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2는 정말 이더리움만큼 안전한가 — 롤업이 물려받는 것과 물려받지 않는 것
왜 이 논쟁인가
이더리움 위에서 거래 한 건을 처리하는 값은 오랫동안 이 생태계의 병목이었다. 그래서 나온 해법이 롤업(rollup)이다. 거래의 실행은 이더리움 바깥에서 하고, 그 결과와 데이터만 이더리움에 올린다. 이더리움을 계산기가 아니라 게시판으로 쓰는 것이다 — 실행된 거래와 상태 변화의 요약을 붙여 두는 곳으로만 (arXiv:2510.00164).
이 방식은 실제로 작동했다. 2021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일별 패널로 L2 채택이 L1 혼잡에 미친 영향을 인과적으로 추정한 워킹페이퍼는, 특정 시기 구간에서 L2 채택률이 10%포인트 오를 때 L1의 중앙값 기본수수료가 약 11% 내려갔다고 보고한다. 다만 같은 논문은 채택률이 85%를 넘어간 뒤에는 이 효과의 추정이 국소적이 된다고 덧붙인다 (DOI: 10.2139/ssrn.5887562, 워킹페이퍼).
그리고 이 성공과 함께 한 문장이 굳었다. "롤업은 이더리움 위에 있으니 이더리움의 보안을 물려받는다."
이 글은 그 문장을 검사한다. 물려받는다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그 말이 무엇을 가리고 있는지.
시작 전에 몇 가지를 분명히 해 두자.
첫째, 이 글은 특정 롤업을 평가하지 않는다. 여기 등장하는 이름들은 연구자들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사례를 식별하기 위한 것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느 것이 안전하고 어느 것이 위험하다"는 딱지는 붙이지 않는다. 시세·시가총액·전망도 다루지 않는다.
둘째, 인용하는 연구의 근거 등급이 고르지 않다. 이 분야는 arXiv에 공개된 판본이 많은데, arXiv 공개는 동료심사 여부와 무관하며 상당수는 이후 학회나 저널에 실린다 — 다만 개별 논문의 게재 여부까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SSRN 등에 올라온 워킹페이퍼와, 심사 관행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면의 논문도 인용하는데, 그때마다 그 사실을 표시했다. 특히 논지의 하중을 받는 자리일수록 표시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셋째, 여기 나오는 수치는 전부 "그 논문이 그 시점에 관측한 값"이다. 이 분야는 반년이면 낡는다. 처리량이나 수수료나 순위 같은 것은 이 글을 읽는 시점에 이미 다르다. 그래서 이 글은 가급적 덜 변하는 축 — 어떤 설계가 무엇을 전제하는가 — 에 지면을 쓴다.
넷째, 이 글은 취약점의 구조 — 왜 그 자리가 약한가 — 를 설명하지만,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절차나 파라미터는 다루지 않는다.
통념: 위에 있으니 아래만큼 안전하다
먼저 통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자. 논리 자체는 흠잡을 데가 없어 보인다.
롤업의 공통 골격은 이렇다. 롤업은 자기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실행하고, 그 거래들과 함께 상태 루트(state root) — 롤업 전체 상태를 한 값으로 압축한 요약 — 를 주기적으로 이더리움에 게시한다. 그 상태 루트가 최종인지는 이더리움 위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정하는데, 컨트랙트는 그것을 이의제기 대상으로 열어 두거나 아니면 함께 딸려 온 유효성 증명을 검증한다 (arXiv:2404.16150).
여기서 통념이 나온다. 최종 판단이 이더리움 컨트랙트에서 이뤄지니, 이더리움을 뚫지 못하는 한 롤업도 못 뚫는다는 것이다. L2 확장 기술들을 비교한 한 종설도 "기반 네트워크로부터의 보안 상속과 운영 독립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이 분야의 핵심 축으로 명시한다 (DOI: 10.37547/tajet/volume07issue10-10 — 심사 관행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면의 개관 논문이다). 상속이라는 단어가 이 문헌에서 쓰이는 방식이 그렇다.
그런데 바로 그 상속을 정면으로 겨눈 논문이 있다. 롤업의 암호경제적 보안을 다룬 이 연구는 문제를 이렇게 적는다. 낙관적 롤업의 보안은 "비공식적으로(informally)" 논증되고 있으며, 그 논증은 "어떤 노드 집합이 L1에 게시된 거래 데이터를 검사하고, 잘못된 거래가 발견되면 경보(사기 증명)를 울릴 것"이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들은 덧붙인다 — 현재 배포된 모든 시스템에는 그 노드들이 그 일을 "성실히" 수행하도록 보장하는 제대로 된 유인 메커니즘이 없고, 대충의 유인 정렬 논변에 기대고 있을 뿐이다 (arXiv:2402.07241).
이 한 문장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상속되는 것은 무엇이고, 매번 새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반전 ①: 물려받는 것은 주로 "데이터가 거기 있다"는 성질이다
롤업이 이더리움에 실제로 맡기는 일을 하나씩 떼어 보면 목록이 짧다. 데이터를 게시하는 일, 그리고 그 게시물을 근거로 최종 상태를 정산하는 일이다. 계산 자체는 바깥에서 한다 (arXiv:2406.02316).
이 중 앞의 것 —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 이 뿌리다. 말 그대로 "그 데이터를 누구나 실제로 구해 볼 수 있는가"라는 성질이다. 이것이 왜 뿌리인가. 데이터가 있어야 제3자가 롤업의 상태를 스스로 재구성할 수 있고, 재구성할 수 있어야 잘못된 상태를 짚어 낼 수 있으며, 짚어 낼 수 있어야 이의제기가 가능하고, 자기 자산이 거기 있다는 증명을 만들어 인출할 수도 있다. 데이터가 없으면 이 사슬 전체가 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더리움이 롤업에 확실하게 주는 것이 정확히 이것이다. 한번 이더리움 블록에 실린 데이터는 거기 있었다. 이건 상속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데이터를 밖으로 빼는 순간
데이터를 이더리움에 올리는 것은 롤업 비용의 큰 몫이다. 그래서 많은 설계가 데이터를 밖으로 뺀다. 이를테면 배치 전체 대신 해시만 올리는 방식이 있다. 이더리움 공간은 훨씬 덜 쓰지만, 그 해시를 원래 배치로 되돌려 줄 데이터 가용성 위원회(DAC)가 따로 필요해진다 (arXiv:2503.05451).
여기서 문제가 명시적으로 드러난다. DAC의 암호경제적 보안을 다룬 연구는 이 긴장을 한 줄로 적는다 — DAC에 신뢰를 두는 것은 "보안이 오로지 L1 체인에만 의존하는 L2 구조"라는 목표와 충돌한다 (arXiv:2208.02999). 저자들은 DAC 노드가 요청받은 데이터를 숨기는 행위를 억제하는 금전적 유인 프로토콜을 제안하고, 참가자를 매수하거나 부패시킬 수 있는 비잔틴 적대자를 넣은 동적 게임으로 그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즉 데이터 가용성을 밖으로 빼면, 그 자리에 다시 게임이 생긴다.
더 최근에는 외부 데이터 가용성 계층 자체를 쓰는 설계(AltDA)가 늘었다. 이를 검증 프레임워크로 분석한 연구는, 대량 데이터 게시를 이더리움 밖으로 옮기는 것이 단순한 부품 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합의-임계(consensus critical) 통합 계층을 하나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 계층의 의무가 빠지면 무엇이 벌어지는가. 저자들이 나열한 목록은 이렇다 — L2 정지, 정직한 L2 노드들 사이의 파생 결과 불일치, 무효한 상태 주장, 그리고 브리지 공격. 그리고 결론이 날카롭다. 안전한 AltDA 통합은 DA 제공자나 브리지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주변의 L2 통합 코드가 L1 입력에서 승인된 L2 상태까지 이어지는 검증 관계 전체를 강제해야 한다 (arXiv:2606.03010).
비용 구조가 그 선택을 민다
왜 데이터를 밖으로 빼려 하는가. 값 때문이다.
2024년 3월 이더리움에 도입된 EIP-4844는 롤업이 데이터를 싣는 전용 공간(blob)을 만들었다. 이 변화가 합의 보안·이더리움 사용·롤업 거래 동학·blob 가스 수수료 시장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한 연구가 있고 (arXiv:2405.03183), 가스 효율과 경제성을 모델로 정리한 분석도 있다 (DOI: 10.1049/blc2.70014).
그런데 이 구조는 새로운 저울을 만든다. blob 게시 비용은 블록마다 고정이고, 롤업이 그 공간을 얼마나 채웠는지와 무관하다. 그래서 거래 도착률이 낮은 롤업은 blob을 꽉 채우기를 기다리는 지연 비용이 너무 커져서, 오히려 유연한 일반 블록스페이스를 쓰는 편을 선호하게 된다. 같은 연구는 여러 롤업이 blob을 나눠 쓰는 것도 참가 롤업의 유형에 따라 항상 이득은 아니라고 본다 (arXiv:2310.01155).
데이터 게시 비용이 얼마나 지배적인지는 실제 배포에서도 나타난다. 공용 롤업 위에 에너지 시장을 올려 세 나라 파일럿에서 약 3개월간 무인 운영한 워킹페이퍼는, 시장 청산에 드는 가스가 계산이 아니라 데이터 가용성에 지배된다고 보고한다 (DOI: 10.2139/ssrn.7035024, 워킹페이퍼).
정리하면 이렇다. 이더리움이 보장해 주는 것은 "이 데이터가 거기 있었다"이지 "이 상태가 옳다"가 아니다. 그리고 값을 아끼려는 설계일수록 그 첫 번째 보장마저 부분적으로 반납한다.
반전 ②: "분쟁이 옳게 끝난다"는 사람과 자본이 하는 게임이다
이제 두 번째 성질로 간다. 상태가 옳은가.
낙관적 롤업(optimistic rollup)의 이름이 왜 '낙관적'인지부터 보자. 제안된 상태는 일단 옳다고 간주된다. 누군가 "그거 틀렸다"고 나서지 않는 한. 그 나섬이 이의제기(fraud proof) — 잘못된 상태 주장을 이더리움 위에서 반박하는 절차 — 다. 실제 구현에서는 두 주장자가 어긋나는 지점을 이진 탐색으로 좁혀 가며 단일 연산 단계까지 내려가 승부를 가르는 대화형 프로토콜의 모양을 띤다 (arXiv:2210.16610; arXiv:2212.05219).
여기서 결정적인 사실 하나. 이의제기는 프로토콜이 자동으로 하지 않는다. 누군가 롤업을 계속 따라 실행하고, 어긋남을 발견하고, 담보를 걸고, 여러 번 거래를 보내고, 그 거래가 정해진 시간 안에 이더리움에 실려야 한다. 사람, 자본, 시간이 드는 게임이다.
유인이 어긋난다는 형식적 결과들
이 게임이 제대로 굴러가는가를 물은 논문들이 있다.
가장 이른 축에 속하는 연구는 제목부터 결론이다 — 낙관적 롤업의 유인 비양립성. 저자들은 낙관적 롤업의 모형을 세워 유인이 참가자에게 기대되는 행동과 정렬돼 있지 않음을 보이고, 이것이 현존 낙관적 롤업의 보안을 잠재적으로 훼손한다고 적는다 (arXiv:2312.01549).
같은 구조를 '발표 게임(announcement game)'으로 일반화한 연구도 있다. 발표자가 정보를 내놓고 검증자가 도전하는 게임인데, 검증자는 검증에 노력을 들이고 무효한 발표를 성공적으로 도전했을 때만 보상을 받으며, 유효한 발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저자들은 이 게임의 모든 내시 균형을 식별하고 각 균형에서의 시스템 손실을 계산한다 (arXiv:2407.21413).
여기서 가장 불편한 결과가 나온다. 낙관적 설계 일반 — L2뿐 아니라 지분증명 L1, 크로스체인 브리지, 데이터 가용성 계층까지 — 을 하나의 게임으로 형식화한 워킹페이퍼는, 모든 균형을 특징짓고 나서 이렇게 적는다. 모든 참가자가 합리적이라면 이런 프로토콜은 완벽하게 안전할 수 없다. 따라서 보안을 확보하려면 설계자가 이타적 참가자가 존재한다는 신뢰 가정을 넣어야 한다. 저자들은 대안으로 참가자 간 재분배를 도입하거나 간결 증명 기반 설계로 가는 길을 검토한다 (DOI: 10.2139/ssrn.4499357, 워킹페이퍼).
이 대목은 하중이 크므로 등급을 다시 짚어 둔다. 이것은 심사 지면이 아니라 워킹페이퍼의 결과다. 다만 이 결론만 외따로 서 있는 것은 아니다. 유인 비양립성을 보인 연구 (arXiv:2312.01549), 균형별 시스템 손실을 계산한 연구 (arXiv:2407.21413), 그리고 성실 검증에 대한 보상 장치가 없다고 지적한 연구 (arXiv:2402.07241)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개별 정리의 세부가 아니라 방향을 읽는 것이 안전하다.
이겨도 남는 게 없는 승리
더 구체적인 공격 형태도 형식화돼 있다.
낙관적 롤업의 분쟁 게임을 게임이론으로 모형화한 연구는 구조적 취약점 하나를 드러낸다. 검증자가 도전에서 이기고도 제대로 된 이익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제안자가 검증자 일부를 통제하는 경우와, 참여를 끌어내려고 2차 경매 메커니즘을 붙인 경우를 함께 분석한다. 결과는 역설적이다 — 보상을 올리거나 참여를 늘려서 검증자 경쟁이 심해지면, 악의적 제안자는 경매 같은 장치로 가치를 회수해 자신의 순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래서 현행 설계에서는 검증자들의 경쟁 압력이 악의적 행동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결론이다. 대책으로는 보상을 에스크로에 묶는 방식과 커밋-리빌 프로토콜을 제안한다 (arXiv:2504.05094).
"보상을 늘리면 검증자가 더 열심히 하겠지"라는 직관이 여기서 깨진다.
이의제기를 물리적으로 막는 게임
다음은 검열이다.
이의제기 절차를 겨냥한 경제적 검열 공격을 다룬 연구가 있다. 공격자가 블록 제안자에게 뇌물을 주어 방어자의 거래를 막는 상황을 모형화한 것인데, 구조는 이렇다. 매 단계에서 공격자는 방어자를 검열해 방어자의 시간 여유를 갉아먹되 뇌물 비용을 치르거나, 아니면 이번 거래는 통과시키고 다음 검열을 위해 자금을 아끼거나 둘 중 하나를 고른다. 저자들은 세 가지 게임이론 모형을 분석해, 방어자의 성공을 보장하려면 이의제기 기간이 얼마나 길어야 하는지를 필요한 프로토콜 이동 횟수와 양측의 예산의 함수로 도출한다 (arXiv:2502.20334).
이 결과의 함의는 단순하다. 이의제기 기간은 UX 파라미터가 아니라 보안 파라미터다. 그리고 그 길이를 정하는 것은 상대방의 지갑 크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마지막에 온다. 이의제기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상태는, 모든 것이 정직했던 상태와 겉보기에 구분되지 않는다.
앞서 본 연구가 이 자리를 정확히 겨눈다. 워치타워 노드가 실제로 L2 주장을 검증했다는 것을 증명하게 만들고 그에 대해 보상하는 프로토콜을 제안한 것은, 뒤집어 말하면 지금은 그런 증명이 없다는 뜻이다 (arXiv:2402.07241).
한 응용 논문은 이 문제를 탐지 대상 행동으로 정리한다. 저자들은 무임승차(free-riding), 복사 공격(copy attack), 무행동(no-action) 이라는 세 가지 행태를 다루면서, 그 착안점이 "낙관적 복제 계산 프로토콜이 올바른 출력을 내면서도 요구된 계산을 실제로 수행하지 않은 참여자를 식별하지 못할 수 있다"는 형식 보안 연구라고 밝힌다 (DOI: 10.63646/zznp2642 — 심사 관행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면의 응용 논문이며, 평가도 시뮬레이션 벤치마크 위에서 이뤄졌다. 여기서는 행태 분류를 빌리는 데까지만 쓴다).
책임성(accountability) 관점의 결과도 같은 방향이다. 지분증명 프로토콜에서 "규칙을 어긴 자를 증명 가능하게 지목할 수 있는가"는 그 보안의 주요 경제적 논거인데, 롤업에 대해 이 성질을 정의한 연구는 기존 설계에 그 성질이 없음을 보이는 공격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그 위에 책임성 있는 롤업 설계를 제안하고 안전성을 증명한다 (arXiv:2210.15017).
메커니즘: 무엇이 무엇을 떠받치는가
여기까지가 큰 그림이다. 이제 부품 단위로 내려간다.
① 이의제기 기간이 만드는 지연과 그 대가
주요 낙관적 롤업이 이의제기 기간을 왜 그렇게 길게 잡는지에 대한 답이 앞의 연구에 있다. 그 기간을 대략 일주일 수준으로 두는 주된 이유는, 이더리움 자체의 암호경제적 보안을 무너뜨릴 만큼 강한 검열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arXiv:2502.20334). 즉 그 일주일은 편의를 희생해서 사는 안전 마진이다.
대가는 인출 지연이다. 롤업 설계를 비교한 연구들은 이 지연을 낙관적 방식의 대표적 비용으로 꼽고 (arXiv:2409.14647), 낙관적 방식과 유효성 증명 방식을 나란히 놓은 비교 연구도 인출 시간을 첫 번째 비교 축으로 삼는다 (arXiv:2210.16610).
이 지연을 줄이려는 시도는 두 갈래다.
하나는 기간을 동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 연구는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1초 미만의 최종성을 얻고, 부정이 감지되면 그때 정산을 동적으로 늦추는 구조를 제안한다. 무작위로 선정된 검증자 노드들이 이의 없이 상태 커밋을 승인해야 하고,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의제기 기간과 승인 기준이 동적으로 조정된다. 저자들은 이 설계가 "단 하나의 정직한 노드"라는 가정을 유지하면서 검열 공격에는 전통적 이의제기 과정을 뒤집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한다 (arXiv:2502.10321).
다른 하나는 분쟁 게임 자체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심사 지면에 실린 한 사기증명 알고리즘은, 정직한 참가자가 적대자를 이기기 위해 동원해야 하는 자원이 적대자의 최종 손실에 대해 로그로만 증가하도록 설계했다. 그래서 시빌(가짜 신원)을 대량으로 만들지 못하게 막으려고 큰 담보를 요구할 필요가 없고, 참가자들이 자원을 모아 풀을 만들지 않아도 프로토콜에 참여할 수 있다. 최종성까지의 최대 지연도 총 적대 지출에 대해 로그로만 증가한다. 저자들의 요약은 이렇다 — 분쟁 전체가 최대 2~5개의 이의제기 기간 안에 끝나고, 합의를 깨는 유일한 길은 정직한 쪽을 한 이의제기 기간 이상 검열하는 것이다 (DOI: 10.1145/3734698).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어 보자. 가장 세련된 분쟁 알고리즘에서도, 남는 마지막 공격면은 검열이다. 앞 절의 경제적 검열 게임과 정확히 같은 자리다.
② 시퀀서 — 순서를 정하는 한 명
롤업에는 시퀀서(sequencer)가 있다. 사용자들의 거래를 받아 순서를 정하고 묶어서 이더리움에 올리는 역할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롤업에서 이것은 한 곳이 한다.
이 지점을 체계화한 SoK는 문제를 정면으로 적는다. 롤업은 처리량·지연·수수료에서 이득을 주지만 거래 순서를 정하기 위해 중앙화된 시퀀서에 의존하며, 이것은 블록체인 시스템의 탈중앙화 원칙을 훼손한다. 그래서 탈중앙 시퀀서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한데, 그런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은 까다롭다는 것이 이 논문의 두 번째 결론이다 (arXiv:2310.03616).
중앙 시퀀서가 열어 두는 구체적 위험은 목록으로 정리돼 있다 — 검열, 거래 조작, 변조 (arXiv:2511.22317). 그리고 시퀀서가 롤업 블록을 만들지 못하거나 새 상태 루트를 L1에 제안하지 못하면, 사용자는 롤업 위의 자산에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 (arXiv:2503.23986).
이게 이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증거도 있다. L2BEAT 데이터를 쓴 129개 프로젝트의 횡단면 스냅샷과, 2022년부터 2025년까지를 다룬 수작업 사고 목록을 함께 분석한 연구는, 보고된 사고들이 시퀀서의 가동(liveness)과 포함(inclusion)에 집중돼 있다고 보고한다 (arXiv:2512.12732).
부하가 걸렸을 때의 차이도 관측됐다. 2023년 말 EVM 계열 체인들에 거래가 폭증했던 국면을 분석한 연구는, 어떤 롤업은 잘 버텼고 어떤 롤업은 그 기간에 다운타임을 겪어 최종성 시간과 가스비에 영향을 줬다고 적는다 (arXiv:2404.11189).
순서를 정하는 권한은 곧 값이 되기도 한다. 롤업 위의 MEV(최대 추출 가능 가치)를 분석한 연구는, 특정 분기의 관측에서 순환 차익거래 컨트랙트에서 나온 거래가 일부 롤업 온체인 가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면서도 전체 가스 수수료의 4분의 1에 못 미치는 값만 냈다고 보고한다 (arXiv:2506.14768). 되돌려진(revert) 거래의 경제학을 다룬 다른 연구는 이 되돌림이 사고가 아니라 MEV 전략의 균형 결과이며, 그 결과 후생이 사용자에게서 시퀀서 쪽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한다 (arXiv:2506.01462).
반대 방향의 제안도 있다. 시퀀서가 악성으로 보이는 거래를 즉시 블록에 넣지 않고 일시 격리할 수 있게 하자는 설계인데, 저자들 스스로 이것이 신뢰와 탈중앙화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를 별도로 논의한다 (arXiv:2405.01819). 안전을 위해 시퀀서에 권한을 더 주는 순간, 검열과 안전 필터를 가르는 선은 시퀀서의 재량 안에 들어간다.
시퀀서를 신뢰실행환경(TEE) 안에 넣어 보호하려는 접근도 있는데, 여기에는 고유한 되돌이가 있다. TEE의 증명(attestation) 절차 자체가 추가적인 중앙화를 들여온다는 것이다 (arXiv:2511.22317). 그래서 TEE의 무결성과 가용성이 깨질 수 있다는 현실적 위협 모델을 채택하고 이질적인 TEE들을 분산 배치하는 설계도 나와 있다 (arXiv:2409.14647).
③ 강제 포함과 탈출구
시퀀서가 나를 배제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설계상의 답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강제 포함(forced inclusion)이다. 사용자가 이더리움 쪽 컨트랙트에 직접 거래를 밀어 넣고, 롤업은 그것을 일정 시간 안에 반드시 처리하게 만드는 통로다. 둘째는 탈출구(escape hatch)다. 시퀀서가 아예 죽었을 때 사용자가 그를 우회해 이더리움에서 직접 자산을 인출하는 길이다.
탈출구를 구체적으로 설계한 연구는 시간 기반 트리거와 머클 증명, 그리고 새로운 리졸버 컨트랙트를 조합한다. 핵심 난점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보유한 자산까지 L2 상태 루트 안에서 찾아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인데, 저자들은 리졸버 컨트랙트로 이 문제를 다루어 ETH와 여러 토큰 표준의 자산을 안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탈출시키는 설계를 제시한다 (arXiv:2503.23986).
강제 거래 큐와 업그레이드 가능성을 형식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있다. 저자들은 명세 언어로 강제 거래 큐, 안전한 블랙리스트, 업그레이드 기능을 모델링해 기존 설계의 함정을 식별하고, 모델체킹으로 정확성을 확인한 개선 모델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논문이 적은 문장 하나가 무겁다 — 현재 형태의 L2들은 다중서명 공격에 노출돼 있고, 그것은 사용자 자금 전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arXiv:2406.16219).
그렇다면 이 안전장치들은 실제로 얼마나 깔려 있는가. 앞서 인용한 129개 프로젝트 분석이 숫자를 준다. 탈출 창(exit window) 없이 즉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프로젝트가 약 86%, 인출을 동결시킬 수 있는 제안자 통제를 가진 프로젝트가 약 50%였다 (arXiv:2512.12732). 같은 연구는 강제 포함이 존재하느냐만이 아니라 그것의 실사용 가능성(usability) 이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이 숫자들은 그 논문이 그 시점에 관측한 스냅샷이다. 지금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덜 변하는 축은 남는다 — 탈출구가 문서에 있다는 것과 내가 실제로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명제다.
④ ZK 방식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안 바꾸는가
다른 갈래가 있다. 이의제기를 기다리는 대신, 상태 전이가 옳다는 것을 처음부터 수학적으로 증명해서 함께 제출하는 방식 — 유효성 증명(validity proof) 을 쓰는 롤업이다. 영지식 증명의 원리 자체는 이 시리즈의 다른 편이 다뤘으니, 여기서는 롤업 안에서의 역할만 본다.
바뀌는 것은 분명하다. 분쟁 게임이 사라진다. 이의제기자가 나타날지, 그가 보상을 제대로 받을지, 검열당하지는 않을지 — 앞 절의 게임 전체가 필요 없어진다. 낙관적 설계의 한계를 형식화한 그 워킹페이퍼조차, 완화책의 하나로 간결 증명 기반 설계로의 전환을 든다 (DOI: 10.2139/ssrn.4499357, 워킹페이퍼). 낙관적 방식과 유효성 증명 방식을 인출 시간·비용·재귀 적용 가능성·이더리움 호환성 축에서 비교한 연구도 이 차이를 축으로 삼는다 (arXiv:2210.16610).
안 바뀌는 것도 분명하다. 셋을 짚는다.
첫째, 데이터 가용성은 그대로 뿌리로 남는다. 유효성 증명이 있어도 상태를 재구성할 데이터가 없으면 사용자는 자기 자산을 증명할 수 없다. 앞서 본 AltDA 검증 프레임워크가 분석 대상에 유효성 증명 계열 롤업의 통합 구조를 함께 넣은 것이 그 이유다 (arXiv:2606.03010).
둘째, 증명을 만드는 일 자체가 비싸고, 그래서 중앙화 압력을 만든다. 증명 생성의 계산 부담은 성능과 탈중앙화 양쪽에서 난점이며, 현재의 해법은 중앙화된 인프라에 계산을 맡기는 것이라 확장성과 탈중앙화를 함께 제한한다 (arXiv:2501.03126). 증명 인프라의 비용을 모델링한 연구는 증명 단계들이 비싼 하드웨어를 요구하고 모든 단계가 끝나고 결과가 온체인에 올라가야 비로소 최종성에 도달한다는 점을 제약으로 명시한다 (arXiv:2509.16581). 다른 실측 연구도 이런 롤업의 성능이 증명 메커니즘의 효율에 발목 잡힌다고 보고한다 (arXiv:2503.22709).
셋째 — 그리고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 증명이 옳다는 것과 증명한 대상이 옳다는 것은 다르다. zkEVM의 형식검증을 다룬 연구는 이 자리를 정확히 짚는다. 미묘한 구현 버그, 예컨대 가스 회계가 잘못된 것 같은 결함이 있으면, 유효한 증명이 의미적으로 잘못된 상태를 인증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암호학적 보장이 조용히 무력화된다 (arXiv:2607.19795). 증명 시스템은 "회로가 말하는 계산이 실제로 수행됐다"를 증명하지, "그 회로가 이더리움의 의미를 올바르게 옮겼다"를 증명하지 않는다.
증명 시스템 자체의 신뢰 가정도 남는다. 두 계열을 구현 수준에서 비교한 연구는, 한쪽이 증명 생성이 훨씬 빠르고 증명 크기가 훨씬 작은 대신 신뢰 셋업(trusted setup)이 필요하고, 다른 쪽은 증명이 크고 생성이 느린 대신 투명하고 양자내성이라고 정리한다 (arXiv:2512.10020). 신뢰 셋업이란 공개 파라미터를 만드는 의식에 참여한 사람들이 비밀 정보를 실제로 폐기했다고 믿어야 하는 절차인데, 이것이 시스템에 보안 위험을 들인다는 문제의식에서 투명한 증명 체계를 만들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arXiv:2312.14159).
그리고 새로운 공격면이 하나 생긴다. 증명자를 겨냥한 공격이다. 롤업 수수료 메커니즘의 가격 오설정을 분석한 연구는, 부과되는 가스 대비 증명 사이클을 극대화하는 거래를 만들어 증명 생성을 사실상 멎게 만들 수 있고, 이것이 최종성을 크게 지연시키면서 증명자 쪽에 경제적 손실을 입힌다고 보고한다. 저자들이 관측한 최종화 지연 증가폭은 약 94배였다 (arXiv:2509.17126). 이 글은 구조만 적고 절차는 적지 않는다.
즉 ZK 방식은 "누가 이의제기할 것인가"라는 사회적 질문을 "이 회로가 맞는가, 증명자가 살아 있는가"라는 공학적 질문으로 바꾼다. 질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종류가 바뀐다.
⑤ 수수료 설계가 보안 파라미터가 되는 지점
마지막 부품은 값이다. 이 부분은 보통 UX 문제로 여겨지는데, 연구들은 다르게 본다.
롤업의 수수료는 성질이 다른 세 가지 자원을 동시에 반영해야 한다 — L2에서의 실행, L1에서의 데이터 게시, 그리고 배치 정산과 증명 검증에 드는 L1 가스다. 앞서 인용한 가격 공격 연구는 기존 수수료 메커니즘에서 이 셋 사이의 오설정을 찾아내고, 그것이 두 가지 강력한 공격을 연다고 보고한다. 하나는 계산은 가볍고 데이터는 무거운 거래로 데이터 게시 용량을 포화시켜 서비스 거부와 최종성 지연을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방금 본 증명자 겨냥 공격이다 (arXiv:2509.17126).
유효성 증명 롤업의 수수료 메커니즘을 설계 문제로 다룬 연구도 있다. 저자들은 순서 정하기·데이터 가용성·증명이 어떻게 맞물려 비용 구조를 만드는지 정리하고, 적합한 수수료 메커니즘이 가져야 할 성질로 유인 양립성과 순수익성을 든 다음, 남은 미해결 질문들을 나열한다 (arXiv:2410.13277).
정리하면 수수료표는 가격 정책이 아니다. 누가 언제 최종성에 도달하는지를 정하는 파라미터다.
논쟁·미해결
논점 1 — 등급과 점수는 왜 서로 다른 결론을 내는가
"이 롤업은 얼마나 안전한가"를 한 숫자로 만들려는 시도들이 있다. 그리고 그 숫자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왜인가.
롤업 비교 프레임워크를 제안한 연구가 이유를 보여 준다. 저자들은 롤업들이 갈리는 축으로 친숙성, 최종성 시간, 모듈성, 성숙도를 든다 (arXiv:2404.16150). 축이 다르면 순위가 다르다. 그리고 이 목록에는 "누가 업그레이드 키를 갖고 있는가" 같은 축이 들어 있지 않다. 프레임워크가 무엇을 재기로 했느냐가 결론의 절반을 정한다.
측정 대상이 아예 다른 경우도 있다. 세 개의 L2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특정 시점 한 달간 45,000건의 거래를 1초 해상도로 수집해 처리량과 안정성을 통계적으로 비교한 연구가 있다. 결과는 한 네트워크가 가장 높은 평균 처리량과 가장 낮은 시간적 변동성을 보였고, 다른 둘은 주기적 배칭 때문에 비정상적이고 변동이 큰 거래 동학을 보였다는 것이다. 저자들 자신이 이 결과를 확장성 트릴레마의 지속 — 성능 향상이 더 높은 중앙화와 운영 의존을 대가로 올 수 있다는 것 — 을 확인하는 증거로 읽는다 (DOI: 10.18778/8331-969-8-02 — 학술서 챕터). 여기서 조심할 것이 있다. 이것은 처리량·안정성 측정이지 보안 순위가 아니다. 오히려 이 논문의 함의는 그 둘이 같은 축이 아니라는 쪽에 가깝다.
트릴레마 자체를 형식화한 연구도 있다. 탈중앙성·보안·확장성을 정의하고, 셋을 동시에 최대화하는 것이 내적 모순을 낳는다는 것을 모순 증명과 계산복잡도 분석으로 보인 연구다 (DOI: 10.3390/app15010019). 개별 정리의 강도보다, 한 축을 밀면 다른 축이 밀린다는 구조를 명시화했다는 점이 이 글의 맥락에서 쓸모 있다.
비최종화 블록에 대해 신뢰도 지수를 붙여 보려는 시도도 있다 (arXiv:2511.06130 — 해커톤 기간에 제작된 산출물 보고서다). 방향은 흥미롭지만 근거 등급은 낮게 잡아 읽어야 한다.
결론은 이렇다. "L2는 안전한가"는 축을 특정하지 않으면 대답이 없는 질문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등급표가 다른 답을 내는 것은 그들이 서로 다른 축을 재고 있기 때문이지, 누군가 틀렸기 때문이 아닐 수 있다.
논점 2 — 보조 장치를 언제 떼는가
새 롤업은 대개 운영자에게 큰 재량을 준 채로 출발한다. 버그가 나면 고쳐야 하고, 사고가 나면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재량은 언젠가 내려놓기로 돼 있다. 문제는 언제, 무엇을 근거로다.
앞서 본 129개 프로젝트 분석은 이 재량이 얼마나 널리 남아 있는지를 보여 준다 — 탈출 창 없는 즉시 업그레이드 약 86%, 인출을 동결시킬 수 있는 제안자 통제 약 50% (arXiv:2512.12732). 저자들은 이것을 "운영자 재량과 정보 비대칭이 위험을 다시 들여온다"는 틀로 읽고, 어떤 운영·거버넌스 설계가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사용자 위험을 만드는지를 묻는다.
업그레이드 절차 자체를 공격면으로 본 연구도 있다. 낙관적 롤업의 분쟁 해결이 L1 심판과 특정 L2 클라이언트 바이너리를 단단히 묶은 모놀리식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1) 단일 구현체에 몰리는 실패 위험, (2) 크고 감사하기 어려운 신뢰 기반(TCB), (3) 자주 발동되는 불투명한 업그레이드 절차를 낳고, 그 결과 감사 부담과 거버넌스 공격면을 함께 키운다고 본다. 대안으로 저자들은 여러 독립 구현 중 하나만 정직하면 되는 구조를 제시한다 (arXiv:2212.05219).
그리고 형식 분석 쪽에서 나온 그 문장이 여기서 다시 걸린다 — 다중서명 공격은 사용자 자금 전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arXiv:2406.16219).
거버넌스를 바꿔 보려는 실험도 있다. 사기증명 제출, 코드 감사, 가동 보장 같은 증명 가능한 기여로 평판을 쌓게 하고 투표에서 지분과 평판을 함께 가중하자는 제안이다. 저자들은 1만 명 규모 시뮬레이션과 테스트넷 프로토타입을 제시하면서, 담합·평판 세탁·시빌 증폭 같은 취약점도 함께 논의한다 (DOI: 10.36676/urr.v12.i4.1651 — 심사 관행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지면의 제안 논문이다. 검증된 결과가 아니라 설계 방향으로 읽어야 한다).
정직하게 말하면 이 논쟁에는 공짜 선택지가 없다. 업그레이드 키를 없애면 버그를 못 고치고, 두면 그 키가 최종 신뢰 지점이 된다. 그리고 이 사실 자체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각 프로젝트가 그 저울의 어디에 서 있는가뿐이다.
논점 3 — 탈중앙 시퀀서의 비용
"중앙 시퀀서가 문제라면 없애면 되지 않나." 이 질문의 답은 "없앨 수는 있는데 공짜가 아니다"에 가깝다.
탈중앙 시퀀서를 다룬 SoK가 이상적 속성과 핵심 구성요소를 정리해 놓았고, 결론은 이 설계가 까다롭다는 것이었다 (arXiv:2310.03616). 구체적인 구현 연구들도 나와 있다. 비잔틴 내성 집합 자료구조 위에 완전 탈중앙 시퀀서를 올린 연구는 정확성을 증명하고 확장성의 실증 증거를 제시하며, 프로토콜을 정직하게 수행한 서버에 지불하는 유인 체계와 위반을 잡아내는 사기증명 메커니즘을 함께 설계했다 (arXiv:2406.02316). 후속 연구는 시퀀서와 데이터 가용성 위원회를 하나의 서비스로 형식화하고 두 가지 구현 — 중앙 시퀀서 버전과 완전 탈중앙 버전 — 을 정확성 증명과 함께 제시한다 (arXiv:2503.05451).
같은 계열의 확장 연구는 접근을 하나 더 튼다. 일반적인 사기증명이 "거래 실행이 옳았는가"를 다투는 것과 달리, 이들의 사기증명은 데이터 가용성 위원회의 정확성을 결정하는 성질을 검사하는, 미리 정해진 알고리즘 위에서 다툰다. 구체적인 알고리즘을 심판 대상으로 삼으면 사기증명이 더 효율적이고, 이해하기 쉽고, 정확성을 증명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게임들의 정직한 승리 전략과 부정 주장 탐지 장치를 정리 증명 도구로 기계화해 첨부했다 (arXiv:2509.06614).
TEE로 가는 길에는 앞서 본 되돌이가 있다 — 증명 절차의 중앙화 (arXiv:2511.22317) 와, TEE 자체가 깨질 수 있다는 위협 모델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 (arXiv:2409.14647).
그러니까 이것은 "탈중앙 시퀀서로 가면 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어디로 옮길 것인가의 목록이다.
논점 4 — 검증자를 어떻게 성실하게 만드는가
이 글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걸린 매듭이 이것이다. 이의제기가 보안의 근거인데, 이의제기를 할 사람에게 그 일을 시킬 방법이 확실하지 않다.
제안들은 있다. 워치타워가 L2 주장을 검증했다는 증명을 계속 제출하고 그에 대해 보상받는 프로토콜은, 행위자들이 합리적일 때 온건한 합리적 독립성 가정 아래 증명 가능하게 안전하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arXiv:2402.07241). 데이터 가용성 위원회 쪽에서도 데이터 보류를 억제하는 유인 프로토콜이 제안됐고, 공정성과 경제적 실현 가능성에서 착안한 최적성 개념 아래 그 프로토콜이 최적이며 합리적 가정 아래 최고 확률로 보안을 보장한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arXiv:2208.02999).
그런데 앞의 워킹페이퍼 결과가 그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 전원이 합리적이면 완벽한 보안은 불가능하고, 어딘가에 이타적 참가자를 가정해야 한다 (DOI: 10.2139/ssrn.4499357, 워킹페이퍼). 그리고 분쟁 게임 분석은 보상을 키우는 방향이 항상 답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줬다 (arXiv:2504.05094).
이 매듭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암호학의 문제가 아니라 메커니즘 설계의 문제다. 암호학은 "이 계산이 옳게 됐다"를 증명해 주지만, "누군가 그 계산을 확인할 이유가 있다"는 증명해 주지 않는다.
논점 5 — 여러 롤업으로 쪼개진 뒤에 생기는 것들
롤업이 여럿이 되면서 새 문제가 생겼다. 같은 토큰이 여러 롤업에 흩어져 유동성이 파편화되는 문제 (arXiv:2502.08919), 롤업 사이의 이체가 비효율적인 문제 (arXiv:2305.19514) 등이다. 롤업 사이를 잇는 다리 자체가 왜 반복해서 무너지는가는 이 시리즈의 다른 편이 다뤘으므로, 여기서는 한 줄로만 스친다 — 롤업의 인출 경로도 결국 다리이며, 다리는 체인의 보장을 그대로 물려받지 않는다.
개발자 쪽에서 나온 관측도 이 글의 주제와 정확히 맞물린다. 이더리움에서 어느 롤업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옮기는 사례들을 수집해 분석한 연구는, 36개 유형의 이식 사례에서 네 가지 전형을 골라 위험을 정리했다. 목록은 이렇다 — 비활성 시퀀서 때문에 얻게 되는 낡은 오프체인 데이터, 시간에 기반한 로직 오류, 실패하는 권한 검사, 그리고 서비스 거부 (DOI: 10.3390/blockchains2040018).
이 목록은 "물려받는다"는 착시의 개발자 판본이다. 같은 코드가 같은 가상머신 위에서 도는데, 블록 속성과 주소 별칭과 시퀀서의 가동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가 달라진다. 배포처를 고르는 일이 비용 이득과 신뢰 손실 사이의 저울질이며 유스케이스의 보안 요구가 결정 요인이라고 정리한 실무 보고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arXiv:2504.10535).
의의: "상속"이라는 말이 감추는 것
이 글의 결론은 특정 기술에 대한 판정이 아니라 질문의 형태에 관한 것이다.
"상속"이라는 말은 자동을 뜻한다. 부모의 성질이 자식에게 저절로 넘어간다는 것. 그런데 롤업에서 실제로 자동인 것은 하나뿐이다 — 이더리움에 실린 데이터는 거기 있다. 나머지는 매번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L2는 이더리움만큼 안전한가"는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답할 수 있는 것은 목록이다.
① 데이터가 어디 있는가. 이더리움 위인가, 외부 데이터 가용성 계층인가, 위원회인가. 외부로 나가는 순간 그것은 새 합의-임계 계층이고, 그 계층의 의무가 빠지면 L2 정지·정직한 노드 간 불일치·무효 상태 주장·브리지 공격이 따라온다 (arXiv:2606.03010). 위원회에 맡기는 것은 "보안이 오로지 L1에만 의존한다"는 목표와 명시적으로 충돌한다 (arXiv:2208.02999).
② 잘못된 상태를 누가 지적하는가, 그리고 그 사람은 왜 그 일을 하는가. 현행 배포들은 이 자리에 제대로 된 유인 메커니즘 없이 유인 정렬 논변만 두고 있다 (arXiv:2402.07241). 형식 모형들은 그 유인이 기대 행동과 어긋나 있다고 말한다 (arXiv:2312.01549; arXiv:2407.21413). 그리고 이겨도 남는 게 없는 승리가 가능하다 (arXiv:2504.05094).
③ 그 지적이 막히면 어떻게 되는가. 이의제기 기간의 길이는 검열 예산의 함수다 (arXiv:2502.20334). 가장 세련된 분쟁 알고리즘에서도 남는 마지막 공격면은 검열이다 (DOI: 10.1145/3734698).
④ 시퀀서가 멈추면 나는 나갈 수 있는가. 탈출구는 설계 가능하다 (arXiv:2503.23986). 강제 포함 큐도 형식적으로 검증 가능하다 (arXiv:2406.16219). 문제는 그것이 실제로 깔려 있고 쓸 수 있느냐다 (arXiv:2512.12732).
⑤ 오늘의 규칙을 내일 누가 바꿀 수 있는가. 업그레이드 권한은 사고를 고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마지막 신뢰 지점이다 (arXiv:2512.12732; arXiv:2212.05219).
유효성 증명으로 가면 ②와 ③이 크게 줄어든다. 대신 ①과 ④와 ⑤는 그대로 남고, 항목이 둘 더 생긴다 — 회로가 이더리움의 의미를 올바르게 옮겼는가 (arXiv:2607.19795), 그리고 증명자가 살아 있고 그를 멈추게 만들 수 없는가 (arXiv:2509.17126; arXiv:2501.03126; arXiv:2509.16581).
여기서 냉소로 기울 이유는 없다. 이 목록의 항목 하나하나가 실제로 개선되고 있다. 분쟁 비용을 로그로 낮춘 알고리즘이 나왔고 (DOI: 10.1145/3734698), 검증자에게 성실을 증명시키는 프로토콜이 나왔고 (arXiv:2402.07241), 탈출구와 강제 포함 큐를 형식적으로 검증한 설계가 나왔고 (arXiv:2406.16219; arXiv:2503.23986), 증명 생성을 여러 참여자에게 나누려는 시도가 나왔다 (arXiv:2501.03126). 문제가 명시적으로 적혀 있다는 것은 그것을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낙관으로 기울 이유도 없다. 앞의 어느 개선도 "이 항목은 이제 안 물어도 된다"를 뜻하지 않는다. 개선은 저울의 위치를 옮길 뿐 저울을 없애지 못한다. 한 축을 밀면 다른 축이 밀린다는 구조는 형식적으로도 적혀 있다 (DOI: 10.3390/app15010019).
그러니 남는 것은 이 한 가지다. "물려받는다"는 동사에는 목적어가 필요하다.
무엇을 물려받는가. 데이터가 거기 있다는 성질은 물려받는다. 잘못을 지적할 창구가 이더리움 위에 있다는 성질도 물려받는다. 그러나 누군가 실제로 그 창구를 쓸 것이라는 성질은 물려받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과 자본과 시간이 매번 새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고, 만들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온한 날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더리움이 롤업에 해 주는 일은 "이 롤업은 옳다"를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 옳지 않을 때 그것을 드러낼 자리를 마련해 두는 것이다. 자리를 마련하는 일과 그 자리에 사람이 서는 일은 다르다. 첫 번째는 상속되고, 두 번째는 상속되지 않는다.
근거 논문
- "Proof of Diligence: Cryptoeconomic Security for Rollups" (2024) — arXiv:2402.07241 — 낙관적 롤업의 보안이 비공식적으로 논증되고 있으며 현행 배포에 성실 검증을 보장하는 유인 메커니즘이 없다는 지적, 그리고 검증 사실을 증명시키는 워치타워 프로토콜.
- "Incentive Non-Compatibility of Optimistic Rollups" (2023) — arXiv:2312.01549 — 낙관적 롤업 모형에서 유인이 기대 행동과 정렬돼 있지 않음을 보임.
- "On the Security of Optimistic Blockchain Mechanisms" (2023) — DOI: 10.2139/ssrn.4499357 (워킹페이퍼) — 낙관적 설계 일반을 게임으로 형식화해 모든 균형을 특징짓고, 전원이 합리적이면 완벽한 보안이 불가능하며 이타적 참가자 가정이 필요함을 보임.
- "Games in Public Announcement: How to Reduce System Losses in Optimistic Blockchain Mechanisms" (2024) — arXiv:2407.21413 — 발표 게임의 모든 내시 균형과 균형별 시스템 손실 분석.
- "Hollow Victory: How Malicious Proposers Exploit Validator Incentives in Optimistic Rollup Dispute Games" (2025) — arXiv:2504.05094 — 도전에 이겨도 검증자가 이익을 못 얻을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 경쟁 심화가 악의적 제안자의 순손실을 줄이는 역설.
- "Economic Censorship Games in Fraud Proofs" (2025) — arXiv:2502.20334 — 뇌물로 이의제기 거래를 검열하는 게임 세 모형, 방어자 성공을 보장하는 이의제기 기간의 길이를 이동 횟수·예산의 함수로 도출.
- "Accountable Safety for Rollups" (2022) — arXiv:2210.15017 — 롤업의 책임성 정의와 기존 설계에 그 성질이 없음을 보이는 공격, 책임성 있는 설계와 안전성 증명.
- "Dave: A Decentralized, Secure, and Lively Fraud-Proof Algorithm" (2026) — DOI: 10.1145/3734698 — 정직한 참가자의 자원과 최종성 지연이 적대자 지출에 로그로만 증가, 분쟁은 2~5 이의제기 기간 내 종료, 남는 유일한 파괴 경로는 검열.
- "Dynamic Fraud Proof" (2025) — arXiv:2502.10321 — 동적 이의제기 기간과 무작위 검증자 승인, 단일 정직 노드 가정 유지, 검열 공격에 대한 역전 설계.
- "Ethical Risk Analysis of L2 Rollups" (2025) — arXiv:2512.12732 — L2BEAT 기반 129개 프로젝트 스냅샷과 2022~2025 사고 목록, 탈출 창 없는 즉시 업그레이드 약 86%·인출 동결 가능 제안자 통제 약 50%, 사고는 시퀀서 가동·포함에 집중.
- "SoK: Decentralized Sequencers for Rollups" (2023) — — 중앙 시퀀서 의존의 문제, 탈중앙 시퀀서의 이상적 속성과 구성요소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