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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추정 — 검사가 넘어야 하는 문턱

형사재판은 피고인이 무죄인 자리에서 출발하고, 유죄를 증명할 몫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증명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면 판결은 무죄이고, 그 무죄는 결백이 증명됐다는 말과 다릅니다

🌱첫걸음✦AI 생성법학 · 2026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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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추정 — 검사가 넘어야 하는 문턱

뉴스에 나온 박 씨

저녁 뉴스에 짧은 소식이 하나 지나갑니다. 「동네 옷가게에서 현금 봉투 사라져… 경찰, 30대 남성 조사」. 화면에는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경찰서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흐릿하게 나옵니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대개 「저 사람이 가져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경찰이 조사할 정도면 뭔가 있겠지 싶습니다.

재판은 그 반대쪽에서 출발합니다. 이 글은 그 출발점이 무엇이고 그것 때문에 재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룹니다. 누가 유죄를 증명해야 하는지, 얼마나 증명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죄」 판결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입니다.

이 글은 한국 법원의 형사재판을 놓고 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설명에는 사건 하나를 끝까지 씁니다. 옷가게 주인이 계산대 서랍에 넣어 둔 현금 봉투가 사라졌고, 그날 오후 셔츠를 사 간 손님 박 씨가 조사를 받습니다. 박 씨와 이 사건은 이해를 돕기 위해 지어낸 것입니다.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 무죄에서 출발한다

경찰은 가게의 카드 결제 기록에서 박 씨를 찾아냈습니다. 박 씨는 그날 가게에 간 것은 맞지만 봉투는 모른다고 말합니다. 이때 박 씨를 부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피의자는 수사기관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해 수사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건이 검사에게 넘어오면, 검사가 재판에 넘길지를 정합니다. 기소는 검사가 법원에 어떤 사람의 죄를 재판해 달라고 청구하는 일입니다. 검사가 박 씨를 기소하면 뉴스의 호칭이 바뀝니다. 피고인은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는 사람입니다. 「옷가게 절도 혐의 피고인, 첫 재판 출석」 같은 제목이 이 단계에서 나옵니다.

호칭은 바뀌어도 법이 박 씨를 대하는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헌법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도 같은 문장을 되풀이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은 피고인을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인 사람으로 대하라는 원칙입니다.

「확정」이라는 말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된다는 것은 더 다툴 길이 끝나 그 판결이 굳어진다는 뜻입니다. 첫 재판에서 유죄가 나와도 다툴 길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추정이 이어집니다. 판결을 다투는 길은 「삼심제와 대법원 — 재판이 오르내리는 세 계단」에서 다룹니다.

헌법의 문장은 「형사피고인」을 적었지만, 헌법재판소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도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까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사람에 준하여 대해야 하고, 불이익을 주더라도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KCI ART001687819).

그렇다면 무죄로 추정되는 사람을 왜 가두기도 할까요. 재판이 끝나기 전에 사람을 가두는 것을 구속이라고 부르는데, 이 물음에 대한 설명은 갈립니다. 한 논문의 정리에 따르면, 한국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진 견해는 구속을 제한하는 일을 무죄추정의 내용 가운데 하나로 꼽고, 다른 방법으로는 형사소송의 목적을 이루기 어려운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구속을 인정합니다. 그 논문을 쓴 저자 자신은 이 견해에 반대합니다 (DOI: 10.38133/cnulawreview.2019.39.3.169).

다른 논문도 구속을 다르게 봅니다. 구속은 유죄를 전제로 가하는 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 같은 사유가 더해질 때 잠시 가하는 불이익이라서, 무죄추정원칙이 금지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DOI: 10.17007/klaj.2025.74.1.006).

추정이라는 말은 짐작처럼 들립니다. 한 논문은 무죄추정이 박 씨가 실제로 봉투를 가져갔을지 아닐지를 헤아리는 원칙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수사가 진행되며 유죄일 가능성이 높아 보여도 추정이 그만큼 약해지지는 않고, 혐의가 강하든 약하든 절차는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DOI: 10.21795/kcla.2024.36.3.233). 다만 같은 논문은, 사람을 가두는 것처럼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에는 그에 걸맞은 정도의 혐의가 필요하다고 따로 적습니다. 혐의의 강도는 무죄추정을 약하게 만들지 않지만, 어떤 강제조치를 쓸 수 있는지에는 영향을 줍니다.

재판은 피고인이 무죄인 자리에서 출발하고, 의심이 짙어 보여도 그 출발점은 옮겨지지 않습니다. 박 씨는 문턱 이쪽, 무죄의 자리에 서서 재판을 맞습니다.

증명은 검사의 몫

재판정에서 박 씨는 「저는 봉투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를 증명해야 할까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증명책임은 어떤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을 때 그 불리한 결과를 누가 떠안느냐의 문제입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DOI: 10.22397/wlri.2020.36.2.21). 검사가 박 씨가 봉투를 가져갔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불리한 결과는 검사 쪽이 떠안습니다. 박 씨는 유죄가 되지 않습니다.

무죄추정이 재판 안에서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무죄추정은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고 얼마나 증명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규칙으로 일하고, 유죄를 전제로 한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하는 규칙으로도 일한다고 한 논문은 정리합니다 (DOI: 10.17007/klaj.2025.74.1.006). 검사가 증거를 들고 문턱을 넘겨야 박 씨는 유죄 쪽으로 옮겨 갑니다.

형사소송법의 첫 요구는 짧습니다.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봉투가 사라졌다는 사실도, 박 씨가 가져갔다는 사실도 증거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헌법은 누구도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헌법 제12조 제2항). 박 씨에게 불리한 말을 하라고 억지로 시킬 수 없다는 뜻입니다.

원칙이 늘 깔끔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 논문에 따르면, 피고인이 「그 시각 다른 곳에 있었다」고 주장할 때 대법원 판례는 그 증명책임도 검사에게 있다고 분명히 합니다. 그런데 형사재판 실무에서는 피고인이 증명책임을 지는 것 같은 모습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는 것입니다 (DOI: 10.22397/wlri.2020.36.2.21).

유죄를 증명할 몫은 검사에게 있고, 피고인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턱의 높이 — 합리적 의심

검사는 법정에 세 가지를 내놓습니다. 박 씨가 그날 오후 셔츠를 샀다는 카드 결제 기록, 모자 쓴 남자가 계산대 쪽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이 찍힌 가게 영상, 그리고 「그 손님이 계산대 근처에 한참 서 있었다」는 주인의 말입니다.

이것으로 충분할까요. 듣다 보면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은 듭니다. 형사재판의 문턱은 그보다 높습니다. 형사소송법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합리적 의심은 상식에 비추어 품을 만한 의심을 말하고,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되려면 그런 의심이 남지 않을 만큼 증명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박 씨 사건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영상 속 뒷모습이 정말 박 씨인가」, 「그 시간에 가게에 다른 사람은 없었나」 같은 물음이 상식적으로 남는다면, 문턱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의심을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 의심이 없는 증명은 합리적이지 않은 모든 가능한 의심까지 배제할 정도를 요구하지는 않고, 합리적인 근거 없는 의심으로 믿을 만한 힘이 있는 증거를 배척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한 논문이 소개하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입니다 (DOI: 10.23102/kaccs.2019.27..015). 「봉투가 저절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같은 의심으로는 검사가 문턱을 넘는 것을 막지 못합니다.

문턱을 이렇게 높게 둔 까닭에 대해 한 논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죄 있는 사람을 풀어 주는 것보다 죄 없는 사람이 유죄판결을 받는 것을 사회는 더 옳지 않다고 여기고, 합리적 의심을 넘는 증명을 요구하면 죄 없는 사람을 유죄로 만드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DOI: 10.16960/jhlr.13.2.201206.433).

문턱의 높이는 숫자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유죄일 확률이 몇 퍼센트를 넘으면 된다는 식으로 수치화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지만, 그 가운데 한 방법을 두고 수치화가 매우 어려워 형사소송에서 채택하기 어렵다고 평가한 논문이 있습니다 (KCI ART001977922). 문턱을 높게 둔 까닭을 설명한 앞의 논문도 형사사건의 증명이 높은 정도를 요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객관화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적습니다. 이 논문은 영미 쪽과 견주면 한국 형사재판에서 무죄추정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적습니다 (DOI: 10.16960/jhlr.13.2.201206.433).

「그럴 것 같다」로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식에 비추어 품을 만한 의심이 남지 않아야 유죄가 됩니다.

누가 문턱을 재나

문턱을 넘었는지는 누가 잴까요. 형사소송법은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증명력은 증거가 사실을 얼마나 믿게 하는지를 가리킵니다. 자유심증주의는 그 증명력을 정해진 공식 없이 법관이 판단하게 하는 원칙입니다. 영상 한 편이 몇 점, 증언 하나가 몇 점 하는 식의 계산표는 없습니다.

사람이 재는 만큼, 같은 기록을 두고 법원끼리 판단이 갈리기도 합니다. 아래 법원과 대법원의 판결이 엇갈렸고 「합리적 의심을 넘었는가」가 쟁점이 된 판결 28건을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 판단을 가른 요소는 피고인과 피해자 등의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 정황을 비롯한 증거의 증명력, 과학적 증거의 해석처럼 법관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기 쉬운 것들이었습니다 (KCI ART001964380).

민사재판에도 같은 이름의 조문이 있습니다. 민사소송법도 법원이 재판에서 드러난 것과 증거를 살펴 자유로운 판단으로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정한다고 적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 그런데 이 조문에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라는 문구가 없습니다. 형사소송법은 범죄사실의 인정에 대해 그 문턱을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두 재판이 어떻게 다른지는 「민사와 형사는 무엇이 다른가 — 한 사건, 두 개의 법정」에서 다룹니다.

문턱을 넘었는지는 계산표가 아니라 법관이 증거를 보고 판단합니다.

문턱 앞에서 걸러지는 증거 — 자백

자백은 강한 증거처럼 들립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자백에만 따로 붙는 거름을 두 개 둡니다. 수사기관이 적은 조서를 재판에서 증거로 쓰는 데에는 이와 별개의 조건이 더 있는데,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첫째 거름은 자백이 나온 과정입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속임)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9조).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강요의 증명이 아니라 「의심할 만한 이유」입니다.

둘째 거름은 자백이 홀로 서 있는지입니다. 스스로 한 자백이라도 그것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 자백 말고 아무 증거가 없다면, 자백만으로는 문턱을 넘지 못합니다.

헌법에도 같은 취지의 두 거름이 적혀 있습니다 (헌법 제12조 제7항). 헌법은 첫째 거름을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로 적고, 형사소송법은 그보다 넓게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으면 거릅니다.

스스로 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자백은 유죄의 증거로 쓰지 못하고, 스스로 한 자백이라도 그것 하나뿐이면 유죄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박 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봉투를 모른다고 말했으니, 이 거름은 박 씨의 재판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의심스러울 때는 — 박 씨의 판결

재판이 진행되며 몇 가지가 드러납니다. 봉투가 사라진 시간대에 가게에는 다른 손님 둘이 더 있었습니다. 영상 속 뒷모습은 얼굴이 보이지 않아 박 씨인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박 씨의 집과 차에서도 봉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때 쓰이는 오래된 말이 있습니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는 유죄인지 무죄인지 분명하지 않을 때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라는 원칙입니다. 앞에서 본 학계의 널리 받아들여진 견해는 이 원칙도 무죄추정의 내용 가운데 하나로 꼽습니다 (DOI: 10.38133/cnulawreview.2019.39.3.169). 범죄사실의 증명책임을 검사가 지는 까닭으로 이 원칙과 무죄추정원칙을 함께 드는 설명도 있습니다 (DOI: 10.22397/wlri.2020.36.2.21).

형사소송법은 그 끝을 이렇게 적습니다.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이 이야기에서 법원은 검사가 낸 증거로는 박 씨가 봉투를 가져갔다는 데 합리적인 의심이 남는다고 보고, 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하겠습니다.

무죄는 재판에서 그 사람이 죄를 지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박 씨의 무죄 판결은 「박 씨가 결백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문장과 다릅니다. 무죄를 선고하는 데 결백의 증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법이 처음부터 박 씨에게 결백을 증명하라고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이 판결은 「박 씨가 가져갔지만 빠져나갔다」는 문장과도 다릅니다. 법은 박 씨를 처음부터 무죄의 자리에 세웠고, 검사는 그 자리에서 박 씨를 옮기지 못했습니다.

박 씨의 무죄 판결이 말하는 것은 검사의 증명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고, 결백이 증명됐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뉴스 제목을 다시 읽으면

며칠 뒤 이런 제목이 뜹니다. 「옷가게 절도 혐의 30대, 1심 무죄… "증거 부족"」. 앞에서 본 것을 들고 이 제목을 읽어 보겠습니다.

「무죄」는 법원이 박 씨가 봉투를 가져갔다고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증거 부족」은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라는 뜻이고, 검사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1심」은 첫 재판이라는 뜻이라, 검사가 다툴 길이 남아 있다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확정되기 전까지 박 씨는 여전히 무죄로 추정됩니다. 첫 재판에서 유죄가 나왔더라도 그 점은 같았습니다.

같은 제목을 보고 「증거가 없어서 풀려났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판결이 담고 있는 것은 증명이 없었다는 데까지이고, 「뿐」이라는 말이 풍기는 「사실은 했다」는 판결 어디에도 없습니다.

무죄추정이 법정 밖, 예컨대 뉴스에까지 미치는지는 의견이 갈립니다. 헌법재판소는 무죄추정원칙이 형사절차뿐 아니라 재판 밖의 다른 생활 영역에서 기본권을 제한할 때에도 적용된다고 봅니다 (KCI ART001687819). 범죄보도를 다룬 한 논문은 이 입장을 따르면 범죄보도에도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짚은 뒤,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 논문은 무죄추정원칙이 언론보도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보면서도, 언론이 그 헌법적 가치를 존중해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 피의자·피고인을 범인으로 취급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고 적습니다 (KCI ART002624618).

「1심 무죄, 증거 부족」은 검사의 증명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소식이고,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그 사람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어디를 더 볼까

문턱의 높이를 숫자로 적을 수 있는지, 적어야 하는지는 아직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물음입니다.

사람을 부르는 호칭과 재판의 종류가 어떻게 갈리는지는 「민사와 형사는 무엇이 다른가 — 한 사건, 두 개의 법정」이, 1심 판결을 다투는 길과 판결이 확정되는 과정은 「삼심제와 대법원 — 재판이 오르내리는 세 계단」이, 판결문의 맨 위 한 줄과 그 아래 이유를 읽는 법은 「판결문 읽는 법 — 한 줄의 대답과 그 까닭」이 다룹니다.

문턱을 넘기려고 법정에 들어오는 과학 증거가 어떻게 검증받는지는 「법정의 잣대」 시리즈가 봅니다. 대법원이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증거로 쓰는 데 건 조건은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 대법원이 거짓말탐지기에 건 세 개의 조건」이, 음주운전 재판에서 계산으로 거슬러 올라간 수치가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는 「0.003%가 갈랐다 — 법정이 위드마크 공식을 받아들인 방식」이 다룹니다.

근거 논문

  • 대한민국헌법 제12조 — 현행(시행 1988.2.25) — 제2항 불리한 진술 강요 금지, 제7항 임의성 없는 자백·유일한 자백을 유죄의 증거로 삼지 못함.
  • 대한민국헌법 제27조 — 현행(시행 1988.2.25) — 제4항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피고인의 무죄추정) — 현행(시행 2026.10.2) —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증거재판주의) — 현행(시행 2026.10.2) —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자유심증주의) — 현행(시행 2026.10.2) —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 형사소송법 제309조(강제등 자백의 증거능력) — 현행(시행 2026.10.2) —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백은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 형사소송법 제310조(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 현행(시행 2026.10.2) — 자백이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 형사소송법 제325조(무죄의 판결) — 현행(시행 2026.10.2) —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자유심증주의) — 현행(시행 2026.10.2) —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해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 "절차규범으로서의 무죄추정원칙 - 유죄혐의와 무죄추정원칙 간의 갈등관계를 중심으로 -" (2024) — DOI: 10.21795/kcla.2024.36.3.233 — 무죄추정원칙은 실제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추정하는 원칙이 아니며, 수사로 유죄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약해지지 않고 혐의의 강도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기능한다. 다만 강제조치로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유죄혐의가 필요하다(비례성원칙).
  • "무죄추정원칙의 적용요건 및 과잉금지원칙과의 관계" (2025) — DOI: 10.17007/klaj.2025.74.1.006 — 무죄추정원칙은 증명책임의 소재와 증명의 정도에 관한 규칙(판단법칙)이자, 유죄를 전제한 불이익을 금지하는 규칙(처우법칙)으로 기능한다. 저자는 구속은 이 원칙으로 금지되지 않는다고 본다.
  • "알리바이 주장의 법적 성격과 증명책임 -무죄추정의 원칙과 입증부담을 중심으로-" (2020) — DOI: 10.22397/wlri.2020.36.2.21 —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원칙과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범죄사실의 증명책임은 검사가 진다. 대법원 판례는 알리바이의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나, 실무에서는 피고인이 지는 것 같은 외관이 눈에 띈다.
  • "자유심증주의의 범위와 한계" (2019) — DOI: 10.23102/kaccs.2019.27..015 — 합리적 의심이 없는 증명은 합리적이지 않은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를 요구하지 않고, 합리적 근거 없는 의심으로 증명력 있는 증거를 배척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소개한다.
  •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에 있어 합리적 의심" (2012) — DOI: 10.16960/jhlr.13.2.201206.433 — 죄 없는 사람의 유죄판결을 더 옳지 않게 여기는 까닭에 합리적 의심을 넘는 증명을 요구한다. 유죄의 입증은 높은 정도를 요하지만 구체적으로 객관화된 기준 제시는 여전히 어렵다. 저자는 한국 형사재판에서 무죄추정원칙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적는다.
  • "형사소송에서 합리적 의심과 입증에 관한 새로운 검토" (2015) — KCI ART001977922 — 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은 피고인의 기본권이다. 이를 계량화할 수 있다는 견해 가운데 베이즈주의자 다수가 지지하는 차이 측정법은 수치화가 매우 어려워 형사소송에서 채택하기 어렵다.
  • "합리적 의심의 단서: 판결문 내용을 중심으로" (2014) — KCI ART001964380 — 원심과 상고심이 불일치한 판결 28건 분석. 불일치를 유발한 요소는 진술 신빙성, 증거의 증명력·증거능력, 과학적 증거 해석 등 법관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하기 쉬운 요소였다.
  • "법정구속과 무죄추정원칙" (2019) — DOI: 10.38133/cnulawreview.2019.39.3.169 — 통설은 무죄추정의 내용을 인신구속 제한, 불이익 처우 금지, 증명의 기본원칙(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으로 분류한다. 저자는 무죄추정원칙을 인신구속 제한 원리로 확장하는 통설에 반대한다.
  • "무죄추정원칙에 관한 헌법재판소 판례 검토 -헌재 2010. 9. 2. 2010헌마418 결정에 대한 평석을 중심으로-" (2012) — KCI ART001687819 — 헌법재판소는 공소제기 전의 피의자와 피고인을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자에 준하여 취급해야 하고, 불이익을 입히더라도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는 형사절차 밖 일반 법생활 영역의 기본권 제한에도 적용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 "범죄보도와 무죄추정원칙" (2020) — KCI ART002624618 — 헌법재판소는 무죄추정원칙이 일반 법생활 영역에도 적용된다고 이해한다. 저자는 이 원칙이 언론보도에 직접 적용되지 않지만, 언론도 그 헌법적 가치를 존중해 유죄 확정 전 피의자·피고인을 범인으로 취급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
📚 재판 첫걸음 — 법정 뉴스를 처음 읽는 사람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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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민사와 형사는 무엇이 다른가 — 한 사건, 두 개의 법정
  2. 2.삼심제와 대법원 — 재판이 오르내리는 세 계단
  3. 3.무죄추정 — 검사가 넘어야 하는 문턱
  4. 4.판결문 읽는 법 — 한 줄의 대답과 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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