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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 조각을 갖는다는 말은 무엇을 갖는다는 뜻인가

조각에는 표와 남는 것에 대한 몫이 붙어 옵니다. 그 몫은 줄의 맨 뒤에 서 있고, 작은 몫의 표가 결과를 바꾸는지는 표를 세는 방식과 작은 몫들이 뜻을 모으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첫걸음✦AI 생성경제·금융 · 2026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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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 조각을 갖는다는 말은 무엇을 갖는다는 뜻인가

조각을 산 사람들

2021년부터 한국에서는 세금 혜택이 붙은 계좌 하나로 국내 회사의 조각을 직접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계좌는 여러 금융상품을 한곳에 모아 굴리고, 번 것에서 잃은 것을 뺀 순수익에 세금 혜택을 줍니다. 계좌 자체는 2016년에 처음 생겼고, 회사의 조각을 직접 사는 갈래가 2021년에 더해졌습니다 (DOI: 10.35850/KJTR.42.3.01).

그 뒤로 회사의 조각을 조금씩 나눠 가진 개인이 우연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늘었습니다. 빨리 크는 회사보다, 번 것을 많이 나눠 주거나 문을 연 지 오래된 안정적인 회사에서 더 크게 늘었습니다 (DOI: 10.35850/KJTR.42.3.01 · 2011~2023년 거래소에 오른 국내 기업 자료). 저자들은 몇 년은 유지해야 하고 세금을 물리지 않는 금액에 상한이 있는 계좌 조건이 조각을 오래 들고 가는 성향을 키웠을 가능성을 듭니다. 조각을 가진 사람이 다양해진 것이 회사의 값어치를 높이는 데에도 보탬이 됐다고도 적습니다.

그렇다면 그 조각을 갖는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갖는다는 뜻인가. 이 글은 두 가지를 묻습니다. 그 조각을 가지면 무엇이 따라오는가. 그리고 회사에 들어온 돈을 나눌 때 나는 줄의 몇 번째에 서 있는가.

이 글은 한국의 거래소에 조각이 올라 있는 회사를 놓고 씁니다. 뒤에 나오는 제도도 한국의 것입니다. 다만 한국 밖의 회사를 보았거나 초록이 표본의 나라를 밝히지 않은 연구도 있어, 그런 연구는 그 자리에서 밝힙니다. 그리고 어떤 회사, 어떤 시점에 대해서도 값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장치가 어떻게 생겼는지와 연구가 무엇을 쟀는지까지만 씁니다.

회사를 조각으로 나누면

회사를 조각 100개로 나눠 놓았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중 10개를 가지면 내 몫은 10분의 1이고, 1개를 가지면 100분의 1입니다.

회사를 똑같은 크기로 잘게 나눠 놓은 그 한 조각이 주식(share)입니다. 조각 100개를 다 합친 것이 회사 전체입니다. 그 조각을 가진 사람을 주주(shareholder)라고 합니다. 10개를 가진 사람도 1개를 가진 사람도 주주이고, 다른 것은 몫의 크기뿐입니다.

회사의 조각을 거래소에 올려 누구나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을 상장(listing)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그 거래소입니다. 상장하면 조각은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던 사람들 사이에서 손을 바꿉니다.

조각이 그렇게 흩어지면 회사를 가진 쪽과 굴리는 쪽이 갈라집니다. 조각 100개를 100명이 하나씩 가졌다면 그 100명이 날마다 모여 회사를 굴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굴리는 일은 경영진에게 맡깁니다. 상장회사를 설명하는 흔한 그림이 이것입니다. 소유는 작은 주주들에게 흩어지고, 그래서 소유와 경영이 갈라집니다 (DOI: 10.1093/0198288816.001.0001 · 나라를 특정하지 않은 영문 이론서).

저녁 무렵의 작은 가게. 계산대에서 주인이 맨 앞의 납품업자에게 봉투를 건네고, 그 뒤로 앞치마를 두른 직원과 서류 가방을 든 빌려준 사람이 줄을 섰다. 줄의 맨 뒤에는 나무 퍼즐 조각 하나를 쥔 사람이 서 있고, 뒷벽에는 조각이 몇 개 빠진 가게 그림 퍼즐이 걸려 있다.

조각에 붙어 오는 두 가지

조각 하나에는 두 가지가 붙어 옵니다.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목소리와, 회사에 남는 돈에 대한 조각만큼의 몫입니다 (DOI: 10.1017/s0022109000002519 · 노동자의 지분 소유를 다룬 논문이 첫머리에 적은 성질).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 표를 던질 수 있는 권리를 의결권(voting right)이라고 합니다. 조각 하나에 표 하나가 붙는 것이 기본형이라, 조각 10개를 가진 사람은 표 10개를 쥡니다.

몫 쪽은 줄 서는 순서로 봅니다. 회사에는 받을 액수가 미리 정해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재료를 댄 곳, 일한 사람, 돈을 빌려준 곳입니다. 이들이 받을 액수는 계약에 적혀 있고, 주주에게는 그런 숫자가 없습니다.

몫이 계약으로 정해진 쪽이 다 가져가고 남은 것에 대한 권리, 이것을 잔여청구권(residual claim)이라고 합니다.

가게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이달에 1,000만 원이 들어왔고 재료값과 월세와 직원 월급으로 900만 원이 나갔다면, 주인 손에 남는 것은 100만 원입니다. 들어온 돈이 950만 원으로 줄어도 나갈 900만 원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주인 몫은 50만 원으로 줄고, 들어온 돈이 900만 원이면 주인 몫은 0입니다. 거꾸로 1,100만 원이 들어와도 나갈 돈은 여전히 900만 원이라, 주인 몫은 200만 원으로 두 배가 됩니다.

이달에 들어온 돈이 900만·950만·1,000만·1,100만 원인 네 달을 블록 기둥으로 나란히 세운 도판. 아래쪽 재료값·월세·월급 900만 원 블록은 네 기둥 모두 높이가 같고, 그 위 주인 몫만 0, 50만, 100만, 200만 원으로 달라진다. 나갈 900만 원은 그대로이고, 주인 몫만 달라진다.

주주는 이 줄의 맨 뒤에 섭니다. 액수가 적힌 쪽이 먼저 받고, 주주는 그러고 남은 것을 받습니다. 남은 것이 많을 때 주주의 몫이 크게 불어나는 것과, 남은 것이 없을 때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것은 같은 한 가지 성질에서 나옵니다.

한 사람이 이 줄의 두 자리에 한꺼번에 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그 회사의 조각을 가질 때입니다. 노동자는 월급이라는 계약된 몫과, 남는 것에 대한 몫을 함께 쥡니다. 그러면 표를 쓰는 방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노동자가 지배하는 상장회사는 다른 회사보다 가치 극대화, 곧 회사의 값어치를 가장 크게 만드는 길에서 더 벗어났습니다. 장기 자산(asset)에 덜 투자했고, 위험을 덜 졌습니다. 더 느리게 자랐고, 새 일자리를 더 적게 만들었고, 생산성도 낮았습니다 (DOI: 10.1017/s0022109000002519 · 영문 학술지 연구, 초록은 표본의 나라를 밝히지 않음). 저자들은 노동자가 월급과 남는 몫을 합친 값을 키우는 쪽으로 목소리를 쓴다고 제안합니다. 그 때문에 회사 정책이 주주 가치 극대화에서 멀어지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조각이 주는 몫은 줄 끝에서 받는 나머지이고, 그 크기는 미리 적혀 있지 않습니다.

남은 것이 주주 손에 오기까지

조각 100개짜리 회사가 한 해를 마쳤다고 해 보겠습니다. 들어온 돈에서 재료값과 월급과 빌린 돈의 이자가 먼저 나가고, 남은 것이 있습니다. 그 남은 것은 아직 주주의 지갑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회사 금고에 그대로 둘 수도 있고, 조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눠 줄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번 것 가운데 일부를 조각 수에 따라 주주에게 나눠 주는 것, 이것을 배당(dividend)이라고 합니다. 조각 하나당 1,000원씩 나눠 주기로 하면 10개를 가진 사람은 1만 원을 받고, 1개를 가진 사람은 1,000원을 받습니다. 조각 1개를 가진 사람에게 오는 것은 나눠 주기로 한 돈 전체의 100분의 1입니다.

금고에 둘지 나눠 줄지를 두고, 회사를 굴리는 쪽과 가진 쪽의 이해가 갈릴 수 있습니다. 회사를 맡아 경영하는 쪽과 회사를 가진 쪽의 이해가 어긋나는 데서 생기는 문제, 이것을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라고 합니다. 경영자는 손에 쥔 돈이 많을수록 힘이 커지고, 그래서 회사를 알맞은 크기보다 더 키울 유인이 있습니다 (DOI: 10.1017/cbo9780511609435.005 · 이론을 정리한 영문 책 챕터).

이 이론에서 배당은 그 힘을 덜어 내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주주에게 현금이 나가면 경영자가 주무르는 돈이 줄고, 그만큼 경영자의 힘도 줄어듭니다. 또 회사가 새 돈이 필요할 때 안에 쌓아 둔 돈이 없으면 밖에서 구해야 하고, 그때 돈을 대는 쪽의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DOI: 10.1017/cbo9780511609435.005).

배당을 하지 않았다면 경영진 손에 얼마가 남았을지는 거꾸로 셀 수 있습니다. 2002년에 오랫동안 배당해 온 가장 큰 기업 25곳이 배당을 하지 않았다고 해 보는 계산입니다. 그랬다면 이들이 들고 있었을 현금은 1,600억 달러(총자산의 6%)에서 1조 8,000억 달러(총자산의 51%)로 불어났을 것입니다 (DOI: 10.3386/w10599, NBER 워킹페이퍼 · 25개 기업의 가정 계산, 초록은 나라를 밝히지 않음). 이들이 가진 것의 절반 넘게가 현금으로 쌓였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저자들은 그랬다면 경영진이 더 나은 투자 기회도, 추가 감시도 없이 1조 6,000억 달러를 더 손에 쥐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같은 워킹페이퍼에서는 그동안 벌어서 쌓아 둔 몫이 큰 회사일수록 배당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정확히는 장부상 주주 몫 가운데 벌어서 쌓은 부분의 비율이고, 이 관계는 통계로 따져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곧 매우 유의한 관계였습니다. 저자들은 이것을 기업이 경영진 손에 돈이 쌓이는 문제를 누그러뜨리려고 배당한다는 가설과 맞는 결과로 읽습니다.

나눌지 말지는 해마다 새로 정해지고, 바깥 사정에 따라 흔들립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울수록, 배당을 줄 가능성은 유의하게 줄고 현금을 쥐고 있는 비율은 유의하게 늘었습니다 (DOI: 10.22510/kjofm.2026.43.4.005 · 2016~2025년 한국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기업, 기업 하나의 한 해를 한 건으로 센 18,820건). 저자들은 기업이 불확실할 때 배당 액수보다 배당을 할지 말지를 먼저 조정한다고 해석합니다. 앞으로 돈을 구하기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현금을 쥐어 두려는 것으로 봅니다.

이 효과는 돈을 구하기 어려운 기업이든 아니든 전반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그런 기업에서 효과가 늘 더 강했다고 말할 증거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저자들은 배당을 늘리자는 정책을 논의할 때 두 가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고 적습니다. 기업이 돈을 융통할 여유, 곧 재무적 유연성과, 정책이 얼마나 내다보이는지입니다.

누가 조각을 쥐었느냐에 따라서도 배당이 달랐습니다. 국내 보험회사에서는 조각을 가장 많이 가진 주주의 몫과 외국인의 몫이 클수록, 번 것 가운데 나눠 주는 비율 같은 배당 지표가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두 관계 가운데 외국인 쪽이 더 뚜렷했습니다 (DOI: 10.17342/KIJ.2024.138.5 · 국내 보험회사 표본). 저자들은 주주들이 배당을 요구하는 힘이 배당에 실제로 작용한다는 뜻으로 읽습니다. 외국인 쪽이 더 뚜렷한 것은, 남의 돈을 모아 대신 굴리는 기관투자자의 영향이 보험산업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읽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장부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 곧 회계정보의 질도 배당에 영향을 주었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높지 않았습니다.

줄 끝의 남은 것을 나눠 줄지는 해마다 새로 정해집니다. 국내 보험회사에서는 나눠 주는 비율이 누가 조각을 쥐었느냐와도 함께 움직였습니다.

표 한 장이 하는 일

조각 100개짜리 회사가 이사 세 명을 새로 뽑는 날입니다. 주주총회(shareholders' meeting)는 주주들이 모여 회사의 중요한 일을 표로 정하는 자리입니다. 조각 60개를 가진 주주가 한 사람 있고, 나머지 40개는 여러 사람이 나눠 가졌습니다.

이사 자리마다 따로 표결하면 세 자리 모두 60 대 40으로 큰 주주의 뜻대로 갑니다. 회사를 좌우할 만큼은 못 되는 작은 몫을 가진 주주를 소액주주(minority shareholder)라고 합니다. 표를 던질 수는 있지만 그 표 하나로 결과가 바뀌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표를 세는 방식을 바꾸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사 여러 명을 한꺼번에 뽑을 때 조각 하나에 뽑을 이사 수만큼 표를 주고, 그 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 줄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집중투표제(cumulative voting)라고 합니다. 이사 세 명을 뽑으면 조각 하나에 표 세 장입니다. 작은 몫 40개는 뜻을 모아 표 120장을 한 후보에게 몰 수 있습니다. 큰 주주가 그 후보를 떨어뜨리려면 자기 후보 세 명에게 저마다 120장보다 많이 줘야 합니다. 그런데 큰 주주의 표는 180장이라, 그만큼 줄 수 있는 후보는 한 명뿐입니다. 그래서 이 방식을 쓰는 회사라면, 세 자리 가운데 한 자리는 작은 몫들이 모은 후보에게 갑니다. 이 방식을 쓸지는 회사가 정합니다.

집중투표제를 네 컷으로 그린 삽화. 조각 100개짜리 회사가 이사 세 명을 뽑는 날, 60개를 가진 주주 한 사람과 40개를 나눠 가진 여러 사람이 있다. 자리마다 따로 표결하면 세 자리 모두 60 대 40으로 큰 주주의 뜻대로 간다. 조각 하나에 표 세 장이면 큰 주주는 180장, 작은 몫들은 모아서 120장이다. 120장을 한 후보에게 몰면 세 자리 가운데 한 자리는 작은 몫들이 모은 후보에게 간다. 이 방식을 쓸지는 회사가 정한다.

표를 세는 방식만큼 중요한 것이 표를 던지는 자리인데, 그 자리 자체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상장회사 주주총회를 다른 나라 제도와 견준 한 논문은 주주총회가 법이 준 만큼의 권한을 쓰지 못하고 속이 비어 왔다고 봅니다. 그 원인의 일부가 언제 어떻게 모이는지, 회의를 어떤 규칙으로 굴리는지 같은 절차에 있을 수 있다고도 봅니다 (KCI ART002075550, 비교법 검토 논문). 저자는 주주총회가 꼭 한자리에 모이는 회의여야 하는지 묻고, 그 전제를 내려놓고 제도 개선을 논의하자고 제안합니다.

한국은 작은 몫의 주주를 지키는 쪽으로 제도를 여러 번 고쳐 왔습니다. 1998~1999년 금융개혁의 주된 목표는 소액주주 보호와, 회사 속을 밖에서 더 잘 보이게 하는 기업 투명성 제고였습니다. 배당을 끊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회사를 보면, 개혁 뒤에만 벌이가 좋고 벌어서 쌓아 둔 이익이 많은 기업일수록 배당을 다시 시작하는 관계가 유의하게 나타났습니다. 개혁 전에는 그 관계가 없었습니다 (DOI: 10.18032/kaaba.2017.30.2.161). 법이 주주 편에 서자, 돈을 허투루 쓸 여지가 큰 회사에서 주주가 현금을 받아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저자들의 해석입니다. 저자들은 주주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한 것이 배당 지급에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결론짓습니다.

작은 몫의 표를 직접 키우는 장치로는 앞에서 본 집중투표제와 서면투표제가 있습니다. 주주총회에 직접 나가지 않고도 서면으로 표를 던질 수 있게 한 것을 서면투표제라고 합니다. 두 제도는 이사 선임과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게 해,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권익 보호 제도입니다 (KCI ART001923662). 두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도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배당을 더 많이 했고, 회사의 값어치, 곧 기업가치도 더 높았습니다. 같은 기업의 도입 전후를 비교해도 도입 뒤가 높았습니다 (KCI ART001923662).

저자들은 이 제도가 대주주가 사사로이 빼 쓸 수 있는 회사 돈, 곧 사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줄여 성과가 나아진 것으로 읽습니다. 저자들은 논문이 나온 2014년 당시 이 제도가 "대기업들에 의해 표류하고 있는" 상태라고 보고, 자기 결과가 이 제도를 의무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적습니다.

주주가 주주총회에 안건을 직접 올리는 것을 주주제안(shareholder proposal)이라고 합니다. 주주제안이 올라온 뒤에는 기업들의 지배구조 등급, 곧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감시되는지를 매긴 등급이 나아졌습니다. 기관투자자에게 표를 성실히 행사하라고 권하는 지침이 도입된 뒤로는 그 개선이 더 뚜렷했습니다. 그러나 주주제안이 기업가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DOI: 10.26845/KJFS.2023.6.52.3.421 · 2010~2021년 주주총회에 올라온 주주제안 474건). 여기서 기업가치는 표결일 앞뒤의 주가 움직임으로 쟀습니다. 다만 지침이 도입된 뒤에는, 표결일 앞뒤 이틀 동안 평소 움직임을 걷어 낸 주가 변화가 도입 전보다 유의하게 커졌습니다.

주주의 표를 키우는 쪽이 늘 맞는지는 따로 다툴 수 있는 물음입니다. 미국에서는 주주가 표를 얼마나 쥐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미국 회사법의 주주권을 검토한 한 비교법 논문은 출발점으로 이런 전제를 적습니다. 실제 경영은 이사회가 하는 것이 보통이고, 주주는 회사 안의 정보를 알지 못하며 경영자로서의 경험이나 자격도 없다는 것입니다 (DOI: 10.35227/HYLR.2025.5.36.2.161). 미국은 기본적으로 주주의 권리를 제한하고 경영자의 재량을 중시해 왔고, 그에 맞서 주주권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나와 최근까지 논의가 이어져 왔습니다. 같은 논문은 한국에서는 이 물음에 대한 논의가 드물다고 적습니다.

표는 기본적으로 조각마다 하나씩 있지만, 작은 몫의 표가 결과를 바꾸는지는 표를 세는 방식과 작은 몫들이 뜻을 모으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표를 키우는 장치를 도입한 기업은 배당과 기업가치가 더 높았습니다. 주주제안 뒤에는 지배구조 등급이 나아졌지만 기업가치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고, 지침이 도입된 뒤에는 표결일 앞뒤의 시장 반응이 도입 전보다 커졌습니다.

조각이 한쪽에 몰려 있을 때

앞에서 본 흔한 그림은 소유가 흩어진 회사였습니다. 동아시아 9개국 2,980개 회사의 조각을 마지막 주인까지 따라 올라가 보면, 절반이 넘는 회사가 한 주주의 지배 아래 있었습니다. 회사의 조각을 다른 회사가 쥐고 있으면 그 회사의 주인을, 또 그 위의 주인을 따라가 맨 위에 닿는 방식입니다. 경영도 지배 주주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DOI: 10.1596/1813-9450-2054, 1999년 세계은행 정책연구 워킹페이퍼). 이 회사들에서는 소유가 한곳에 모여 있고, 경영도 그 곁에 있습니다.

그 지배를 키우는 방법 하나가 층을 쌓는 것입니다. 회사가 다른 회사의 조각을 갖고, 그 회사가 또 다른 회사의 조각을 갖는 식으로 층층이 쌓은 소유 구조를 피라미드 구조(pyramid structure)라고 합니다. 갑이 가 회사 조각의 절반 남짓을 갖고, 가 회사가 나 회사 조각의 절반 남짓을 가졌다고 해 보겠습니다. 갑은 가 회사의 표를 정하고, 가 회사의 표는 나 회사의 결정을 정합니다. 그래서 갑은 나 회사의 결정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나 회사에 남는 것 가운데 갑에게 오는 몫은 절반의 절반, 곧 4분의 1 남짓입니다.

갑이 가 회사 조각의 절반 남짓을, 가 회사가 나 회사 조각의 절반 남짓을 가진 세 층짜리 피라미드 구조 도판. 갑은 나 회사의 결정을 좌우하지만 나 회사에 남는 것에 대한 갑의 몫은 4분의 1 남짓이다. 표는 많이 쥐고 몫은 적게 대는 상태다.

여러 나라에서 지배력은 이런 피라미드 구조와, 조각 하나에 표 하나라는 원칙에서 벗어난 장치로 강화됐습니다. 같은 조각에 표를 더 붙이는 식의 장치입니다. 그 결과 의결권이 현금흐름에 대한 권리, 곧 앞에서 본 남은 것에 대한 몫을 넘어섭니다 (DOI: 10.1596/1813-9450-2054). 표는 많이 쥐고 몫은 적게 대는 상태입니다. 같은 보고서는 지배 지분의 양상이 나라마다 다르고, 지배의 집중은 경제와 제도의 발전 수준이 높을수록 대체로 옅어진다고 적습니다.

앞에서 본 대리인 문제, 곧 경영하는 쪽과 가진 쪽의 어긋남은 몇 가지에서 생깁니다. 소유와 경영이 갈라진 것, 위험을 얼마나 견디려는지가 서로 다른 것, 경영하는 쪽이 회사 사정을 더 많이 아는 정보의 차이, 그리고 가진 쪽이 다 지켜볼 수 없는 감춰진 행동입니다 (DOI: 10.1177/0974686217701467, 나라를 특정하지 않은 문헌 개관). 문헌은 이것을 줄이는 장치로 강한 소유 통제, 경영자 자신의 지분, 독립적인 이사, 여러 위원회를 꼽아 왔습니다.

조각이 한 주주에게 몰리면 같은 어긋남이 다른 자리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큰 몫을 쥔 주주와 작은 몫을 쥔 주주 사이입니다. 회사 조각을 많이 가진 개인, 곧 개인 대주주의 지분이 오를 때 그가 소액주주 편에 서는지는, 한 연구에서 회사의 성격에 따라 반대로 갈렸습니다 (KCI ART001590113 · 국내 학술지, 초록에 표본 설명 없음). 여기서 정보의 차이는 회사 안 사람과 밖의 투자자가 아는 것의 차이입니다.

정보의 차이가 큰 기업에서는 개인 대주주의 지분이 오를수록 현금을 나눠 주는 규모가 커졌습니다. 성장이 빠른 기업에서는 현금을 안에 쌓아 두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저자들은 두 결과를 이렇게 풉니다. 밖에 회사 사정을 전할 수단이 마땅치 않을 때는 현금을 나눠 주는 것 자체가 사정을 알리는 신호가 됩니다. 성장 기회가 많을 때는 안에 둔 현금이 효율적인 투자 재원이 됩니다. 두 결과 모두 대주주 지분이 오를 때 소액주주와 이익을 나누는 결정이 강해지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정보의 차이가 작은 기업에서는 반대였습니다. 현금이 넉넉해도 개인 대주주의 지분이 오를수록 현금을 나눠 주는 규모가 줄었습니다. 저자들은 이것을 대주주가 자기 통제 아래 있는 현금을 늘려 사적 이익을 좇는 쪽으로 읽습니다. 주주와 주주 사이의 대리인 문제가 깊어져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봅니다. 두 방향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흔한지는 이 연구의 초록에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지배 주주의 표는 피라미드 같은 장치를 거쳐 몫보다 커졌습니다. 그리고 개인 대주주의 지분이 오를 때 남은 것을 더 나눠 주는지 덜 나눠 주는지는, 한 연구에서 회사의 성격에 따라 갈렸습니다.

어디를 더 볼까

이 글은 조각의 수가 고정된 채로 이야기했습니다. 회사가 조각을 더 만들면 내 몫이 어떻게 되는지는 「유상증자 — 회사가 주식을 더 찍으면 내 몫은 어떻게 되나」가 이어서 다룹니다.

줄 끝의 남은 것이 얼마인지를 적는 장부는 「재무제표 — 회사를 재는 세 장부는 각각 무엇을 묻나」가 다루고, 그 장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는 「장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나 — 재량은 어디까지이고, 읽으면 앞설 수 있나」가 다룹니다.

조각에 매겨진 값이 알 만한 것을 다 담고 있는지는 「시장을 이길 수 있는가」가, 정보의 차이가 시장에서 일으키는 일은 「시장이 실패할 때」가 다룹니다. 조각이 누구에게 쏠리느냐와 이어진 사회 전체의 몫은 「왜 부는 쏠리는가」가 봅니다.

근거 논문

  • "투자중개형 ISA 도입이 기업들의 소액주주 분포에 미치는 영향" (2025) — DOI: 10.35850/KJTR.42.3.01 — 2011~2023년 국내 상장기업: 2021년 투자중개형 ISA 도입 이후 소액주주 분포가 유의하게 증가했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보다 배당성향이 높거나 업력이 오래된 안정적 기업에서 더 크게 확대됐다. 저자들은 의무가입기간·비과세 한도가 장기 보유 성향을 강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소액주주 분포의 다양성을 통해 기업가치 향상에도 기여했다고 적는다.
  • "Firms, Contracts, and Financial Structure" (1995) — DOI: 10.1093/0198288816.001.0001 — 불완전계약 아래 제도가 권한을 배분한다는 틀을 세우는 책. 공개회사에서는 소유가 작은 주주들에게 분산되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고, 부채·지배구조·인수합병이 자기 이익을 좇는 경영자의 결정을 제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
  • "When Labor Has a Voice in Corporate Governance" (2006) — DOI: 10.1017/s0022109000002519 — 지분 소유는 잔여 현금흐름에 대한 몫과 기업 지배구조에서의 목소리를 함께 준다. 노동자가 지배하는 상장회사는 다른 회사보다 가치 극대화에서 더 벗어나고 장기 자산 투자·위험 감수·성장·고용 창출·생산성이 낮았다. 저자들은 노동자가 계약 청구권과 잔여청구권의 합을 키우는 쪽으로 목소리를 쓰며, 그것이 흔히 회사 정책을 주주가치 극대화에서 멀어지게 한다고 제안한다.
  • "Agency costs of free cash flow, corporate finance, and takeovers" (1996) — DOI: 10.1017/cbo9780511609435.005 — 주주에 대한 현금 지급은 경영자가 통제하는 자원을 줄여 경영자의 힘을 줄이고, 회사가 새 자본을 구할 때 자본시장의 감시를 받을 가능성을 높인다. 경영자는 회사를 최적 규모 이상으로 키울 유인을 갖는다(책 챕터).
  • "Dividend Policy, Agency Costs, and Earned Equity" (2004) — DOI: 10.3386/w10599 — 2002년 기준 오랫동안 배당해 온 최대 25개 기업이 배당하지 않았다면 현금 보유가 1,600억 달러(총자산의 6%)에서 1조 8,000억 달러(총자산의 51%)가 되고 경영진이 1조 6,000억 달러를 더 통제했을 것이라는 가정 계산. 유보이익 비율과 배당 결정 사이에 매우 유의한 관계가 있었고, 저자들은 배당이 대리인 문제를 완화한다는 가설과 일치한다고 적는다(NBER 워킹페이퍼).
  •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기업의 배당정책 및 현금보유정책에 미치는 영향" (2026) — DOI: 10.22510/kjofm.2026.43.4.005 — 2016~2025년 한국 유가증권·코스닥 상장기업 18,820개 기업-연도: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배당 지급 가능성은 유의하게 감소하고 현금보유 비율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배당 규모보다 실시 여부를 먼저 조정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금융제약이 높은 기업에서 효과가 일관되게 강화된다는 증거는 제한적이었다. 배당 확대 정책 논의 때 재무적 유연성과 정책 예측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를 시사한다.
  • "지배구조와 회계정보가 보험회사의 배당정책에 미치는 영향" (2024) — DOI: 10.17342/KIJ.2024.138.5 — 국내 보험회사 표본: 최대주주지분율과 외국인지분율이 높을수록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유의하게 높았고, 회계정보의 질도 배당정책에 영향을 미치나 통계적 유의성은 높지 않았다. 저자들은 주주들의 배당요구가 유의하게 작용하며, 외국인지분율의 더 높은 유의성은 기관투자자의 영향이 보험산업에도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적는다.
  • "주주총회 관련 제도의 개선을 통한 상장회사 주주권의 강화" (2016) — KCI ART002075550 — 상장회사 주주총회가 법령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부실화되어 온 이유를 비교법적으로 검토하고, 개최 절차·운영 규칙과 대리투표·서면투표·전자투표 등 의결권 행사 장치를 살핀 뒤, 물리적 회의체성을 포기하는 전제에서 제도 개선을 논의하자고 제안한다(비교법 검토 논문).
  • "Governance Reforms and Dividend Policy" (2017) — DOI: 10.18032/kaaba.2017.30.2.161 — 1998~1999년 한국 금융개혁 전후 비교. 개혁의 주된 목표는 소액주주 보호와 기업 투명성 제고였고, 개혁 이후에만 배당 재개가 수익성·유보이익과 유의한 양의 관계를 보였다. 저자들은 주주에 대한 법적 보호 강화가 배당 지급에 분명한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결론짓는다.
  • "소액주주의 의결권 보호제도가 배당 및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집중투표제와 서면투표제를 중심으로-" (2014) — KCI ART001923662 — 집중투표제·서면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미도입 기업보다 배당이 많고 기업가치가 높았으며, 동일 기업의 도입 전후 비교에서도 도입 이후가 높았다. 저자들은 대주주가 사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줄어 성과가 개선된 것으로 읽고, 결과가 「대기업들에 의해 표류하고 있는 소액주주 의결권 보호제도의 의무화」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적는다.
  • "주주제안이 기업의 지배구조 및 가치에 미치는 영향: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른 주주권강화 관점에서" (2023) — DOI: 10.26845/KJFS.2023.6.52.3.421 — 2010~2021년 주주총회 상정 주주제안 474건: 주주제안 이후 지배구조 등급이 개선됐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개선이 뚜렷했으나, 주주제안이 기업가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코드 도입 이후 의결권 행사일 전후 2일의 누적초과수익률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 "주주권과 지배구조" (2025) — DOI: 10.35227/HYLR.2025.5.36.2.161 — 미국 회사법의 주주권을 검토한 논문. 소유·경영 분리라는 성질상 본래의 경영은 이사회가 하며 주주는 회사 내부 정보를 모르고 경영자로서의 경험·자격이 없다는 전제를 적고, 미국이 기본적으로 주주 권리를 제한하며 경영자 재량을 중시해 왔고 그에 맞서 주주권 강화 주장이 제기되어 최근까지 논의가 이어져 왔다고 정리한다(비교법 검토 논문).
  • "Who Controls East Asian Corporations?" (1999) — DOI: 10.1596/1813-9450-2054 — 동아시아 9개국 2,980개 기업의 궁극적 소유구조: 절반 이상이 단일 주주의 지배 아래 있었고, 여러 나라에서 피라미드 구조와 1주 1표 원칙 이탈로 지배력이 강화되어 의결권이 현금흐름권을 초과했다. 지배 지분의 양상은 나라마다 다르고 지배의 집중은 경제·제도 발전 수준이 높을수록 옅어지며, 경영이 지배 주주와 분리되는 경우는 드물었다(세계은행 정책연구 워킹페이퍼).
  • "Agency theory: Review of Theory and Evidence on Problems and Perspectives" (2017) — DOI: 10.1177/0974686217701467 — 대리인 이론의 문헌 개관. 이해 상충과 대리인 비용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서로 다른 위험 선호, 정보 비대칭, 도덕적 해이에서 생기며, 강한 소유 통제·경영자 지분·독립적 이사·각종 위원회가 이를 줄이는 장치로 문헌에서 제시되어 왔다고 정리한다(문헌 개관).
  • "개인대주주지분이 소액주주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현금배분의사결정을 중심으로" (2011) — KCI ART001590113 — 정보비대칭이 강한 기업에서는 개인대주주 지분 상승이 현금배분 규모를 늘렸고 고성장기업에서는 내부유보 경향을 강하게 했으며, 저자들은 이를 소액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는 의사결정의 강화로 해석한다. 반면 정보비대칭이 약하고 현금이 풍부한 기업에서는 현금배분 규모가 줄었고, 저자들은 이를 사적이익 추구로 읽으며 주주 간 대리인 문제가 심화되어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적는다.
📚 회사를 읽는 법 — 조각, 희석, 장부, 그리고 그 장부를 믿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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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주식 — 조각을 갖는다는 말은 무엇을 갖는다는 뜻인가
  2. 2.유상증자 — 회사가 주식을 더 찍으면 내 몫은 어떻게 되나
  3. 3.재무제표 — 회사를 재는 세 장부는 각각 무엇을 묻나
  4. 4.장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나 — 재량은 어디까지이고, 읽으면 앞설 수 있나
다음 글 →유상증자 — 회사가 주식을 더 찍으면 내 몫은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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