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peris 아티클
왜 한 사람에게 여러 자를 대는가 — ICF 틀 입문
몸·활동·참여, 그리고 그 둘레의 맥락 — 재활 논문이 쓰는 공통 언어
왜 한 사람에게 여러 자를 대는가 — ICF 틀 입문
재활 논문을 펴면 환자 한 명에게 지표가 서너 개씩 붙어 있습니다. 근력을 재는 검사 하나, 걸음을 보는 검사 하나, 설문 하나입니다. 이 글은 왜 하나로는 안 되는지에 답합니다. 짧게 답하면, 지표마다 사람의 서로 다른 층을 재기 때문입니다.
그 층을 나누는 틀이 ICF입니다. ICF는 첫걸음 편 「재활 — 불길이 잡혀 가는 집에서 살림 궁리를 시작하는 일」에서 이미 소개했습니다. 몸의 기능과 구조, 활동, 참여라는 세 층과, 그 둘레의 환경과 개인의 조건으로 사람의 기능을 적는 틀입니다. 이 글은 그다음 걸음을 다룹니다. ICF가 층마다 값을 어떻게 매기는지, 그리고 우리가 쓰던 지표를 이 틀에 걸면 무엇이 드러나는지입니다. 이 시리즈의 뒤 편들이 계속 이 언어를 씁니다.
왜 알아야 하나 — 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이 갈릴 때
같은 사람에게 두 가지를 물을 수 있습니다. 이 일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실제로 하고 있는가입니다. 두 답은 자주 다릅니다.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영역은 집안일이었습니다. 집안일에서 실제로 하는 것이 자기 능력보다 낮은 사람이 40.5%였습니다. 배우고 아는 일(학습·지식)에서는 28%, 이동에서는 17%였습니다 (PMID 41127427). 스페인 아라곤의 50세 이상 지역사회 주민 1,707명 가운데 무작위로 뽑은 129명에게 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을 나란히 평가한 결과입니다.
차이는 반대 방향으로도 났습니다. 지역사회 생활(13.3%)과 대인관계(5.5%)에서는 실제로 하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섰습니다 (PMID 41127427). 저자들은 능력에 못 미치는 수행을 환경의 장벽, 특히 집과 배움의 자리에 있는 장벽의 흔적으로 읽었습니다. 사회 영역에서 수행이 능력을 넘은 것은 그 일을 거드는 조건이 있다는 신호로 봤습니다 (PMID 41127427).

같은 집단 안에서도 영역에 따라 차이의 방향이 갈렸습니다. 기능을 숫자 하나로 적으면 이 그림이 지워집니다.
세 층과 맥락 — 첫걸음에서 한 걸음 더
ICF(국제 기능·장애·건강 분류)는 WHO가 2001년에 낸 분류로, 기능과 그 제약을 생물심리사회 모델 안에서 기술하는 틀입니다 (PMID 42423744). 생물심리사회 모델은 건강과 기능의 문제를 몸과 마음, 사회·환경이 함께 빚는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ICF는 몸의 기능·구조, 활동과 참여, 환경요인·개인요인으로 건강과 장애를 담습니다 (PMID 24850572).
세 층을 한 줄씩 다시 놓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붙는 이름은 논문에 그대로 나오므로 영어를 함께 적습니다.
| 층위 | 묻는 것 | 문제가 있을 때의 이름 |
|---|---|---|
| 몸의 기능·구조 | 부품이 제 일을 하나 | 손상(impairment) |
| 활동 | 과제를 해내나 | 활동 제한(activity limitation) |
| 참여 | 삶의 자리에 들어가 있나 | 참여 제약(participation restriction) |
이 셋을 둘러싼 것이 맥락 요인입니다. 환경요인은 주거·보조기기·곁의 사람·제도처럼 그 사람 바깥에 있는 것이고, 개인요인은 나이·성격·살아온 이력처럼 그 사람 자신의 조건입니다. 그래서 이 틀에서 장애는 사람 안에만 있지 않습니다.
첫걸음 편은 이 층들을 집에 빗대어 그림으로 보여 줬습니다. 이 글에 필요한 것은 그다음 사실, ICF가 「분류」라는 점입니다. 사람의 기능을 아주 많은 항목으로 쪼개 하나하나에 번호를 붙여 두었다는 뜻입니다. 범주(category)는 이렇게 번호가 붙은 항목 하나하나입니다. 번호 앞의 글자가 층을 알려 줍니다. b는 몸의 기능, s는 몸의 구조, d는 활동과 참여, e는 환경요인입니다. 뒤에 나올 「물건 들고 나르기」도 d로 시작하는 활동·참여 쪽 범주입니다.
활동과 참여는 범주 목록 하나를 함께 씁니다. 같은 걷기라도 과제로 해내는지를 보면 활동이고, 삶의 자리에서 하는지를 보면 참여입니다. 논문에서 「활동·참여」가 한 묶음으로 세어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ICF가 값을 매기는 방식 — 눈금 하나, 그리고 능력과 수행
qualifier는 범주마다 붙여 문제의 정도를 적는 눈금입니다. ICF는 모든 범주를 같은 0~4 눈금으로 매깁니다(0=문제 없음, 4=완전한 문제) (PMID 17225041). 걷기든 기억이든 같은 눈금으로 적힙니다.
활동·참여 범주에는 이 눈금이 두 개 붙습니다. 하나는 능력(capacity), 하나는 수행(performance)입니다. 능력은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수행은 그 사람이 실제로 하는 것입니다 (PMID 42181832). ICF는 능력을 도움도 방해도 없는 표준 환경, 이를테면 검사실에서 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적습니다. 수행은 지금 사는 환경에서 실제로 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두 값의 차이에는 그 사람의 환경이 한 일이 담깁니다.
수행이 능력보다 낮으면 무언가가 가로막고 있다는 뜻입니다 (PMID 41127427). 수행이 능력을 넘었다면 뭔가가 그 사람을 돕고 있다는 뜻입니다 (PMID 41127427). 앞의 아라곤 조사에서 집안일은 가로막힌 쪽이었고, 지역사회 생활은 도움을 받은 쪽이었습니다.

이미 쓰던 지표를 이 틀로 옮기는 방법도 정해져 있습니다. 연결 규칙(linking rules)은 이미 쓰는 지표를 ICF 범주에 대응시키는 표준 절차입니다. 지표의 문항마다 무엇을 묻는지, 곧 개념을 뽑아 범주에 잇습니다. 정보를 어떤 관점에서 수집했는지, 응답 선택지를 어떻게 범주로 나눌지까지 규칙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PMID 26984720). 규칙이 정해져 있으니, 서로 다른 지표에서 나온 건강 정보를 같은 언어로 맞대어 비교할 수 있습니다 (PMID 26984720).
마지막은 축약판입니다. core set은 ICF 전체가 임상에 쓰기엔 너무 커서, 꼭 필요한 범주만 골라 만든 축약판입니다. 병마다 그 병의 기능을 적는 바탕으로 따로 만든 core set이 있습니다 (PMID 42423744). 뒤에 나올 뇌졸중 core set이 그런 예입니다. 병을 가리지 않고 재활에 쓰는 최소 세트도 있습니다. 9,863명 자료에서 뽑은 30개 범주(신체기능 9 + 활동·참여 21)와, 함께 쓰는 환경요인 12개입니다 (PMID 26827829). 병의 종류와 시기, 진료 현장, 나라가 달라도 기능을 같은 틀로 보고하자는 제안입니다 (PMID 26827829).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나 — 이 도구는 어느 층위를 재고 있나
익숙한 지표를 ICF에 걸어 보면, 그 지표가 그동안 어느 층을 재고 있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첫 예는 팔을 잃은 사람, 곧 상지 절단의 연구입니다. 이 분야 연구에 쓰인 86개 도구에서 개념 1,115개를 뽑아 연결 규칙으로 범주에 이었습니다. 개념은 신체기능 29.2%, 활동·참여 57.7%, 환경요인 8.6%, 신체구조 1.7%, 개인요인 0.53%로 갈렸습니다 (PMID 39692753). 이 분야의 도구들은 몸과 일상 과제는 두루 재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담는 개인요인은 거의 재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예는 mRS입니다. mRS(수정 랭킨 척도)는 뇌졸중 뒤 그 사람이 일상에서 얼마나 남의 도움 없이 지내는지를 한 등급으로 매기는 척도로, 급성기 뇌졸중 시험의 대표 지표입니다. mRS에서 뽑힌 의미 개념은 12개였고, 이것으로 뇌졸중 core set의 9%를 덮었습니다. 같은 척도를 정해진 질문 순서대로 묻는 구조화 면담판(mRS-SI)은 개념 40개로 32%를 덮었습니다 (PMID 26006081). mRS 점수는 활동·참여의 문제 개수, 그중에서도 자기관리·이동·집안일과 가장 강하게 함께 움직였습니다 (PMID 26006081). 저자들은 mRS의 내용이 ICF에 연결은 되지만 WHO가 제안한 용어의 어느 한 결과에 딱 들어맞지는 않을 수 있다며, ICF 틀로 mRS 등급을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적습니다 (PMID 26006081). 우리 식으로 읽으면, mRS는 활동·참여 쪽과 가장 가깝게 움직이지만 한 층만 깔끔하게 재는 자는 아니고, 같은 척도라도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담기는 폭이 달라집니다.
세 번째 예는 편마비입니다. 편마비는 몸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편마비 팔과 손을 재는 도구를 세 갈래로 나눠 셌더니, 능력을 재는 도구가 18개, 지각된 수행이 9개, 실제 수행이 3개였습니다 (PMID 22498041). 지각된 수행은 본인이 얼마나 쓴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것이고, 실제 수행은 일상에서 실제로 쓰는 모습을 재는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을 재는 자는 많지만, 실제로 쓰는지를 재는 자는 드뭅니다 (PMID 22498041). 「할 수 있는데 쓰지 않는다 — 학습된 비사용과 CIMT 입문」은 마비된 팔을 할 수 있는데도 일상에서 쓰지 않는 문제를 다룹니다. 그 문제를 잴 자가 왜 그렇게 얇은지가 여기 있습니다.
흔한 오해
「ICF는 서류 작업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어도 브라질의 치료사들은 ICF를 반겼습니다. 물리·작업치료사 604명 설문에서 98%가 임상에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했고, 93%가 필수적이라고 답했습니다. 가장 많이 꼽힌 장벽은 환자 평가에 실제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PMID 40575875). 저자들은 응답자 대부분이 학교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임상에서 ICF를 쓸 자신감이 낮았다고 적었습니다 (PMID 40575875).
「장애는 사람 안에 있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노인 재활 문헌고찰에서 환경요인이 재활 결과에 기여했습니다 (PMID 41563587). 앞의 아라곤 조사에서 수행이 능력을 넘는 영역이 있었던 것을 저자들은 그 일을 거드는 조건이 있다는 신호로 읽었습니다 (PMID 41127427).
「참여는 삶의 질과 같은 말이다」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참여는 그 사람이 삶의 자리에 들어가 있는지를 적은 것이고, 삶의 질은 그 사람이 자기 삶을 어떻게 느끼는지입니다. ICF는 개인이 그 경험을 어떻게 지각하는지를 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PMID 20441436). 이 지적을 한 저자들은 개인의 지각을 개인요인 안에 넣어 틀을 넓히자고 제안했습니다 (PMID 20441436).
정직한 미해결
- 환자와 팀이 같은 그림을 보지 않습니다. 뇌졸중 환자 118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퇴원 1개월에는 환자가 재활팀보다 자기 기능을 높게 평가했고 특히 인지에서 그랬습니다. 12개월에는 거꾸로 팀보다 낮게 평가했습니다 (PMID 41649090). 저자들은 초기의 높은 자기 평가를 자기 상태에 대한 인식 부족과 감정의 영향으로 해석했고, 본인의 보고와 팀의 평가를 함께 보는 틀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PMID 41649090).
- qualifier의 신뢰도가 고르지 않습니다. 신뢰도는 같은 환자를 두 사람이 매겨도 같은 값이 나오는 정도입니다. d430(물건 들고 나르기)을 두 관찰자가 매긴 연구에서, 우연히 맞을 몫을 뺀 일치도인 kappa가 0.36으로 「fair」 등급, 곧 낮은 편이었습니다 (PMID 17225041). 반면 여러 직종이 모인 팀이 합의로 값을 정한 폴란드 연구에서는 평가자 사이 일치도(ICC)가 매우 높았습니다 (PMID 40764554). 누가 어떤 절차로 매기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다만 뒤 연구는 팀이 합의로 값을 정한 뒤 산출한 일치도라, 독립 관찰자 둘의 kappa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닙니다.
- 능력과 수행을 나눠 매기는 방식은 실제로 드물게 쓰입니다. 2001~2025년 문헌에서 원래 정의대로 쓴 임상가 보고 평가(환자 본인이 아니라 임상가가 관찰해 매기는 평가)는 5편뿐이었고, 범주도 보행과 상지 사용에 국한됐습니다 (PMID 42181832). 저자들은 범주마다 국제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PMID 42181832). 25년 시점의 논평도 연구의 시범 사업과 일상적 사용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시범 사업이 드러낸 복잡함과 품이 일상에서 꾸준히 쓰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PMID 42423744).
- 개인요인은 아직 공식 코딩 구조에 없습니다. 앞에서 본 b·s·d·e처럼 번호가 붙은 범주 목록이 개인요인에는 없습니다. 노인 재활 문헌고찰에서 개인요인이 아예 나타나지 않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PMID 41563587).
더 깊이 가려면
논문을 읽을 때 결과 지표마다 층위를 옆에 적어 두면, 그 논문이 무엇이 달라졌다고 말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손상인지, 활동인지, 참여인지, 그리고 활동이라면 능력인지 수행인지입니다.
지표들이 서로 어긋나는 것은 실패의 표시라기보다 층위가 다르다는 표시입니다. 층위가 다르면 답도 다르다는 것이 이 틀의 요점입니다.
결과 지표는 「회복을 어떻게 재는가 — 재활 결과 지표 입문」이, 보상과 회복의 경계는 「회복은 얼마나 깊은가 — 보상과 진짜 회복 사이」가, 할 수 있는데 쓰지 않는 문제는 「할 수 있는데 쓰지 않는다 — 학습된 비사용과 CIMT 입문」이 이어서 다룹니다. 그 편들에 나오는 논문이 왜 한 사람에게 여러 자를 대는지, 그 답이 이 틀에 있습니다.
근거 논문
- Disparity between capacity and performance in the ICF: implications for functionality in older adults. PMID 41127427 (2025)
- Exploring clinician-reported assessments of capacity and performance qualifiers in the ICF. PMID 42181832 (2026)
- [Twenty-five years after publication of the "ICF"—what research and practice can learn from each other]. PMID 42423744 (2026)
- ICF as a framework for change: revolutionizing rehabilitation. PMID 24850572 (2014)
- Refinements of the ICF Linking Rules. PMID 26984720 (2019)
- Toward the ICF Rehabilitation Set: A Minimal Generic Set of Domains for Rehabilitation. PMID 26827829 (2016)
- Validation of the ICF Rehabilitation Set: a Polish clinical perspective. PMID 40764554 (2025)
- Comparing the contents of outcome measures in upper-limb amputation using the ICF. PMID 39692753 (2025)
- Analyzing the modified Rankin Scale using concepts of the ICF. PMID 26006081 (2016)
- Valid and reliable instruments for arm-hand assessment at ICF activity level in hemiplegia. PMID 22498041 (2012)
- Factors associated with the clinical use of the ICF by physical and occupational therapists. PMID 40575875 (2025)
- Personal perception and personal factors: incorporating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into the ICF. PMID 20441436 (2010)
- Significant differences in evaluation of ICF core sets between stroke rehabilitants and the rehabilitation team. PMID 41649090 (2026)
- Assessing observer agreement when classifying functioning with the ICF. PMID 17225041 (2007)
- Rehabilitation outcomes of older persons within the context of the ICF. PMID 41563587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