라고 합니다. 뉴스는 그 공시를 받아 전합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에서는 공시가 두 번 나옵니다. 증자하겠다고 처음 알리는 공시와, 나중에 새 조각의 값을 최종 확정해 알리는 공시입니다. 처음 공시 무렵 사흘 동안 주가는 평균 마이너스 13.83% 움직였습니다 (DOI: 10.26845/KJFS.2022.04.51.2.177 · 이 한 가지 방식의 공시 407건). 시장 전체가 움직인 만큼은 걷어 내고 잰 값입니다.

값을 확정해 알리는 두 번째 공시에도 시장은 사흘 평균 마이너스 4.85%로 반응했습니다. 이 반응은 확정된 값이 올랐는지 내렸는지와 연관이 없었습니다. 그 공시가 늦어질수록 반응은 더 부정적이었습니다.

저자들은 공시와 함께 생긴 가치 하락 금액이 실제로 조달한 금액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듭니다. 공시 무렵 회사 주식의 값이 줄어든 금액이 증자로 모은 돈과 비슷한 크기였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회사가 주주배정에 앞서 여러 자금조달 대안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적습니다.

방식을 가리지 않고 넓게 모으면 크기가 다릅니다. 처음 공시 3,161건의 사흘 평균은 마이너스 3.69%였습니다 (KCI ART002092031 · 국내 학술지, 1991~2013년). 407건은 한 가지 방식만, 3,161건은 방식을 가리지 않고 모았고 기간도 다릅니다. 두 숫자의 간극이 방식에서 왔는지 기간에서 왔는지는 이 둘만으로 가를 수 없습니다.

같은 3,161건을 두 기간으로 나누면 부호가 바뀝니다. 1991~2001년은 플러스 1.56%, 2002~2013년은 마이너스 6.56%였습니다. 뒤 기간에 증자한 회사는 앞 기간 회사와 형편이 달랐습니다. 본업에서 낸 성과가 낮았고, 본업으로 실제 들어온 현금이 부족했으며, 자기 돈에 견준 빚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모은 돈 가운데 설비와 연구개발에 넣는 비율도 유의하게 낮았습니다. 저자들은 증자 공시가 시장에 「재무 사정이 어려운 회사」라는 정보를 전해 주가가 내린다고 읽습니다.

방식별로 나눠 재면 방향이 갈립니다. 주주배정 공시에는 평균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제3자배정 공시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DOI: 10.21737/RAPS.2022.11.27.4.95 · 2014~2021년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기업). 같은 연구는 회사의 위험 정도에 따라 방식별 반응이 달랐다고 적습니다. 매출이 변할 때 본업 이익이 크게 흔들리는 회사일수록 주주배정 공시에 대한 반응이 나빴던 것이 그 한 예입니다. 저자들은 제3자배정이 다른 방식과 달리 시장에서 긍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져 많은 기업이 이 방식을 쓰고 있다고 적습니다.

시장이 왜 이렇게 읽는지를 설명하는 틀 하나는 정보의 차이에서 출발합니다. 한 이론 논문은 금융시장에서 사고파는 양쪽이 아는 것의 차이가 유난히 크다고 봅니다 (DOI: 10.1111/j.1540-6261.1977.tb03277.x · 나라를 특정하지 않은 영문 이론 논문, 새 사업의 자금 조달을 다룬 모형).

이 논문의 모형에서 사업을 하는 쪽은 자기 사업의 품질을 알지만, 밖에서는 가려내지 못합니다. 그러면 시장이 매기는 값은 좋은 사업과 나쁜 사업을 섞은 평균에 맞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쁜 사업을 가진 쪽은 자기 몫을 거의 남기지 않고 사정을 모르는 시장에 넘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쁜 사업이 많아 평균이 낮아지면, 돈을 댈 만한 사업조차 돈을 구하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파는 쪽만 알고 사는 쪽은 모르는 감춰진 특성 때문에 나쁜 쪽만 시장에 남게 되는 일, 이것을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라고 합니다. 중고차를 파는 사람만 차의 상태를 알면, 좋은 차 주인은 제값을 못 받아 떠나고 나쁜 차만 남습니다.

같은 논문에서 시장이 아예 서지 않을 수 있는 때는 정보의 차이가 크고, 나쁜 사업이 좋은 사업보다 많이 나올 때입니다. 해법으로 이 논문은 행동을 봅니다. 안에서 아는 사람이 자기 돈을 그 사업에 넣으려 하는지는 밖에서도 보이므로, 그 행동이 품질의 신호가 됩니다. 거꾸로, 안을 아는 쪽이 자기 몫을 거의 남기지 않고 밖에 넘기려 하면 그것은 좋은 신호가 되지 못합니다. 다만 저자들은 그런 신호로 값이 자리를 잡는 상태(균형)가 생기지 않을 수도, 유지되지 않을 수도,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적습니다.

이 틀을 증자에 대 보는 설명은 이렇습니다. 회사가 조각을 더 팔겠다고 나서는 것은,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쪽이 새 돈을 받겠다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밖에서는 안에서 지금의 주식값이 회사 사정보다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 있고, 이 설명에서는 그 의심이 값에 반영됩니다. 다만 이것은 설명의 틀이고, 이 글이 인용한 한국 연구들이 이 고리를 직접 잰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증자 공시에도 이 틀이 쓰입니다. 증자 공시에 대한 시장 반응은 회사 안팎의 정보 차이로 생기는 역선택 때문에 부정적인 경우가 지배적이라는 것이, 국내 상장기업의 증자 공시를 다룬 한 논문이 깔고 있는 배경입니다 (DOI: 10.35527/kfedoi.2026.25.2.005 · 2010~2024년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기업). 이 논문은 특허를 회사 기술의 가치를 밖에 알리는 신호로 봅니다. 분석에서 특허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는 반응에 유의한 직접 효과가 없었고, 특허와 정보 투명성이 함께 갈 때 반응이 유의하게 좋아졌습니다.

한국에서 조각을 더 팔겠다는 공시는 평균적으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그 크기와 부호는 방식과 기간에 따라 달랐습니다. 3,161건의 저자들은 그 반응을 재무 사정에 대한 정보로 읽고, 2026년 논문은 배경에서 회사 안팎의 정보 차이를 듭니다.

회사는 왜 조각을 더 파나

회사가 돈을 구하는 길은 크게 셋입니다. 번 돈을 쓰는 길, 빌리는 길, 조각을 더 만들어 파는 길입니다.

그 셋 사이의 선택을 설명하는 이론은 크게 둘입니다 (DOI: 10.3386/w1393 · NBER 워킹페이퍼, 나라를 특정하지 않은 이론 정리).

첫째 이론은 빚의 득과 실을 저울에 답니다. 빌린 돈의 이자는 세금을 매기기 전에 이익에서 빠지므로, 빌리면 세금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빌리면 갚지 못할까 휘청이게 되고, 그것도 비용입니다. 이 세금 이점과 휘청일 때의 비용이 맞서는 지점에 알맞은 빚의 비율이 있다고 봅니다.

둘째 이론은 순서를 말합니다. 회사는 번 돈을 밖의 돈보다 먼저 쓰고, 밖에서 구해야 하면 빌리는 쪽을 조각보다 먼저 씁니다. 이것이 순서 이론이고, 여기서 조각은 마지막 차례입니다. 같은 워킹페이퍼는 이 순서가 회사 안팎의 정보 차이를 다룬 단순한 모형에서 나온다고 적습니다.

그 순서는 앞 절의 정보 차이로 이렇게 이어집니다. 번 돈을 쓰면 밖의 누구에게도 값을 매겨 달라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빚은 갚을 액수가 정해져 있어서, 밖에서 회사 사정을 잘 모르더라도 그 값이 덜 흔들립니다. 조각은 회사 사정에 따라 값이 그대로 달라지므로, 밖의 의심을 가장 크게 받습니다.

더 빌릴 수 있는 여유, 곧 빌릴 여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때는 빌리는 쪽이 조각보다 먼저 택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장회사가 새 조각으로 돈을 구하는 일은 상당 부분 그 여력에 대한 걱정으로 설명됩니다 (DOI: 10.1017/s0022109010000499 · 영문 학술지, 초록은 표본의 나라를 밝히지 않음). 더 빌리기를 걱정해야 할 때 조각을 판다는 뜻입니다. 저자들은 그 여력을 고려하면 순서 이론이 긴 기간의 큰 표본에서 자금 조달 행동을 잘 설명한다고 적습니다.

한국 자료에서는 돈이 필요한 기간이 선택을 갈랐습니다. 당장의 지출에는 빌리는 쪽을, 오래 이어질 현금 수요에는 조각을 택하는 경향이 있었고, 연구개발을 많이 하는 회사에서 이 경향이 더 뚜렷했습니다 (DOI: 10.32599/apjb.14.1.202303.215 · 국내 상장기업). 회사 안에서 돈을 돌릴 수 있는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당장과 가까운 시일의 현금 수요에 밖에서 돈을 구하는 일을 미뤘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순서 이론이 일부만 맞았습니다. 알맞은 빚의 비율을 말하는 첫째 이론의 주장도, 순서를 말하는 둘째 이론의 주장도 일부씩 지지되는 섞인 결과였습니다 (KCI ART001624125 · 2000~2010년 코스닥 762개 표본).

번 돈으로 이자도 다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어진 회사가 있습니다. 증자한 회사는 이런 회사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DOI: 10.21073/kiar.2024..118.001 · 2000~2023년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28,853개 기업-연도). 중소기업에서는 증자와 이 분류 사이의 관계가 약했습니다. 이미 이런 상태인 회사 가운데 증자액을 늘린 곳은 파산 위험이 줄었습니다. 저자들은 돈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증자로 재무 위기를 넘으려 하고, 그것이 실제로 파산 위험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읽습니다.

순서 이론은 조각을 돈을 구하는 길의 마지막 차례에 둡니다. 한국 자료에서는 오래 이어질 돈 수요에 조각이 택해졌고, 증자한 회사가 이자를 갚기 어려운 회사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그런 회사 가운데 증자액을 늘린 곳은 파산 위험이 줄었습니다.

조각 10개를 가진 사람의 공시 날

조각 100개짜리 회사가 공시를 냅니다. 새 조각 20개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팔겠다는 내용입니다. 조각 10개를 가진 나에게 무슨 일이 이어지는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먼저 내 앞에 새 조각 2개를 정해진 값에 먼저 살 자리가 옵니다. 2개를 다 사면 나는 120개 가운데 12개를 가져 몫이 10분의 1 그대로이고, 대신 2개 값만큼 돈을 더 넣었습니다. 사지 않으면 120개 가운데 10개, 곧 12분의 1이 되고 표도 같은 비율로 줄어듭니다. 그 자리를 남에게 넘기지도 않고 비워 두면, 그 2개는 실권주가 되어 누구에게나 열립니다.

공시 날을 네 컷으로 그린 삽화. 회사가 새 조각 20개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팔겠다고 공시한다. 조각 10개를 가진 내 앞에 새 조각 2개를 정해진 값에 먼저 살 자리가 온다. 2개를 다 사면 몫이 10분의 1 그대로이고, 넘기지도 않고 비워 두면 12분의 1이 되며 그 2개는 실권주가 되어 누구에게나 열린다. 내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내 앞에 온 자리 2개를 어떻게 했느냐로 정해진다.

회사 금고에는 새 조각 20개의 대금이 들어오고, 줄 끝의 남는 것은 이제 120개가 나눕니다. 조각 하나의 몫이 커지는지 작아지는지는 새 조각 하나가 들여온 돈이 원래 조각 하나에 담긴 몫보다 많은지 적은지로 정해집니다.

이 방식의 공시 407건에서 사흘 평균 반응은 마이너스 13.83%였습니다. 이것은 한 가지 방식의 공시 407건을 모은 평균이라,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

내 비율이 10분의 1로 남는지 12분의 1로 줄어드는지는 내 앞에 온 자리 2개를 어떻게 했느냐로 정해집니다. 공시에 대한 평균 반응은 그와 별개로, 같은 방식의 공시를 모두 모은 숫자입니다.

어디를 더 볼까

조각과 줄, 조각에 붙은 표와 남는 것에 대한 몫은 「주식 — 조각을 갖는다는 말은 무엇을 갖는다는 뜻인가」가 다룹니다.

조각 하나에 담긴 몫을 밖에서 가늠할 때 펼치는 장부는 「재무제표 — 회사를 재는 세 장부는 각각 무엇을 묻나」가 다루고, 그 장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는 「장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나 — 재량은 어디까지이고, 읽으면 앞설 수 있나」가 다룹니다.

시장이 이런 정보를 값에 제대로 담는지는 「시장을 이길 수 있는가」가, 역선택을 외부효과·독점과 나란히 놓고 보는 일은 「시장이 실패할 때」가 맡습니다. 회사가 빌리는 쪽을 택할 때 그 돈이 어디서 오는지는 「돈은 어디서 오는가」가 다룹니다.

근거 논문

  •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의 할인율과 발행가격 및 청약률에 관한 연구" (2022) — DOI: 10.26845/KJFS.2022.04.51.2.177 — 2004~2016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407건: 최초공시 3일 CAR −13.83%, 최종발행가격 공시 −4.85%(발행가격 증감과 무관, 지연 시 더 부정적). 주주의 부는 할인율에 크게 좌우되며 이는 할인율이 미래 전망 정보를 전달함을 뜻한다고 해석; 정보비대칭이 작고 대주주지분율이 높을수록 할인율이 작다. 실권주 비율 약 14%, 실권주로 인한 부의 이전은 조달금액의 7.08%(방향 미기재). 절차 기간이 길수록 청약률 감소, 신주인수권증서 상장제도는 청약률을 유의하게 높였다. 가치하락 금액이 실제 조달금액과 큰 차이가 없으니 기업은 주주배정 전에 여러 자금조달 대안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 "유상증자의 공시효과에 관한 재고찰" (2016) — KCI ART002092031 — 1991~2013년 최초공시 3,161건(방식 무관): 3일 CAR −3.69%, 전반기(1991~2001) +1.56%에서 후반기(2002~2013) −6.56%로 부호 전환. 후반기 발행기업은 영업성과·영업현금흐름이 낮고 부채비율이 높은 재무곤경기업이며 조달금액 중 자본적 지출·연구개발 비율도 유의하게 낮았다. 저자들은 증자 공시가 재무곤경기업이라는 정보를 전달해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석한다.
  • "한국기업의 유상증자: 현금저축의 크기와 동기" (2022) — KCI ART002876378 — 국내 상장기업은 유상증자 금액의 평균 36.5%를 당해 현금으로 보유하고 당해 현금비율이 크게 상승한다. 성장지원 가설과 예비적 현금보유 동기 가설은 지지됐고, 고평가를 활용하려는 증자일수록 현금저축률이 높다는 마켓타이밍 가설은 지지되지 않았다.
  • "유상증자의 공시효과와 영업/재무레버리지의 관계에 관한 실증연구" (2022) — DOI: 10.21737/RAPS.2022.11.27.4.95 — 2014~2021년 유가증권·코스닥 상장기업: 주주배정 공시는 부정적, 제3자배정 공시는 긍정적 공시효과. 저자들은 제3자배정이 긍정적 사건으로 인지되어 많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으며 방식별 특징을 고려해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적는다.
  • "INFORMATIONAL ASYMMETRIES, FINANCIAL STRUCTURE, AND FINANCIAL INTERMEDIATION" (1977) — DOI: 10.1111/j.1540-6261.1977.tb03277.x — 금융시장의 정보 비대칭 아래 시장가치는 평균적인 사업 품질을 반영할 수밖에 없고, 정보 차이가 크고 나쁜 사업의 공급이 클 때 시장이 서지 않을 수 있다. 내부자가 자기 사업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품질의 신호가 되나, 신호 균형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유지되지 않을 수도·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이론 논문, 벤처 자금조달 모형).
  • "기업의 혁신과 정보 투명성이 유상증자 공시 효과에 미치는 영향" (2026) — DOI: 10.35527/kfedoi.2026.25.2.005 — 2010~2024년 유가증권·코스닥 공시: 시장 반응은 정보 비대칭에 따른 역선택 때문에 부정적인 경우가 지배적이라는 배경 위에서, 특허 보유 자체의 직접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고 특허와 정보 투명성의 상호작용은 CAR에 유의한 양(+)의 효과를 보였다.
  • "Capital Structure Puzzle" (1984) — DOI: 10.3386/w1393 — 정태적 절충이론과 자금조달순위 이론을 맞세운다. 앞의 것은 부채의 세금 이점과 재무곤경 비용이 한계에서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최적으로 보고, 뒤의 것은 기업이 내부자금을 외부자금보다, 외부자금이 필요하면 부채를 주식보다 선호한다고 본다. 순서 행동은 단순한 비대칭 정보 모형에서 나온다(NBER 워킹페이퍼).
  • "Debt Capacity and Tests of Capital Structure Theories" (2010) — DOI: 10.1017/s0022109010000499 — 부채여력 우려가 없으면 외부자금 중 부채가 주식보다 선호되는 것으로 보이며, 상장기업의 신규 외부 주식 조달은 부채여력 우려로 상당 부분 설명된다. 부채여력을 고려하면 자금조달순위 이론이 긴 기간의 큰 표본에서 자금조달 행동을 잘 설명한다(초록은 표본 국가를 밝히지 않음).
  • "현금부족이 외부자본 조달 결정에 미치는 영향" (2023) — DOI: 10.32599/apjb.14.1.202303.215 — 국내 상장기업: 즉각적 지출에는 부채를, 오래 이어질 현금 수요에는 주식을 발행하는 경향이 있고 연구개발 집약 기업에서 더 뚜렷했다. 내부자본시장을 가진 대기업집단은 즉각적·근시일 현금 수요에 대한 외부 조달을 미룬다.
  • "코스닥 기업의 자본조달 결정요인" (2011) — KCI ART001624125 — 2000~2010년 코스닥 762개 표본: 정태적 절충이론의 주장이 일부 지지되지만 자본조달순위이론도 일부 지지되는 혼재된 결과였다.
  • "한계기업의 사전 징후에 대한 연구: 유상증자를 중심으로" (2024) — DOI: 10.21073/kiar.2024..118.001 — 2000~2023년 유가증권·코스닥 28,853개 기업-연도: 유상증자 실시 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한계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았으나 중소기업에서는 관계가 약화됐고, 증자액을 늘린 한계기업은 파산위험이 줄었다. 저자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증자로 위기를 타개하려 하고 이것이 파산위험 감소로 이어진다고 해석한다.
📚 회사를 읽는 법 — 조각, 희석, 장부, 그리고 그 장부를 믿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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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주식 — 조각을 갖는다는 말은 무엇을 갖는다는 뜻인가
  2. 2.유상증자 — 회사가 주식을 더 찍으면 내 몫은 어떻게 되나
  3. 3.재무제표 — 회사를 재는 세 장부는 각각 무엇을 묻나
  4. 4.장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나 — 재량은 어디까지이고, 읽으면 앞설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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