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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컨트랙트는 바깥 세상을 모른다 — 가격을 알려주는 자를 믿어야 하는 순간

코드는 규칙을 어김없이 지키지만, 그 규칙에 들어가는 가격은 장부 바깥에서 누군가 알려 줘야 합니다. 그 통로인 오라클에서 믿음이 어디로 옮겨 가는지 따라갑니다.

🔥논쟁✦AI 생성컴퓨터과학·AI · 2026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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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컨트랙트는 바깥 세상을 모른다 — 가격을 알려주는 자를 믿어야 하는 순간

아무것도 고장 나지 않았는데 돈이 사라진다

탈중앙 금융(DeFi)은 빌려주고 빌리고 맞바꾸는 금융 일을 은행 같은 중개자 없이 장부 위의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서비스들이고, 그런 서비스 하나하나를 프로토콜이라 부릅니다. 2022년의 한 계통정리 논문(프리프린트)은 학술 논문 77편, 감사 보고서 30건, 실제 사건 181건을 함께 조사해 이 서비스들에서 난 사고를 정리했습니다. 저자들의 데이터에서 2018년 4월 30일부터 2022년 4월 30일 사이에 집계된 손실은 최소 32.4억 달러였습니다. 그 데이터에서 가장 빈번한 사고 유형은 「가격 오라클 공격」(15%)과, 누구나 허락 없이 서로를 불러 쓰는 데서 나는 「무허가 상호작용」(10.5%)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을 다룬 학술 논문은 거의 없었고, 저자들은 이것을 학계와 실무 사이의 간극으로 봅니다 (arXiv:2208.13035).

가장 자주 일어난 사고 유형을 다룬 학술 논문이 거의 없었던 셈입니다. 그 자리의 사고 가운데에는 이런 모양이 있습니다. 코드는 적힌 대로 돌았고, 흔들린 것은 코드에 들어간 값이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두고 자주 쓰이는 문장이 「코드가 곧 규칙이다」입니다. 그 프로그램이 스마트 컨트랙트, 곧 조건과 그때 할 일을 미리 장부에 적어 두고 누군가 불러내면 사람의 판단 없이 그대로 실행되게 한 것입니다(「스마트 컨트랙트란 무엇인가」). 계약 조건이 프로그램으로 박혀 있고 수만 대의 컴퓨터가 그 프로그램을 똑같이 실행해 확인하므로, 은행원도 공증인도 마음을 바꿀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문장은 절반만 참이고, 나머지 절반이 위의 숫자를 만들었습니다.

대출 서비스의 프로그램에 「담보의 값이 빌려준 돈에 견줘 정해 둔 선 아래로 떨어지면 담보를 처분한다」고 적혀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청산은 이렇게 담보 값이 기준 아래로 떨어진 대출을, 빌려준 돈이 손실로 바뀌기 전에 정리하는 일로, 누군가 빚을 대신 갚고 그 담보를 싸게 넘겨받습니다. 그 누군가가 청산자입니다. 프로그램은 이 규칙을 어김없이 실행합니다. 그런데 담보의 값이 지금 얼마인지는 프로그램이 스스로 알 수 없습니다. 장부(체인)에 적힌 것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보냈는가뿐이고, 그 토큰이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는지는 장부 바깥의 사실입니다. 누군가 넣어 줘야 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란 무엇인가」는 오라클을 장부 바깥의 사실을 모아 스마트 컨트랙트에 넣어 주는 쪽으로 정의하고, 들여오는 쪽이 믿어야 할 자리가 된다고 맺었습니다. 이 글은 그 자리를 가격 하나로 좁혀 따라갑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오라클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가격을 알려 주는 쪽 전부입니다. 장부 바깥의 시세를 들여오는 쪽도, 뒤에서 볼 것처럼 장부 안의 거래에서 값을 읽어 오는 쪽도 여기 들어가서, 첫걸음의 정의보다 조금 넓습니다.

이 글은 오라클이 들어오는 순간 「아무도 믿지 않아도 된다」는 약속이 어디서 끊기는지를 따라갑니다. 특정 프로토콜에 안전·위험 딱지를 붙이지 않고, 공격 방법과 시세·전망도 다루지 않습니다.

코드는 체인 밖의 사실을 스스로 알 수 없다

블록체인이 믿을 기관 없이 돌아가는 바탕에는 결정론이 있습니다. 결정론은 「스마트 컨트랙트란 무엇인가」의 정의로, 같은 입력에 같은 규칙을 적용하면 누가 실행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성질입니다. 그래야 수만 대의 컴퓨터가 따로 돌린 계산이 한 답으로 모이고, 서로를 확인하며 합의할 수 있습니다.

같은 성질 때문에 블록체인은 바깥의 비결정적 데이터, 곧 언제 누가 묻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데이터를 스스로 가져오지 못합니다. DeFi가 기대는 실세계 데이터는 장부 위에 직접 있지 않고, 그래서 그 데이터를 장부에 먹여 주는 해법으로 오라클이 등장했습니다 (arXiv:2201.02358). 오라클 문제는 장부 바깥의 데이터를 장부 안으로 어떻게 옮기느냐는 문제로, 그 길이 없으면 스마트 컨트랙트는 장부 위의 데이터밖에 쓰지 못합니다.

이 문제의 모양은 오래됐습니다. 한 연구(프리프린트)는 오라클 문제를 「오라클에서 온 정보가 진짜이고 치우치지 않았는지를 받는 쪽이 알 수 없음」으로 정의하고, 고대 델포이의 신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에도 철학자와 역사가들이 신탁 예언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그 믿음을 어떻게 높이고 지킬지를 두고 논쟁했습니다 (arXiv:2511.03319).

오라클 문제는 서명 같은 암호 장치만으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디지털 서명은 개인키를 쥔 사람만 만들 수 있고 공개키만 있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표식입니다(「열쇠와 자물쇠」). 서명으로는 이 값이 그 키의 주인에게서 왔다는 것까지 확인됩니다. 그 값이 참인지는 장부 안에서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실제로 돌아가는 오라클을 처음 잰 연구(프리프린트)는 두 가지를 찾았습니다. 첫째, 오라클 데이터에 기대는 주요 플랫폼들의 설계는 오라클을 책임을 거의 또는 전혀 지지 않는 믿을 당사자로 두고 있었고, 저자들은 이것을 놀랍다고 적었습니다. 둘째, 대규모 측정에서 오라클이 보고한 가격은 그때의 환율에서 정기적으로 벗어났고, 오라클은 운영상 문제도 겪었으며, 보고 안에 이상치가 섞여 있었습니다 (arXiv:2005.04377). 믿으라고 세운 자리가 실제로는 어긋난 값도 내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회계 감사 쪽 연구는 이것을 「오라클 패러독스」라 부릅니다. 블록체인은 꽤 바뀌지 않는 기록 흐름을 주지만, 그 기록이 물리적 사건을 정확히 담고 있다는 증명은 진정으로 독립된 검증을 거치지 못합니다. 사람을 믿을 오라클로 세우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이 연구는 감사 연구의 결론을 듭니다. 사람은 거의 모든 내부통제에서 가장 약한 고리이고, 공모·뇌물·실수·사기에 기우는 그 성향은 블록체인 기술로도 다 덜어지지 않습니다 (DOI: 10.2308/isys-19-024).

문헌 리뷰 한 편은 여기서 규칙성 하나를 끌어냅니다. 시스템이 이미 믿을 만한 곳일수록 오라클 문제의 영향은 작습니다 (DOI: 10.3390/info11110509). 거꾸로 읽으면, 믿을 곳을 없애려는 목적이 클수록 오라클 문제는 더 아프게 걸립니다.

「아무도 믿지 않아도 된다」는 문장은 장부 안에서만 참입니다. 장부 바깥의 사실이 하나라도 필요해지면, 믿음은 오라클이라는 좁은 통로로 옮겨 갑니다.

입력을 흔들면 코드는 규칙대로 잘못된 일을 한다

앞의 담보 예로 돌아가겠습니다. 담보 값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청산한다는 규칙에, 그 순간 시장의 실제 값과 다른 가격이 들어오면 프로그램은 버그 없이 규칙대로 잘못된 청산을 합니다. 그 결과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되돌려지지 않는다는 것이 애초에 이 장치의 자랑이었습니다.

오라클 조작은 오라클이 컨트랙트에 넣어 주는 가격을 흔들어, 컨트랙트가 그 틀린 가격대로 돈을 주고받게 만드는 공격입니다. 공격자는 시장에서 크게 벗어난 가격으로 토큰을 맞바꿀 수 있게 됩니다 (arXiv:2502.03718). 2026년 심사 학술지에 실린 한 연구는 이 공격이 단순한 경제적 공격을 넘어, 스마트 컨트랙트의 논리를 파고들며 여러 거래에 걸쳐 진행되는 복합 공격으로 진화했고 수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적습니다 (DOI: 10.1145/3817054).

이 공격의 문턱을 낮춘 장치는 거래 한 건의 성질에서 나옵니다. 장부에 보내는 거래 한 건을 트랜잭션이라 부르고, 한 트랜잭션 안에서 여러 컨트랙트를 차례로 불러낼 수 있습니다. 원자성은 한 트랜잭션 안의 모든 일이 전부 성립하거나 전부 없던 일이 되는 성질입니다.

플래시론은 이 성질을 이용해, 담보 없이 큰 금액을 빌리고 같은 트랜잭션이 끝나기 전에 갚게 한 대출입니다. 갚지 못하면 빌린 일 자체가 없던 일이 되므로, 빌려주는 쪽은 떼일 위험을 지지 않습니다 (arXiv:2206.10708). 플래시론은 그 자체로는 공격만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문제는 자본의 문턱입니다. 오라클로 쓰이는 가격을 흔들려면 큰 자본이 필요한데, 플래시론은 그 자본이 없는 쪽에게도 잠깐 쥐여 줍니다. 대출 프로토콜이 가격 오라클에 기대는 구조를 분석한 연구(프리프린트)도, 플래시론의 등장이 이 위험을 더 키워 점점 복잡해지는 오라클 조작으로 큰 손실이 날 수 있게 됐다고 정리합니다 (arXiv:2401.08520).

큰 테두리 하나가 '트랜잭션 한 건'이고, 머리에 '원자성 — 안의 모든 일이 전부 성립하거나 전부 없던 일'이라고 적혀 있다. 안에는 네 카드가 화살표로 이어진다. ① 빌림(플래시론: 담보 없이 큰 금액), ② 가격 흔들기(큰 거래로 풀의 상태를 바꿈), ③ 틀린 가격대로 돈이 오감(그 가격을 읽는 컨트랙트가 대출·청산을 처리), ④ 갚기(트랜잭션이 끝나기 전에). 테두리 아래는 두 갈래다. '끝까지 성립'이면 네 단계가 모두 장부에 남고, '갚지 못하면' 네 단계 모두 없던 일이 되어 빌려준 쪽은 떼일 위험이 없다. 맨 아래 단서 두 줄: 플래시론 자체는 공격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고 낮아지는 것은 자본의 문턱이다. 모든 공격이 이 모양은 아니어서, 한 계통정리에서 공격 103건(56%)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2021년의 한 연구(프리프린트)는 실제 사고를 처음 폭넓게 훑고, 많은 공격이 프로토콜 하나를 잘못 쓴 일이라기보다 시장 공격이었다고 봅니다. 한 프로토콜의 허술한 업무 논리를, 다른 프로토콜이 빌려준 돈으로 키워 공격하는 형태입니다. 조합가능성은 서로 다른 프로토콜이 조립 장난감처럼 맞물려 함께 작동하는 성질입니다. 저자들은 공격자들이 DeFi의 강점인 이 무허가 조합가능성을 점점 더 DeFi 자신에게 겨눈다고 적습니다 (arXiv:2106.10740). 이 성질이 없으면 DeFi가 성립하지 않는데, 같은 성질이 사고의 통로가 됩니다.

막는 쪽에 희망을 주는 숫자도 같은 계통정리에 있습니다. 공격 103건(56%)은 원자적으로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한 트랜잭션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돼, 그 사이에 막는 쪽이 끼어들 시간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또 공격자의 15.3%(33건)는 중앙화 거래소와 거래하면서 신원을 짐작할 만한 정보를 흘렸습니다 (arXiv:2208.13035). 중앙화 거래소는 「내 코인은 어디에 있나」의 거래소, 곧 코인을 돈이나 다른 코인과 바꿔 주는 곳 가운데 한 회사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코드는 규칙을 지켰고, 흔들린 것은 규칙에 들어간 입력이었습니다. 코드에는 그 입력을 의심할 능력이 없습니다.

장부 안의 가격은 거래로 움직인다

가장 손쉬운 오라클은 이미 장부 위에 있는 가격입니다. 장부 위의 거래소 가운데 상당수는 사려는 주문과 팔려는 주문을 짝지어 주는 호가창 대신 유동성 풀을 씁니다. 유동성 풀은 토큰 두 종류를 함께 담아 둔 공동 자금 웅덩이로, 거래자는 이 웅덩이에 한쪽 토큰을 넣고 다른 쪽을 꺼내 가는 식으로 맞바꿉니다. AMM(자동화된 시장 조성자)은 풀에 담긴 토큰의 양으로 정해진 공식에 따라 가격을 정해, 호가를 대는 사람 없이도 언제든 교환이 되게 하는 컨트랙트입니다. 가장 흔한 꼴에서는 두 양의 비율이 곧 가격이니 바깥에서 데이터를 사 올 필요가 없습니다.

함정이 여기 있습니다. AMM의 가격은 바깥에서 관측한 사실이 아니고, 그 풀의 지금 상태입니다. 풀의 상태는 거래로 바뀝니다. 그래서 이 가격은 누구든 거래로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값입니다.

가운데에 '대출 컨트랙트'가 있고 '규칙: 담보 값이 선 아래면 청산' 아래에 '가격 = ?' 입력 칸이 있다. 두 갈래가 이 칸으로 들어온다. 왼쪽 점선 영역 '장부 바깥'에서는 '거래 장소들의 시세'가 '값을 보고하는 쪽(바깥 오라클)'을 거쳐 '서명된 값'으로 들어온다. 그 옆에 '확인됨: 누가 보냈는지(서명)'와 '확인할 길 없음: 그 값이 참인지'가 나란히 적혀 있다. 오른쪽 '장부(체인) 안'에는 'AMM 유동성 풀'이 토큰 A의 양과 토큰 B의 양 두 더미로 그려져 있고 '두 양의 비율 = 가격'이라고 적혀 있다. 풀 옆에 '바깥에서 관측한 사실이 아니라 풀의 지금 상태'라는 말이 있고, 거래자가 넣고 꺼내면 상태가 바뀌어 가격이 바뀐다는 화살표와 '누구든 거래로 움직일 수 있는 값'이 붙어 있다. 아래 띠: 어느 갈래든, 컨트랙트에는 들어온 값을 의심할 능력이 없음.

2026년의 한 형식 연구(프리프린트)는 이 값을 움직이는 데 얼마가 드는지 셉니다. 저자들은 조작 비용을 「오라클을 주어진 배수만큼 움직이려면 공격자가 감수해야 하는 최소 평가손실」, 곧 시장가로 쳤을 때 공격자가 떠안는 가장 작은 손해로 정의합니다. 설계자는 여러 풀의 가격을 하나로 합칠 방법을 고르고 공격자는 그 합친 값을 흔드는 게임으로 놓고 풀자, 풀들이 서로 독립일 때는 결과가 합치는 방식에 따라 갈렸습니다. 풀마다 무게를 달리 준 가운데값인 가중중앙값에서는, 유동성 곧 풀에 담긴 자산의 양에 비례한 무게가 왜곡 크기와 상관없이 최소 조작 비용을 가장 크게 만듭니다. 가중평균에서는 왜곡이 커질수록 더 쉽게 흔들리고, 모든 왜곡 크기에서 한결같이 가장 좋은 무게가 없습니다. 다만 풀 사이에 차익거래가 오가는 모형에서는 조작 비용이 풀들의 전체 깊이에만 달려, 대칭적인 합치는 방식끼리는 같아졌습니다 (arXiv:2606.03548).

조작 저항성은 있고 없음으로 갈리지 않고, 값이 매겨지는 양입니다. 오라클을 설계하는 일은 이 값을 이만큼 움직이려면 얼마를 태워야 하는지를 정하는 일이고, 그 값이 흔들어서 뽑아낼 수 있는 이익보다 작으면 흔들 유인이 생깁니다.

대출 프로토콜에서 오라클이 특히 아픈 까닭은 청산의 방아쇠가 곧 오라클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의 한 연구(프리프린트)는 AMM 가격을 오라클로 쓰는 대출 프로토콜에서, 이익을 최대로 내려는 청산자의 전략을 모형으로 풀었습니다. 저자들은 청산의 작동 방식이 프로토콜을 약탈적 가격 조작과 그 밖의 MEV에 노출한다고 적습니다. MEV는 「블록체인은 정말 탈중앙인가」의 정의로, 장부의 다음 쪽, 곧 새로 붙을 칸에 들어갈 거래를 넣고 빼고 순서를 바꾸는 자리에서 뽑아낼 수 있는 이익입니다. 이 모형의 청산자는 남의 거래 앞뒤에 제 거래를 끼워 넣어 풀의 가격을 흔들고, 이익이 나는 청산을 일으킵니다.

같은 연구는 AMM의 거래 수수료가 결정적인 보안 손잡이임을 증명합니다. 이 수수료는 「장부에 한 줄 적을 권리」의 수수료, 곧 내 한 줄을 장부에 넣어 달라고 붙이는 값과 다른 것으로, 풀과 맞바꿀 때 풀에 자산을 넣어 둔 쪽에게 돌아가는 몫입니다. 수수료는 공격자의 이익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조작 자체를 이익이 나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여기서 수수료가 뒤에서 볼 시간 평균의 지연 없이 오라클을 안에서부터 단단하게 할 수 있다고 시사합니다 (arXiv:2602.12104).

완충 장치에는 값이 붙는다

널리 쓰이는 완충 장치로 TWAP이 있습니다. TWAP(시간가중평균가격)은 순간의 가격 대신, 정해진 시간 창 동안 각 가격이 머문 시간만큼 무게를 주어 평균 낸 값을 쓰는 방식입니다. 순간을 흔들어도 평균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발상입니다.

이 완충에는 값이 붙습니다. 산술평균 TWAP 오라클이 널리 쓰인다고 적은 2024년 연구(프리프린트)는, 앞선 연구들이 TWAP도 가격 조작에 취약하다고 지적했고 그래서 TWAP 오라클은 대개 시간 창을 꽤 길게 잡아 막는다고 적습니다. 창이 길어지면 지연이 길어지고, 시장 가격에서 벗어나는 오차도 커집니다 (arXiv:2410.07893). 조작에 둔해질수록 진실에도 둔해집니다. 둘은 같은 손잡이의 양 끝입니다.

숫자 없는 2×2 도식. 위에 'TWAP — 시간 창 안의 가격을 머문 시간만큼 무게를 주어 평균'이라고 적혀 있다. 왼쪽 열은 '짧은 시간 창', 오른쪽 열은 '긴 시간 창'이고, 위 행은 '한순간을 흔들었을 때', 아래 행은 '시장 가격이 실제로 바뀌었을 때'다. 각 칸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간 칸이 한 줄 놓이고 오른쪽 끝이 '지금'이며, '평균 내는 창' 괄호가 짧은 창에서는 마지막 몇 칸만, 긴 창에서는 훨씬 많은 칸을 덮는다. 위 행은 마지막 한 칸만 빨강('흔들린 순간'), 아래 행은 마지막 몇 칸이 파랑('바뀐 가격')이다. 결과 문구: 짧은 창에서 흔들린 값은 평균에 크게 섞이고 새 가격도 빨리 따라간다. 긴 창에서 흔들린 값은 평균에 조금만 섞여 조작에 둔하지만, 새 가격도 늦게 따라가 지연과 시장 가격에서 벗어나는 오차가 생긴다. 아래 띠: 같은 손잡이의 양 끝 — 조작에 둔해질수록 진실에도 둔해짐. 칸 수는 설명용이다.

그러면 프로토콜마다 안전한 숫자를 골라 쓰면 되는지를 2024년의 한 연구(프리프린트)가 따져 봤습니다. 저자들은 컨트랙트를 자동으로 분석해, 오라클 값이 틀어져도 안전하게 돌아가는 설정값(파라미터)의 범위를 찾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이 도구를 DeFi 프로토콜 10개를 모은 시험 세트에 돌리자, 그 연구 시점에 대다수가 쓰던 설정값은 오라클 값이 크게 틀어질 때 안전을 보장하기에 모자랐습니다 (arXiv:2401.06044).

코드 감사는 「스마트 컨트랙트란 무엇인가」의 정의로, 컨트랙트를 장부에 올리기 전에 사람이나 도구가 코드를 읽어 틈을 찾는 일입니다. 오라클은 이것만으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코드에 버그가 없어도, 그 코드가 쓰는 숫자가 바깥의 흔들림을 견디게 잡혀 있지 않으면 결과는 같습니다.

오라클을 고르는 선택은 되돌리기 어렵다

프로토콜이 오라클을 고르는 일은 기술적 의존에 묶여 있고, 한 번 고르면 바꾸기 어렵습니다. 32개 DeFi 프로토콜의 창업자·임원·오라클 엔지니어에게 직접 물은 조사(프리프린트)의 결과입니다. 응답한 프로토콜에 맡겨진 자산을 합하면 오라클을 쓰는 DeFi 전체의 55%를 넘었습니다. 저자들은 응답을 바탕으로, 불변성이 이 묶임을 키워 데이터 제공자를 갈아타기 어렵게 만든다고 봅니다. 불변성은 「스마트 컨트랙트란 무엇인가」의 정의로, 한 번 장부에 올린 코드를 그 뒤로 바꿀 수 없다는 성질입니다. 또 쓸 만한 외부 솔루션이 있으면 프로토콜들은 대개 직접 만들기보다 맡기는 쪽을 골랐습니다 (arXiv:2512.03088).

조사에 응한 프로토콜들에서, 믿을 곳을 어디에 둘지는 한 번 고르면 되돌리기 어려웠고, 쓸 만한 바깥 솔루션이 있으면 대개 그 자리를 바깥에 뒀습니다. 「코드는 바꿀 수 없다」는 미덕이 여기서는 잘못 고른 의존을 갈아타기 어렵게 하는 약점이 됩니다.

고르려면 견줄 숫자가 필요한데, 그 숫자도 흔들립니다. 한 프리프린트는 상용 오라클 시스템들이 스스로 내놓은 지표를 장부 위 데이터로 따로 검증했습니다. 가스는 이더리움에서 컨트랙트를 돌리는 계산량에 매기는 값입니다. 이더리움 장부의 이벤트 기록과 거래 영수증을 직접 모아 다시 계산하자, 한 제공자가 내세운 가스 절감은 주장한 65.7%가 아니라 중앙값 29.8%였습니다. 다른 시스템의 분쟁률은 보고된 1.4%보다 낮은 0.80%였습니다 (DOI: 10.2139/ssrn.6561059, 프리프린트). 뒤의 것은 보고보다 좋은 쪽으로 어긋났습니다. 두 숫자가 함께 말하는 것은, 스스로 낸 숫자와 따로 잰 숫자가 양쪽으로 어긋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탈중앙은 신뢰를 없애는가, 옮기는가

오라클 문제의 표준 처방은 탈중앙화입니다. 「장부에 한 줄 적을 권리」는 탈중앙을 장부에 적는 힘이 한두 곳에 몰리지 않고 여러 독립된 참여자에게 흩어진 상태로 정의했습니다. 오라클에서는 값을 알려 주는 힘을 흩는 일이 됩니다. 한 곳 대신 여러 참여자가 값을 보고하고, 그 보고를 걸어 둔 지분에 따른 투표나 평판으로 합칩니다 (DOI: 10.1145/3567582).

낙관하는 쪽의 근거는 형식 분석입니다. 투표 게임에 기반한 한 오라클 설계(프리프린트)는 자금이 한정된 공격자가 오라클의 판정을 조작하는 데 성공할 확률을 따졌습니다. 그 결과 설정값을 고르기에 따라 조작을 얼마든지 어렵게 만들 수 있고, 그 조건에서는 모든 합리적 참여자가 정직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내시 균형이 있음을 보입니다 (arXiv:1808.00528). 균형은 「장부에 한 줄 적을 권리」의 정의로, 참여자 누구도 혼자 전략을 바꿔서는 더 얻을 것이 없어 모두가 그대로 머무는 상태입니다.

회의하는 쪽의 근거는 두 갈래입니다. 첫째는 측정입니다. 탈중앙이라는 이름이 붙은 층을 재 보면 대개 좁습니다. 한 사회연결망 분석(프리프린트)은 대표적 대출 프로토콜의 토큰이 오가는 거래망에서 뚜렷한 코어-주변 구조를 찾았습니다. 몇몇 주소가 가운데에서 거래를 모으고 나머지는 가장자리에 머무는 모양이고, 그 가운데에 가장 큰 중앙화 거래소 둘이 있었습니다. 같은 연구는 거래망이 더 탈중앙인 시기일수록 그 토큰 시장이 덜 출렁였다는 통계적 관계도 보고합니다 (arXiv:2206.08401). 탈중앙의 폭이 좁다는 것과 그 폭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블록체인은 정말 탈중앙인가」가 채굴부터 거버넌스까지 층마다 잰 집중과 같은 모양입니다.

거버넌스는 프로토콜의 규칙과 설정값을 토큰 보유자들의 투표로 정하는 일이고, 그 투표권이 사고팔리는 문제는 「규칙을 바꿀 권한도 살 수 있다」가 다룹니다. 이 거버넌스에는 더 뾰족한 숫자가 있습니다. 한 프리프린트는 위험 관련 설정값을 정하는 제안들에서 상위 5개 주소가 가진 투표권 몫이 중앙값 96.0%였다고 보고합니다. 프로토콜별 편차가 커서, 저자들이 예로 든 세 곳은 91.2%·84.3%·57.7%였습니다. 저자들은 이 증거를 누가 실제로 통제하는지의 판정이 아니라, 경로별로 걸러 볼 단서로 읽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DOI: 10.2139/ssrn.7003865, 프리프린트). 오라클로 무엇을 쓸지 같은 위험 설정도 이런 투표에 오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원리입니다. 정치학의 눈으로 블록체인 구상을 비판한 한 프리프린트는, 실제 응용에서 중심 행위자의 권력이 사라지지 않고 민주적 정당성 없는 새 통제 지점으로 옮겨 갈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arXiv:2405.06097). 블록체인 연구를 멈춰야 한다고까지 말하는 강한 규범적 주장이라 하나의 입장으로 읽습니다. 이 글이 가져오는 것은 그 결론보다, 권력이 사라졌는지 옮겨 갔는지를 묻는 질문의 모양입니다.

인공지능이 이 문제를 풀어 주리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한 입장 논문(프리프린트)은 AI 기법이 오라클의 데이터 품질과 출처 선택, 복원력을 높인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면서도 검증할 수 없는 바깥 입력에 기대는 일 자체는 없애지 못한다고 보고, AI를 신뢰 가정의 대체물이 아니라 오라클 설계 안의 보완층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결론짓습니다 (arXiv:2507.02125).

조작에 버티는 설계에는 늘 값이 붙습니다. 시간 평균은 지연을 부르고, 수수료는 거래자에게 매기는 비용이며, 바깥 오라클로 옮기면 되돌리기 어려운 의존이 생깁니다. 방어가 버티는 범위도 조건에 달려 있습니다. 플래시론 공격 분석 틀을 내놓은 연구는 한 플랫폼의 공격 사례를 시뮬레이션해, 기존 방어책인 공정 준비금(fair reserves)이 보통의 시장에서는 플랫폼을 완전히 지키지만 한 시간 안에 토큰 가격이 60% 떨어지는 극단적 변동에서는 깨져 800만 달러가 넘는 피해를 낸다고 예측합니다 (DOI: 10.3390/informatics10010003). 안전한 설계는 따로 없고, 어떤 조건까지 버티도록 값을 잡은 설계가 있을 뿐입니다.

청산에는 더 날카로운 맞바꿈이 있습니다. 한 프리프린트는 이것을 적대적 청산의 역설이라 부릅니다. 대출 프로토콜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대출이 부실해졌을 때 청산자가 바로 움직일 유인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만큼 보상을 크게 잡으면, 같은 보상이 청산 과정을 앞질러 거래해 가격을 흔들 유인도 만들고, 그 결과는 빌린 사람에게 불리해집니다 (DOI: 10.2139/ssrn.4540333, 프리프린트). 청산을 일으키는 것도 오라클 가격이고, 그 청산에서 이익을 얻는 쪽이 그 가격을 흔들 유인을 갖습니다.

가격을 흔들어 이익을 보려는 시도가 대출 프로토콜에 무엇을 남기는지 보여 준 사례도 있습니다. 2022년 11월 한 대형 대출 프로토콜에서, 한 사람이 그 프로토콜에서 빌린 토큰을 거래소들에 대량으로 팔아 그 토큰 값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려 했습니다.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 당시 기준 150만 달러가 넘는 회수 불가능한 부채가 남았습니다. 저자들은 빌릴 수 있는 그 토큰의 물량이 지나치게 컸고 프로토콜 설계가 빠른 개입을 어렵게 했다고 진단합니다. 그리고 대형 DeFi 대출 프로토콜이 「범위를 제한하거나, '탈중앙'에서 타협하거나」의 궁지에 놓였다고 맺습니다 (arXiv:2302.04068).

사고 목록은 보고된 것의 목록이다

막는 쪽의 마지막 층은 탐지입니다. 탐지 연구는 여러 편 나와 있고, 저마다 높은 성적을 보고합니다.

한 실시간 탐지 연구(프리프린트)는 시선을 피해자에서 공격자로 옮겼습니다. 공격자는 대개 공격에 앞서 공격용 컨트랙트를 장부에 올려 둬야 하므로, 그 컨트랙트를 장부에 올라온 기계어 코드(바이트코드)만으로 알아보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곁가지 발견입니다. 이 도구는 실제 장부에서 공격 컨트랙트로 판정한 616개를 보고했고, 저자들은 이를 925만 달러의 손실로 셌는데, 그중 공개적으로 보고된 것은 19건뿐이었습니다 (arXiv:2502.03718).

우리가 아는 사고 목록은 실제 사고의 목록보다, 발견되고 보고된 것의 목록에 가깝습니다.

대형 언어모델을 결합한 탐지도 나왔습니다. 2025년의 한 연구(프리프린트)는 그 전 3년간 보고된 가격 조작 공격 95건 가운데 44.2%가, 표준이 아닌 자체 가격 계산 방식을 쓰는 프로토콜에서 났고 기존 도구들이 여기에 약했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저자들은 이 도구로 업계 파트너가 실제 가격 조작 공격 147건을 확인하도록 도왔고, 그중 81건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과거 사건이었습니다 (arXiv:2502.11521). 앞의 발견과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이 성적에는 세 가지 단서가 붙습니다.

첫째, 탐지 논문은 거의 예외 없이 자기 도구의 성능을 스스로 보고합니다. 탐지 논문들이 내세우는 재현율(실제 공격 가운데 잡아낸 비율)과 정밀도(경보 가운데 실제 공격인 비율)는 대개 저자들이 잰 값이고, 논문마다 데이터와 기준이 달라 나란히 견주기 어렵습니다.

둘째, 다루는 범위가 좁습니다. 2026년의 한 연구(프리프린트)는 기존 탐지 도구들이 대개 특정 공격 유형만 다뤄 탐지 범위가 심각하게 좁다고 지적합니다 (arXiv:2607.22184). 가격과 무관한 플래시론 공격도 따로 있습니다. 2025년의 한 연구(프리프린트)에 따르면 기존 연구는 주로 오라클 조작 같은 가격 조작 공격에 집중했고, 가격과 무관한 이 공격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으며 잡기도 어렵습니다. 그 연구는 이 범주를 겨냥해 실행 중에 공격을 잡아 막는 도구를 만들고, 과거 사건들에 미리 배치됐다면 4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산합니다 (arXiv:2503.01944). 빈 범위를 메우려는 도구가 적어도 이 범주에서는 나왔습니다.

셋째, 같은 연구가 양쪽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가능한 플래시론 공격을 미리 찾으려고, 공격을 자동으로 만들어 내는 도구도 만듭니다 (arXiv:2206.10708). 막으려고 찾은 결과가 반대 방향으로도 읽힌다는 것이 이 분야의 구조적 긴장입니다.

관찰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사실

지금까지의 논의는 바깥에 참값이 있고 그것을 정확히 들여오는 문제를 전제했습니다. 그 전제가 서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한 프리프린트는 오라클 문헌이 모든 바깥 데이터를 암묵적으로 자연적 사실(brute fact)로 다뤄 왔다고 지적합니다. 자연적 사실은 온도·가격·배송 상태처럼 사람의 합의와 상관없이 있는 사실이라, 서로 독립된 여러 관찰자가 같은 쪽으로 관측하면 다가갈 수 있습니다. 관찰은 사람을 늘릴수록 넓어지므로 탈중앙이 통합니다. 제도적 사실(institutional fact)은 권한을 인정받은 기관이 부여해야 비로소 생기는 사실입니다. 증권 식별 번호가 그런 예라서, 독립된 관찰자를 아무리 모아도 관찰로 그 번호를 있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도적 사실에서는 설계 목표가 믿을 곳을 줄이는 일보다, 장부 위의 표현이 바깥의 법적 행위와 같은 효력을 갖게 하는 법적 등가성이라는 것이 저자들의 결론입니다 (DOI: 10.2139/ssrn.7300959, 프리프린트).

저자들은 가격을 자연적 사실 쪽에 둡니다. 다만 이 글이 보기에, 이 구분은 가격에도 물음 하나를 남깁니다. 어느 거래 장소의, 어느 시각의, 어떤 방식으로 합친 값을 그 자산의 가격으로 볼지는 결국 누군가 정해야 합니다. 앞에서 본, 여러 풀의 가격을 합치는 방식과 평균을 내는 시간 창이 그런 선택입니다.

이 문제의 일부는 정리(theorem)로 닫혀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란 무엇인가」에서 물건이 닿으면 맡겨 둔 돈을 넘기기로 한 약속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한 연구(프리프린트)는 블록체인에서 체인 밖의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를 다룹니다. 산 쪽은 물건을 받기 전에 돈을 내려 하지 않고, 판 쪽은 돈을 받기 전에 물건을 넘기려 하지 않으며, 둘 다 중개인을 쓰려 하지 않습니다. 저자들은 두 당사자가 합리적이고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가 튜링 완전하다면, 곧 어떤 계산이든 적을 수 있는 언어라면, 제3자에 기대지 않으면서 어느 쪽도 상대를 갈취할 수 없게 하는 에스크로 컨트랙트는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합니다 (arXiv:2110.09857). 에스크로 컨트랙트는 거래가 끝날 때까지 돈을 맡아 두는 컨트랙트입니다. 이 결과는 오라클 설계를 손봐서 비켜 갈 수 있는 종류가 아닙니다. 적어도 이런 거래에서는 누군가를 믿거나, 한쪽이 갈취당할 여지를 남기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반대 방향의 증거

NFT 시장에서는 공개 장부가 뻔한 위장 거래를 무디게 한다는 실증도 있습니다. 한 프리프린트는 NFT, 곧 하나뿐인 디지털 자산을 나타내는 토큰 561개 컬렉션의 거래 740만 건을 분석했습니다. 자기들끼리 사고팔아 거래가 있는 척하는 위장 거래는 시장 결과에 미미한 영향만 미쳤습니다. 저자는 투명한 장부가 뻔한 거래 기반 조작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참여자들에게 내부자로 보이는 활동을 알아챌 만큼의 정보를 준다고 해석합니다 (DOI: 10.2139/ssrn.4397409, 프리프린트). 다만 같은 연구에서 내부자로 보이는 쪽의 매수는 그 컬렉션의 뒤이은 성과를 예측했습니다.

같은 공격도 장부에 따라 결과가 달랐습니다. 남의 거래를 미리 보고 앞질러 사고파는 선행매매(front-running)는 「블록체인은 정말 탈중앙인가」가 MEV의 한 예로 든 것입니다. 한 프리프린트는 이더리움과, 저자들이 L2로 분류한 폴리곤에서 큰 유동성 풀 한 쌍의 거래 기록을 견줬습니다. 공격당한 거래자가 선행매매자에게 잃은 몫은 처음 거래 금액의 평균 0.27%(이더리움)와 0.04%(폴리곤)였습니다 (DOI: 10.2139/ssrn.4370843, 프리프린트). 저자들은 두 장부의 검증 방식 차이에서 출발해, 이를 선행매매에 대해 L2 쪽이 유리하다는 실증으로 읽습니다. 다만 근거는 큰 유동성 풀 한 쌍의 거래 기록입니다. L2가 무엇을 물려받는지는 「L2는 정말 이더리움만큼 안전한가」가 다룹니다.

위험을 재는 틀 자체가 모자라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026년의 한 프리프린트는 기존 위험 평가 틀에 조합가능성 위험, 이해 부채(comprehension debt), 시간에 따른 위험 변화라는 세 차원을 더하자고 제안합니다. 2024~2026년의 주요 사건 12건을 거슬러 분석하자, 12건 중 5건은 근본 원인을 온전히 설명하는 데 새 차원이 적어도 하나 필요했습니다 (arXiv:2605.05145). 이해 부채라는 이름은, 코드가 공개돼 있다는 것과 그 코드들이 서로 맞물려 만드는 시스템을 누군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일임을 떠올리게 합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과 믿어야 하는 것

장부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의 목록은 짧지만 단단합니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 어떤 트랜잭션이 어떤 순서로 적혔는지, 컨트랙트의 규칙이 무엇인지입니다. 이것들은 누구나 언제든 남의 말을 믿지 않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부 바깥에는 훨씬 긴 목록이 남습니다. 이 토큰의 가격이 지금 얼마인지 (arXiv:2005.04377), 그 가격을 알려 준 쪽이 성실했는지 (arXiv:2511.03319), 가격을 뽑아 온 풀이 흔들기에 충분히 깊었는지 (arXiv:2606.03548), 평균을 낸 시간 창이 진실을 얼마나 늦게 담는지 (arXiv:2410.07893), 그 오라클을 고른 거버넌스가 실제로 넓었는지 (DOI: 10.2139/ssrn.7003865, 프리프린트), 그 선택을 나중에 되돌릴 수 있는지 (arXiv:2512.03088)가 그 목록입니다.

이 목록은 실패의 목록이기보다 설계의 목록입니다.

「코드가 곧 규칙」이라는 문장은 규칙에 관해서는 참입니다. 코드는 정말로 예외 없이 집행됩니다. 다만 그 규칙은 입력을 받아 움직이고, 입력이 참인지는 코드가 판정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탈중앙 금융은 믿을 곳을 없애지는 못했지만, 그 자리 가운데 여럿을 장부 위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다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과 누군가 실제로 들여다본다는 것은 다르고, 앞의 탐지 연구에서 공개 보고된 사고는 일부였습니다.

그래서 남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무엇을 믿고 있으며, 그 믿음의 값은 얼마인가.

이 질문에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불변성은 규칙을 지켜 주는 미덕이면서, 잘못 고른 의존을 갈아타기 어렵게 묶는 족쇄도 됩니다 (arXiv:2512.03088). 믿을 곳을 고르는 일은 이 장치에서 나중에 고치기 어려운 선택입니다.

장부는 자기 안의 사실을 증명합니다. 장부 바깥의 사실에 대해서는, 그것을 누가 어떻게 알려 주기로 했는지를 기록할 뿐입니다. 증명과 기록은 다른 일이고, 이 장치가 바꾼 것은 기록 쪽입니다. 무엇을 믿기로 했는지가 이제 코드에 적혀 있습니다.

근거 논문

  • "SoK: Decentralized Finance (DeFi) Attacks" (2022) — arXiv:2208.13035 (프리프린트) — 논문 77편·감사 30건·사건 181건. 2018~2022 최소 32.4억 달러 손실. 가격 오라클 공격 15%·무허가 상호작용 10.5%가 최빈인데 학술 논문은 거의 없음. 공격 103건(56%)은 비원자적.
  • "Towards Trustworthy DeFi Oracles" (2022) — arXiv:2201.02358 (프리프린트) — 블록체인은 결정론적 성질 때문에 외부의 비결정적 데이터를 스스로 얻을 수 없다.
  • "Two thousand years of the oracle problem" (2025) — arXiv:2511.03319 (프리프린트) — 오라클 문제를 "받는 쪽이 진위를 알 수 없음"으로 정의하고 델포이까지 소급.
  • "A First Look into DeFi Oracles" (2020) — arXiv:2005.04377 (프리프린트) — 설계들이 오라클을 책임성 낮은 신뢰 당사자로 놓고, 보고 가격이 당시 환율에서 정기적으로 이탈.
  • "Trust but Verify: The Oracle Paradox of Blockchain Smart Contracts" (2021) — DOI: 10.2308/isys-19-024 — 기록이 물리적 사건을 반영한다는 증명에 독립 검증이 없다. 사람은 내부통제의 가장 약한 고리.
  • "Understanding the Blockchain Oracle Problem" (2020) — DOI: 10.3390/info11110509 — 시스템이 이미 신뢰되는 곳일수록 오라클 문제의 영향은 작아진다.
  • "DeFiTrace" (2026) — DOI: 10.1145/3817054 — 가격 오라클 조작이 복합·다중 트랜잭션 공격으로 진화. 정상 트랜잭션만으로 학습한 이상 탐지.
  • "SecPLF" (2024) — arXiv:2401.08520 (프리프린트) — 플래시론이 위험을 증폭해 복잡한 오라클 조작으로 중대한 손실이 가능해졌다.
  • "Flash Crash for Cash" (2021) — arXiv:2106.10740 (프리프린트) — 많은 익스플로잇이 시장 공격이며, 공격자들이 무허가 조합가능성을 DeFi 자신에게 겨눈다.
  • "Cost of Manipulation in AMM-Based Oracles" (2026) — arXiv:2606.03548 (프리프린트) — 조작 비용을 최소 평가손실로 정의. 가중중앙값은 유동성 비례가 최적이나 가중평균은 왜곡이 커질수록 취약.
  • "Liquidation Dynamics in DeFi and the Role of Transaction Fees" (2026) — arXiv:2602.12104 (프리프린트) — 청산 역학이 약탈적 가격 조작에 노출시키는 한편, AMM 거래 수수료가 결정적 보안 파라미터임을 증명.
  • "Ormer" (2024) — arXiv:2410.07893 (프리프린트) — TWAP도 조작에 취약해 창을 늘리는데, 창이 길어지면 지연과 편차 오차가 따라온다.
  • "Safeguarding DeFi Smart Contracts against Oracle Deviations" (2024) — arXiv:2401.06044 (프리프린트) — 벤치마크 대다수에서 현재 사용 중인 파라미터가 큰 오라클 이탈에 안전을 보장하기에 부적절.
  • "How DeFi Protocols Choose Oracle Providers" (2025) — arXiv:2512.03088 (프리프린트) — 32개 프로토콜 서베이. 불변성이 락인을 증폭해 제공자를 갈아타기 어렵게 만들고 대체로 외주를 선호.
  • "Settlement Verification in DeFi Credit" (2026) — DOI: 10.2139/ssrn.6561059 (프리프린트) — 자기보고를 온체인 데이터로 재계산: 가스 절감 65.7% 주장 대 중앙값 29.8%, 분쟁률 1.4% 대 0.80%.
  • "Connect API with Blockchain: A Survey on Blockchain Oracle Implementation" (2023) — DOI: 10.1145/3567582 — 오라클의 투표 기반·평판 기반 분류.
  • "Astraea: A Decentralized Blockchain Oracle" (2018) — arXiv:1808.00528 (프리프린트) — 파라미터에 따라 조작을 임의로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정직이 강제되는 내시 균형이 존재.
  • "Is decentralized finance actually decentralized?" (2022) — arXiv:2206.08401 (프리프린트) — 코어에 대형 중앙화 거래소 둘. 동시에 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가 더 높은 수익·더 낮은 변동성을 예측.
  • "Measuring the DeFi Control Layer" (2026) — DOI: 10.2139/ssrn.7003865 (프리프린트) — 위험 파라미터 제안에서 상위 5개 투표권 지분 중앙값 96.0%(Aave 91.2%·Uniswap 84.3%·Radiant 57.7% 등 프로토콜마다 다름). 채널별 선별 입력으로 읽으라고 저자들이 명시.
  • "A trustless society? A political look at the blockchain vision" (2024) — arXiv:2405.06097 (프리프린트) — 권력이 해소되는 게 아니라 민주적으로 정당화되지 않은 통제 지점으로 이동한다는 규범적 주장.
  • "Can Artificial Intelligence solve the blockchain oracle problem?" (2025) — arXiv:2507.02125 (프리프린트) — AI는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나 검증 불가능한 오프체인 입력 의존 자체는 없앨 수 없다. 신뢰 가정의 대체물이 아니다.
  • "The Flash Loan Attack Analysis Framework" (2022) — DOI: 10.3390/informatics10010003 — 한 플랫폼 사례 시뮬레이션. 기존 방어책(공정 준비금)이 통상 환경에선 보호하나 1시간 60% 급락에서는 깨져 800만 달러 넘는 피해가 날 것으로 예측.
  • "The Paradox of Adversarial Liquidation in Decentralised Lending" (2023) — DOI: 10.2139/ssrn.4540333 (프리프린트) — 청산자를 움직이게 할 만큼 큰 보상이 곧 가격을 흔들 유인도 만든다.
  • "Short Squeeze in DeFi Lending Market" (2023) — arXiv:2302.04068 (프리프린트) — 실패한 시도에도 150만 달러 넘는 회수 불가 부채. 범위 제한이냐 '탈중앙' 타협이냐의 궁지.
  • "Following Devils' Footprint" (2025) — arXiv:2502.03718 (프리프린트) — 공격 컨트랙트 616개·925만 달러 손실을 찾았으나 공개 보고된 것은 19건뿐.
  • "Detecting Various DeFi Price Manipulations with LLM Reasoning" (2025) — arXiv:2502.11521 (프리프린트) — 비표준 가격 모형 프로토콜이 3년간 95건 중 44.2%. 확인한 147건 중 81건이 미지의 과거 사건.
  • "DeFiScreener" (2026) — arXiv:2607.22184 (프리프린트) — 기존 도구들이 특정 공격 유형만 다뤄 탐지 커버리지가 심각하게 제한된다.
  • "Protecting DeFi Platforms against Non-Price Flash Loan Attacks" (2025) — arXiv:2503.01944 (프리프린트) — 가격과 무관한 플래시론 공격 범주. 과거 사건에 미리 배치됐다면 4억 달러 넘는 손실 구제 가능했다는 추산.
  • "FlashSyn" (2022) — arXiv:2206.10708 (프리프린트) — 방어 평가용 공격 자동 합성. 이중용도 긴장의 사례.
  • "The Oracle Problem in Regulated Tokenization" (2026) — DOI: 10.2139/ssrn.7300959 (프리프린트) — 자연적 사실과 제도적 사실의 구분. 제도적 사실의 설계 목표는 신뢰 최소화가 아니라 법적 등가성.
  • "Irrationality, Extortion, or Trusted Third-parties" (2021) — arXiv:2110.09857 (프리프린트) — 합리적 두 참여자와 튜링 완전 언어 아래, 제3자 없이 갈취 불가능한 에스크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Market Manipulation on the Blockchain" (2023) — DOI: 10.2139/ssrn.4397409 (프리프린트) — 561개 컬렉션 740만 건. 위장 거래는 시장 결과에 미미한 영향 — 투명한 원장이 뻔한 조작을 중화한다는 해석.
  • "Comparing Price Manipulation Attacks Across Layer 1 and Layer 2" (2023) — DOI: 10.2139/ssrn.4370843 (프리프린트) — 같은 유형의 익스플로잇에서 피해 거래자 손실이 평균 0.27%인 쪽과 0.04%인 쪽.
  • "Toward a Risk Assessment Framework for Institutional DeFi" (2026) — arXiv:2605.05145 (프리프린트) — 조합가능성 위험·이해 부채·시간적 위험 동학 세 차원 추가. 사건 12건 중 5건이 새 차원을 필요로 함.
📚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2부 — 돈이 되는 순간 무너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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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코드는 약속대로 작동했다 —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보장한 것과 보장하지 못한 것
  2. 2.L2는 정말 이더리움만큼 안전한가 — 롤업이 물려받는 것과 물려받지 않는 것
  3. 3.다리는 체인의 보장을 물려받지 않는다 — 크로스체인 브리지는 왜 반복해서 털리는가
  4. 4.스마트 컨트랙트는 바깥 세상을 모른다 — 가격을 알려주는 자를 믿어야 하는 순간
  5. 5.러그풀은 해킹이 아니라 권한이다 — 코드에 남겨 둔 출구, 그리고 그것을 미리 재려는 시도
  6. 6.규칙을 바꿀 권한도 살 수 있다 — 토큰 투표로 굴러가는 조직에서 거버넌스가 공격 표면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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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가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교육·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전문가의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오류를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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